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추억자극 힐링 콘텐츠]PART 2: “그땐 좋았는데”로 돌아가는 동심 콘텐츠
어른 위한 ‘신데렐라’부터 키덜트 엑스포까지
▲실사 영화로 개봉한 ‘신데렐라’. 동심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롭게 해석된 캐릭터의 성격이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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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추억을 되새기는 데 동심(童心)이 빠질 수 없다. 누구나 어린 시절 즐거웠던 추억이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동심을 자극하는 내용이 대표적인 힐링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 ‘신데렐라’가 대표적이다. 디즈니는 지난해에도 동화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각색한 실사 영화 ‘말레피센트’를 선보인 바 있는데, 올해는 신데렐라를 내세우며 아이는 물론 어른까지 타깃층으로 내세웠다.
‘토토가’나 ‘응답하라’가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갔다면, 신데렐라는 더 과거로 돌아가 동화책의 추억을 되살린다. ‘아이들 동화’라고만 여겨졌던 스토리가 ‘어른 위한 동화’ 버전으로 각색돼 돌아왔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유치하거나 식상하지 않도록 많은 변화가 시도됐다.
기본 스토리는 똑같다. 착한 신데렐라는 새 엄마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지만 꿋꿋하게 이겨내고, 왕자와 만나 결혼하고 행복하게 산다. 다만 여기서 몇몇 인물들의 캐릭터 성격이 바뀌었다. 수동적이었던 신데렐라가 주체적이고 강하게 변신했다. 새 엄마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 눈을 똑바로 마주하며 불만을 이야기하고, 왕자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다.
동화책에서는 새 엄마가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악역이었는데, 새 신데렐라에서는 ‘그녀가 양딸을 냉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등장한다. 어렸을 때 바라본 새 엄마와, 성인이 돼 다시 바라보는 새 엄마 캐릭터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동화처럼 완벽했던 그 시절(Good old days)’을 화려한 영상으로 펼쳐내는 이 영화는 아이와 어른이 모두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신데렐라’ 시사회에 참석한 알베르토 몬디(jtbc TV의 ‘비정상 회담’ 출연자)는 “디즈니 영화들은 어렸을 때부터 봐왔고 좋아한다. 보면서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색다르게 해석된 영화를 보니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추억 자극 콘텐츠로는 키덜트 문화도 있다. 키덜트(kidult)는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아이 같은 감성을 지닌 어른’을 뜻한다. 동화책뿐 아니라 유년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이나 재미있게 읽은 만화, 맛있게 먹었던 과자, 마음에 쏙 들었던 의복 등은 유별난 향수의 대상이다. 키덜트는 그런 감성을 고스란히 추억하려는 독특한 감성의 소유자들이다.
3월 26~2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2전시장에선 유년시절의 추억 물품을 모은 ‘2015 키덜트 엑스포’가 열린다. 이번 엑스포에는 키덜트 라이프스타일과 관련된 200여 브랜드가 참가해 어른들이 어릴적 감성으로 돌아가 즐길만한 다양한 물품들을 내놓는다. 아이언맨, 토르, 어벤져스 등이 포함된 마블(미국의 만화 출판사) 관련 책, 아트워크, 피규어(인형)와 당시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LP음반까지 전시된다.
영화 ‘캡틴 아메리카’에서 나오는 바이크, 아이언맨을 형상화한 자동차가 전시되고, 자선 벼룩시장, 자선경매, 영화제 등이 준비돼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키덜트 아이템들과 3D프린터, 의류, 도서, 먹거리 등이 다양하게 출품된다.
3월 26일엔 중년 세대들의 어린 시절 대표적 영웅이었던 ‘로봇 태권브이’를 제작한 김청기 감독의 사인회 및 디지털 복원판 영화 상영회가 열린다. 대중문화평론가 임진모 씨는 ‘2015년 왜 우리는 추억에 열광하는가?’를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가진다.
키덜트 엑스포 장갑수 준비위원장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현실의 팍팍한 삶을 위로하는 힐링 선사의 자리가 될 것”이라며 “팍팍한 삶의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유치찬란하게 즐거웠던 어린 시절로 잠시나마 돌아가 마음껏 동심을 누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