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경제 = 홍성재 의학박사) 코로나19 감염 후 후유증으로 탈모가 발생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탈모 증상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지는 아직 인과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바이러스 또는 세균 감염 후 후유증으로 탈모가 생기는 것은 비단 코로나19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국내에는 코로나19 감염 후에 후유증으로 탈모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를 조사한 통계 자료가 아직 없다. 하지만 미국의 한 의과 대학에서 발표한 통계를 보면 참고할만하다.
미국의 인디애나 의과대학(Indian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1567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423명(26.9%)이 코로나19 완치 후 탈모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떻게 탈모를 일으킬까’ 하는 궁금증이 생길 것이다. 감염이나 발열에 의한 탈모의 대부분은 휴지기 탈모일 가능성이 많다.
모발은 5년의 긴 성장기, 성장이 멈추는 3주 정도의 짧은 퇴행기, 그리고 더 이상 자라지 않고 빠질 때까지 피부에 머물러 있는 3개월 가량의 휴지기를 거쳐 빠지고 새로운 성장기 모발로 교체된다. 전체 모발의 약 85%는 성장기 상태이고, 약 1%는 퇴행기 상태 그리고 나머지 약 14% 정도가 휴지기 상태이다. 휴지기 모발은 모낭의 결체조직의 힘으로 붙어 있을 뿐 곧 빠지게 된다. 한마디로 두피 모발의 약 14%는 빠져야 할 머리카락인 셈이다.
대개 곧 낫지만 두 달 넘으면 진단받아야
사람의 모발은 누구나 하루 평균 70~80개가 빠진다. 휴지기 탈모는 성장기 모발들이 비정상적으로 휴지기로 이행되어 휴지기 모발이 증가하거나 휴지기 모발이 순차적으로 빠지지 않고 한꺼번에 많이 빠진다. 심한 경우 하루에 200~300개씩 빠지기도 한다.
코로나19의 감염은 인체에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코티솔의 분비가 반복되며 두피 모세혈관이 수축되어 모발에 공급되는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하게 되고, 모낭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자살을 유도하여 성장기 모낭을 퇴행기로 전환시켜 모발 탈락을 증가시킨다.
코로나19 감염 후유증으로 탈모가 발생할 경우에는 한두달 정도 기다려 보면 대부분 회복되는 경우가 많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빠지는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이면서 2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므로 병원에 방문하여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코로나 19 감염 후에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는 비교적 예후가 좋아 모발에 충분한 영양분을 공급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성장인자와 항산화제를 병행하면 보다 빠른 모발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성장인자(growth factor)란 세포분열이나 성장 및 분화를 촉진하는 단백질을 말하며, 세포재생 능력이 뛰어나 두피에 직접적으로 주입하면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된다. 성장인자는 줄기세포 배양액에서 추출한 단백질로, 모낭 주위 새로운 혈관을 생성하고 모유두세포와 모모세포, 모발줄기세포를 활성화시키며 콜라겐과 엘라스틴 및 ECM 합성을 촉진한다. 항산화제(antioxidant)란 과잉 생산된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약물과 미네랄을 말한다. 항산화제는 염증을 완화시키고 손상된 모발 세포를 빠르게 복구시킨다.
코로나19 감염 후에 발생하는 휴지기 탈모는 DHT와 무관하기 때문에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의 복용은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