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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롯데 vs 신세계 ‘AI 쇼핑’ 전쟁…아직 꿈같은 얘기?

베일 속 ‘로봇 도우미’ 누굴 도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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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31호 김유림 기자⁄ 2017.04.17 10:27:56

▲신세계백화점 인공지능 쇼핑도우미 S마이드. 사진 = 신세계백화점

(CNB저널 = 김유림 기자) 지난해 ‘페이(pay) 전쟁’을 벌였던 유통업계의 올해 화두는 IT 혁신과 맞춤형 소비다. 주요 온라인쇼핑몰과 백화점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똑똑한 쇼핑’을 앞다퉈 도입하며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쇼핑몰들의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어 아직은 ‘빛 좋은 개살구’다. 로봇이 사람을 대신해 장을 보는 시대는 언제 올까. 

국내 유통업계에 인공지능 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업계의 인공지능 활용법은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해 선호하는 쇼핑 정보를 제공하면서, 패션시장의 유행, 좋아하는 연예인의 스타일까지 제안하는 ‘일 대 일’ 마케팅을 진행하는 개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업계 최초로 인공지능 자체 개발 프로그램 ‘S마인드’를 선보였다. S마인드는 신세계백화점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자동으로 작동되는 프로그램이며, 신세계의 ‘S’와 마음을 뜻하는 ‘마인드’를 합성한 것으로 ‘신세계 고객의 마음을 읽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S마인드는 온·오프라인 신세계백화점에서 구매 이력이 있는 고객 500만명을 대상으로 성별, 연령, 지역, 구매빈도, 장르별 구매주기, 주거래 점포 등 100여개의 자료를 활용해 매일 데이터를 만들어낸다. 이를 통해 개인별 취향에 맞는 브랜드의 인기상품과 프로모션 등 각종 맞춤 쇼핑 정보를 자동으로 매칭해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제휴카드(신한, 삼성, 시티, SC)를 통해 백화점 이외에 이뤄지는 구매 데이터까지 추가되면, 향후 S마인드가 고객의 미래 구매 패턴을 예측한 쇼핑정보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공지능 쇼핑 기술을 아직 내놓지 않았지만, 오는 12월 출시를 목표로 한국 IBM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IBM의 ‘클라우드 인지 컴퓨팅 기술인 왓슨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했으며,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추천봇(가칭 쇼핑어드바이저)’을 개발 중이다. 

IBM에 있어서도 세계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인 만큼 다수의 글로벌 인력이 투입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롯데그룹도 백화점 외에 정보통신, 멤버스, 닷컴 등 다수의 관련 계열사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는 초대형 구축 프로젝트다.

추천봇은 엘롯데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에 탑재하게 되며, 백화점 직원처럼 음성이나 문자로 일 대 일 고객 응대를 하게 된다. 고객 질의나 문의에 대해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응대하는 문답 및 인지기술, 고객의 구매정보, 온라인 행동정보, 고객성향파악,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패션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 등 쇼핑과 관련된 모든 인공지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 인공지능 쇼핑 도우미 추천봇. 사진 = 롯데백화점

상품추천 외에도 고객 안내 콜센터나 매장 안내데스크에서 빈번하게 물어보는 300여개의 질문 유형을 분석하여 이를 정확히 안내해주는 매장 안내사원 역할도 부여한다. 따라서 앞으로 고객은 폐점 이후 24시간 내내 입점브랜드 위치안내, 각 점포에서 진행 중인 사은행사 등 이벤트 정보도 안내 받을 수 있게 된다.

이밖에 SK플래닛의 11번가는 3월 29일 챗봇(대화형 로봇) 기능을 도입한 상품추천 서비스 ‘바로’를 론칭했다. 챗봇 바로는 메시지 인식과 상품검색 기능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제안하며, 구매 선택이 쉽지 않은 디지털·가전 상품군을 대상으로 서비스된다.

변죽만 요란…기존 쇼핑몰과 차이 없어 

하지만 이들이 내놓은 AI 쇼핑 도우미는 네이버, G마켓, 쿠팡 등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들의 추천 서비스와 차이가 거의 없으며, 구매 이력이 없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따로 준비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현재 온라인 쇼핑몰들은 구매 이력과 상관없이 제품을 검색하거나 클릭해서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 ‘이 제품을 보는 고객들이 함께 본 상품’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CNB에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이며, 앞으로 더 발전시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 몇 년 동안 유통업계들이 앞다투어 경쟁을 벌였던 ‘통합멤버십’과 ‘모바일 결제’ 서비스처럼, 시장 선점 싸움만 벌이고 정작 고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문은 외면해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례로 롯데는 계열사 간에 ‘엘포인트(L.POINT)’와 ‘엘페이(L.pay)’ 서비스의 실질적인 통합이 아직도 진행되지 않고 있어 불편함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 지류상품권을 ‘엘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할 때, 현금영수증 처리가 번거롭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수년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백화점상품권은 60% 이상을 써야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고액을 한번에 사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엘포인트로 전환하면 롯데홈쇼핑, 롯데닷컴,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마트 등 롯데 전 계열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소액 결제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결제할 때마다 고객센터 상담원을 통해 현금영수증 발급 요청을 해야 하며, 이마저도 고객들에게 제대로 안내가 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과 SNS 상에는 “롯데 지류상품권을 엘포인트로 전환했는데, 고객센터로부터 현금영수증 발급 불가가 본사의 방침”이라는 답변을 들었다는 게시물이 수두룩하다. 반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어플과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간단한 입력만으로 현금영수증 처리가 가능하다. 

또 롯데멤버스는 지난해 7월 ‘엘포인트’ 어플에서 ‘엘페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엘페이 어플 설치 페이지로 넘어간다. 통합 사용이 아니라 엘페이 어플을 구동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현재 롯데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이외에는 바로 현금영수증 처리가 가능한 계열사는 없는 상태”라며 “롯데의 계열사가 워낙 많다 보니 통합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현금영수증 처리와 관련된 직원교육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지난해 모바일 간편결제 경쟁을 벌였던 것처럼 갑자기 우후죽순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G 통신망도 상용화가 안 된 상태”라며 “정말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혁신적인 기술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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