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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화 골프 세상만사]마음의 시간이 멈추는 곳, 여수 경도 가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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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8호 박현준⁄ 2013.10.14 13:34:20

우리나라는 500여개의 골프장 거의 대부분이 험준한 산속에 있어 ‘필드’가 아닌 ‘마운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을 벗어나 바다에 면한 이른바 링크스 코스가 더러 있기는 하다. ‘링크스’는 원래 골프 발상지인 스코틀랜드의 어느 지명인데, 바닷바람과 변덕맞은 날씨 탓에 좋은 스코어를 기대하기 어려운 코스로 유명하다. 원래 골프장은 아마추어들을 고려해 아주 어렵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밋밋할 정도로 쉽지도 않은 코스를 만드는 법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몇몇 링크스 코스는 홀에서 보는 뷰는 좋은데, 난이도가 꽤 높고 고급을 지향해 누구나 찾기가 좀 어렵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이제 코스가 하수, 고수 모두에게 적절하고 경관 좋고 이용비용도 저렴한 최상의 ‘바다골프장’이 생겼다. 지금부터 이야기할 ‘경도CC’가 그렇다. 우선 ‘해변골프장’이 아닌 ‘바다골프장’이라 부르는 이유가 있다. 섬 전체 27홀 코스가 바다에 떠 있는 진정한 ‘아일랜드코스’이기 때문이다. 자! 지금부터 나를 따라 오시라. 골프뿐 아니라 아름다운 한려수도의 해변과 갯벌, 해송(海松) 등을 보면서 진정한 ‘힐링’을 통해 무한정의 ‘심적 에너지 충전’을 해보자는 것이다. 올해는 추석연휴가 다소 긴 편이어서 남도(南道)의 멋을 즐길 수 있었다. 바로 순천 정원박람회와 여수 경도를 방문한 것. 아내와 단 둘만 이라 라운드 ‘썸’이 걱정이었는데, 우리나라 골프장 사장 중 가장 사람이 좋은 경도CC의 송영진 대표(이건 과장이 아니라 진짜다. 나는 이 분 이상으로 예의와 경우가 바른 사람을, 적어도 골프장에서는 아직까지 못 봤다.)가 업무에 바쁠 것임에도 신경을 써줘서 역시 인격이 출중한 멋쟁이 조대환 본부장과 팀으로 묶어줬다. 이 골프장은 섬에 있기에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육지와 섬을 잇는 사이에 실시간으로 자동차와 사람을 날라주는 대형 배가 다니니 전혀 불편함이 없다. 섬에 닿는 시간도 불과 3분이고, 요금도 없다. 필자가 갔던 9월에는 27홀 중 먼저 조성된 오동도코스 9홀만 운영 중이었는데, 같은 코스를 2회 도는 재미도 과히 나쁘지는 않았다. 또 바로 곁엔 추가 개장을 앞둔 돌산도, 금오도코스가 고운 잔디 옷을 깔끔하게 입고 있었다. 이 섬은 65만 평이니 그저, 골프장이 있고 기존의 3백여 가구가 전부인 무척이나 조용하고 깨끗하며 평화롭기 이를 데 없는 작은 섬마을이다. 소음 하나 들리지 않고, 먼지 하나 없는 것이, 요즘 사람들이 빠른 것을 거부하고 찾는 슬로시티 중에서 진정한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싶었다. 7홀을 마치고 8홀 째로 넘어가는 길목에 오래되고 기품이 있어 보이는 소나무 한 그루가 턱 하니 서있는데, 앞에 작은 사당까지 있는 것이 무슨 곡절이 있음이 분명했다. 수령이 무려 600년산의 수호목으로 이 소나무는 고려 말, 어느 후궁의 애절한 사연을 안고 있다. 하필이면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하다가 왕의 씨를 낳았는데, 신분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죄인 처지라 왕의 성이 아닌 ‘呂’(여)씨를 써야했고, 이 성이 중국 여 씨가 아닌 우리나라 여 씨의 시조라는 것. 물론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다. 지금도 이 섬마을 주민들은 한해 첫 출항을 나갈 때면 이 나무 앞에 제물을 바치고 풍어와 안전귀항을 빌고 있다고 한다. 바다의 어원이 ‘받아준다’에서 나왔다는 믿거나 말거나할 이야기가 있다. 도심에 살면서 받은 스트레스와 시름들을 여수 경도의 바다와 숲길에 던져버리면, 그 바다는 드넓은 어머니 같은 마음으로 우리를 포근하게 받아줄 것이라 믿는다. - 김재화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장 (골프작가/언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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