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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규상의 법과 유학] 규제 신설/강화 입법 때 필요한 균형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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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20-621합본호 문규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2018.12.31 09:21:21

(CNB저널 = 문규상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지난 8월의 어느 날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이 주최한 청년들의 입법발의 발표대회의 심사위원장으로 초청을 받아 젊음이 뿜어내는 열띤 발표 경쟁을 지켜보았습니다.

입법발의 발표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은 그동안 국회의원실에서 국회 인턴 활동과 위 연맹이 마련한 청년 리더십 프로그램을 통하여 제대로 대한민국 미래 지도자 수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고, 교과서를 통해서만 접했던 삼권분립과 국회의 입법 활동이 우리 사회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지 등에 대해서 그야말로 살아있는 공부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입법발의는 정부 입법발의와 의원 입법발의가 있지요. 정부 입법발의는 소관부처의 법률안 입안 → 관계부처와의 협의 → 당정협의 → 입법예고 → 규제 심사 → 법제처 심사 → 차관회의 → 국무회의 심의 → 대통령 서명 및 부서 → 국회 제출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법안 제출까지 6개월 이상 걸리는 게 다반사입니다마는, 의원입법 발의는 국회의원 10명만 찬성하면 즉시 법안을 낼 수 있고, 규제개혁위원회의 까다로운 심사도 거치지 않고 예산 문제도 피할 수 있습니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대다수의 규제 법률안이 의원입법을 통해 신설/강화되고 있어 규제 심사, 규제 일몰제 등 규제 관리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나 규제 관리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심지어는 정부도 의원입법을 통해 규제 법률안을 ‘청부 입법’하는 우회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규제영향 분석서의 첨부 의무화’ 등 논의

뿐만 아니라 규제 신설/강화 법률안에 대한 이해 조정 부족으로 비현실적인 규제를 양산하고, 과잉 입법, 중복 입법 등으로 인해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고, 같은 규제라도 입법 주체에 따라 규제 도입 여부가 달라지므로 형평에 어긋나는 문제도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12월 26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임이자 위원장이 개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의원 입법발의가 불필요한 규제를 신설/강화하지 않는지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따라서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의원의 규제 신설/강화 방안 법률안 발의 시 규제영향분석서의 첨부 의무화, 의원발의 법률안에 대한 규제 일몰제의 도입 등 규제 관리제도 적용과 국회 내 상설 규제 심의 및 자문기구 신설 등 규제심사장치의 마련, 법제실 검토를 의무화하고 국회 내 입법 지원조직의 기능을 강화하고, 의원발의 법률안에 대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강화 등 입법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그날 입법발의 발표대회의 주제는 가정폭력특례법과 모자보건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개정, 가짜뉴스 규제 법안 신설 발의, 스토킹 범죄 처벌 강화 등 우리 사회 현실에서 요구되는 많은 규제 법안의 신설/강화와 관련된 의원입법 형식의 법안발의였습니다. 이는 결국 국민의 기본권에 대한 규제를 신설/강화하는 것이므로 규제 강화의 필요성과 함께 국민의 기본권 보장 간의 형평과 조화에 대한 깊은 고뇌를 한 팀에 가점을 주었습니다.

의원입법 발의는 국회의 권한을 강화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반면에 즉흥적인 발의로 인한 규제 신설/강화가 항상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문규상 변호사: 1978년 서울대 법대 졸업. 1987년 검사로 임용돼 ‘특수통’으로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와 ‘강호순 연쇄 살인사건’ 등을 맡아 성과를 냈다. 2006~2008년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의 초대 심사본부장, 2009~2014년 대우조선해양 부사장, 2018년 9월 한국해양진흥공사 초대 투자 심의위원 위촉. 2013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석사과정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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