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재 탈모 칼럼] 매력 모발, 건강 모발, 탈모는 선천적?
(CNB저널 =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빗소리 들리면 떠오르는 모습/ 달처럼 탐스런 하얀 얼굴/ 우연히 만났다 말없이 가버린/ 긴 머리 소녀야~.”
포크 듀오인 둘 다섯이 부른 ‘긴 머리 소녀’의 노랫말이다. 긴 머리 소녀와의 만남과 그리움을 담은 이 노래는 황순원의 단편 소설 ‘소나기’의 어린 소녀가 모델이다. 또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서울로 올라와 가족 생계를 책임지던 어린 소녀들을 생각하는 곡이기도 하다.
노래와 소설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인에게 긴 머리는 정(情), 청순함, 신비감을 불러일으킨다. 매력의 주요 포인트로 작용한다. 미국인에게도 긴 머리 이상향이 있는 듯하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모발 형태로 매력녀를 가리는 실험을 했다. 여러 모발 유형 여성 6명의 사진을 젊은 남녀들에게 보여줬다. 그 결과 남자도, 여자도 섹시미 여성으로 긴 머리 소녀를 꼽았다. 또 같은 여성의 사진을 컴퓨터로 머리카락 길이를 다르게 한 뒤 물었다. 응답자들은 같은 얼굴이지만 단발머리보다 긴 머리 여성을 매력적으로 평가했다.
예일대 심리학과 매리앤 라프랑스 교수도 “긴 머리 여성은 섹시하고 부유한 인상인데 비해 단발머리 여성은 섹시함과는 거리가 있다. 다만 자신감 넘치고 지적인 이미지”라고 했다.
모발의 길이에 따라 남녀 이미지는 크게 차이 난다. 남자의 경우는 긴 머리가 이미지 어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머리카락이 치렁거리는 장발은 개방적인 반면 가난한 느낌이 든다. 여성과 같은 성적인 매력이 풍기지 않는다. 남성은 모발이 짧을 때 섹시미와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장발은 여성에 매력 플러스, 남성은 가난해 보여
모발이 거의 없거나 이마부터 정수리까지 고속도로가 난 것처럼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는 대머리는 성적 능력과 운동 능력이 뛰어나다는 이미지다. 그런데 최근에는 외모 중시 경향이 강해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이로 볼 때 모발 관리에서 여성은 윤기나는 긴 머리, 남성은 단정한 짧은 머리가 무난하다. 건강하고 좋은 머리카락은 타고나야 한다. 무엇보다 탈모는 절대다수가 유전이다. 환경오염과 약물 오남용 등으로 인한 모발 탈락이 증가 추세지만 여전히 10명 중 8명은 유전의 영향으로 대머리가 되고 있다.
두피에 붙어있는 모발의 건강도는 태어날 때 어느 정도 결정된다. 강하고 윤기와 탄력성 넘치는 모발은 따로 있는 셈이다.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모발은 모낭에서부터 튼튼하게 자라난다. 모낭이 건강하면 모발의 큐티클층, 피질, 수질 등이 고루 발달할 수 있다. 모낭에서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을 수 있기에 각 층이 제대로 만들어진 굵은 머리카락이 형성된다.
이 경우 모발은 곱게 빗질되고, 윤기가 흐르며, 큐티클이 건강하다. 모발의 바깥을 감싸는 케라틴 단백질인 큐티클은 5~20층 켜켜이 쌓여 있다. 수분을 충분히 함유해 피질을 보호한다. 큐티클 층과 피질 층 사이에는 생명을 다한 큐티클이 모여 있다.
건강한 모발은 타고나는 것
이 통로를 통해 염색약이나 파마약이 침투한다. 피질이 잘 발달할수록 모발이 튼튼하다. 머리카락의 중심부인 수질이 건강하면 윤기가 넘친다. 5~10μm 굵기의 수질 층에는 죽은 세포가 쌓여 있다. 그 사이 빈 공간에 공기가 많을수록 모발은 윤기가 난다. 또 보온 효과도 뛰어나다. 파마나 염색의 찌꺼기는 수질 층을 통해 외부로 나간다. 수질이 건강하면 파마나 염색이 잘된다. 건강한 모발은 탄력성이 좋다. 탄력성은 힘껏 잡아 당겼다가 놓았을 때 원래대로 돌아가는 성질이다. 건강한 머리카락은 원래 길이에서 약 20% 정도, 머리를 감을 때는 50%까지도 늘어난다.
사람의 일생에서 태아 시기와 유아 시기는 아주 중요하다. 사람의 성향과 건강성을 좌우한다. 모발도 마찬가지다. 모낭에서 모근이 자랄 때 모발의 삶이 어느 정도 정해지는 셈이다. 모낭에의 영양 공급이 제대로 이뤄져야 평생 건강한 모발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모발도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좋다.
(정리 = 최영태 기자)
홍성재 의학박사/웅선클리닉 원장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