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시골마을의 축제가 국경을 넘어 한국의 디자이너들을 불러 모은 힘은 무엇일까? 미국의 광활한 황무지에 예술작품을 제작, 전시해놓은 것이 대지예술제의 출발이다. 이를 농촌에 적용해 늙고 비어가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 일본의 에치고 츠마리 아트트리엔날레 대지예술제다. 고령화, 공동화, 소득감소, 인프라 부족 등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를 예술과 컬래버한다는 발상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축제이기도 하다. 일본 4대 예술제 중 하나인 에치고 츠마리 대지예술제를 아홉 명의 디자이너가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소개하는 책이다. 한국경관학회의 도시설계, 지역계획, 건축, 조경, 공공미술 등과 관련된 회원들이 답사한 특별한 탐사기를 담았다.
건축가, 조경가, 미술가들과 마을주민, 타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이 작품제작, 관리, 운영, 판매 등을 맡아 시골마을의 경제를 살린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한 예술제, 에치고 츠마리 대지예술제. 순수한 예술작품뿐 아니라, 방문객과 소통하기 위한 체험, 숙박, 특산품 판매를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맡으면서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문화사업으로 발전했다.
이 책은, 3년마다 열리는 예술제를 비교하고, 예술제를 대표하는 안내사인(정보체계) 등을 둘러보고, 예술제의 랜드마크인 예술작품을 살펴보는 것으로 구성됐다. ‘제1장 농촌, 예술을 입다’는 예술제 전반을 다루고 답사에서 나온 질문을 중심으로 사실을 기반해 설명한다. ‘제2장 예술, 농촌을 살리다’는 관심작품과 전문영역에 따라 주제를 정하여 개인적인 관점과 해설을 덧붙였다. 하나의 예술제가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 스펙트럼을 통해 나온 각자의 해석이 흥미롭다.
한국경관학회 지음, 이형재 그림 / 1만 5000원 / 미세움 펴냄 / 29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