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골프를 치려면 상당히 비싼 경비를 치러야 한다. 따라서 국내 경비의 3분의 1정도 밖에 들지 않는 알뜰 골프를 위해 말레이시아 리조트를 방문했다. 인근의 유적지가 있는 관광도시인 말라카에 갔을 때, 그곳에서 아주 좋은 이름의 호텔을 발견했다. ‘Fairway Hotel’이란 이름의 작은 호텔이었는데, 필자가 이다음에 출판할 책의 영문 이름을 ‘In His Fairway’로 하겠다고 함께 간 일행들에게 이야기하자, 한 후배가 말하길 “선배님은 골프를 치실 때 늘 페어웨이로 다니시는데, 그 비결을 조금 전수해 주시지요”라고 요청했다. 골퍼로서의 필자는 스스로를 ‘소심 중도론자’라고 사람들에게 말한다. 누군가 왜 그렇게 칭하느냐고 묻는다면, 필자는 “짧아도 페어웨이에…”를 외치면서 장타를 욕심내지 않는 소박한 마음으로 그저 200야드 거리의 페어웨이에 잘 안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티샷을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한 라운드에서 14개 티샷 중에 적어도 10개 정도는 평균 220야드의 거리로 페어웨이에 안착시키는 편이다. 그리고 티샷 오비라고는 일 년에 두세 번 정도밖에 내지 않고, 또한 ‘엔진 끄고 40야드’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티샷이 통상 오버 스핀이 걸리면서 런이 많이 생긴다. 이러한 방법이 프로 골퍼나 클럽의 챔피언급의 고수에게는 그다지 해당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마추어 후배들이 그 비결을 가르쳐달라고 조르면 필자 나름대로의 안전한 티샷 방법을 그들에게 아낌없이 설명해 준다.
우선 왼손 엄지손가락이 그립 위를 잘 누르는 상태로 왼손 그립을 다소 견고히 잡는다. 오른손 그립은 엄지와 검지가 만드는 선이 오른쪽 어깨를 가리키도록 한다. 오른손 그립이 위크 그립이거나 그립에 과도한 힘이 들어가게 되면 절대로 좋은 샷은 보장되지 않는다. 그리고 어드레스 자세에서 스탠스를 넓혀 몸통과 엉덩이가 좌우로 밀리지 않도록 하면, 일명 ‘골프계의 망국병’이랄 수 있는 슬라이스를 방지할 수 있다. 이 경우 임팩트 한 후에는 체중이 절대로 오른발에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소 페이드 성향이 있는 골퍼라면, 티잉 그라운드 오른쪽 끝에서 티업(tee up)하고 페어웨이의 좌중간을 향해서 샷을 한다. 반면에 구질이 드로우인 필자와 같은 경우에는 주로 티잉 그라운드의 좌측에서 우중간을 향해 샷을 날린다. 이 때문에 필자는 간혹 동반자들로부터 “집 나가는 줄 알았는데 돌아오네요”라는 농담을 듣기도 한다. 이 모든 것에는 아주 멀리 치려는 욕심을 자제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수 조건으로 따라야 한다. 아직 충분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골퍼가 거리와 방향을 한 번에 다 잡겠다는 것은 마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욕심 부리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 김덕상 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OCR Inc.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