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0호 이윤수⁄ 2023.06.20 11:30:08
'메타버스'라는 개념은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 크래쉬'라는 SF 소설에서 처음 등장했다.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정훈 교수가 2023년 발표한 논문 '메타버스 관련 법률안과 게임법의 관계’에 따르면 메타버스는 “가상융합기술을 이용하여 3D 입체 환경을 구현하여 아바타가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 및 가상과 현실이 결합한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주목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다.
특히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23'에서 가장 주목받은 대상은 '메타버스 플랫폼'이었다. 또한 6월 14~16일까지 코엑스에서 진행된 '2023 메타버스 엑스포'에서도 메타노믹스 기업 사례를 포함해 메타버스 플랫폼, 소프트웨어, 디바이스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트윈, 미래교육, NFT, 블록체인 기술들까지 선보이며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미래 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게임사와 더불어 게임 이용자들에게 있어 '메타버스' 개념은 이미 친숙하다. 게임 이용자들이 가상세계에 접속해 친구들과 함께 게임플레이를 하며 소통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구분 없이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의 활약을 살펴보자.
넥슨, '메이플스토리 월드'로 현실과 가상을 잇다
넥슨은 지난해 9월 콘텐츠 제작과 놀이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국내 시범 서비스를 돌입했다. ‘메이플스토리 월드’는 넥슨의 대표 IP인 ‘메이플스토리’의 방대한 리소스를 활용해 누구나 본인만의 월드(콘텐츠)를 직접 제작, 공유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용자는 본인만의 개성을 표현하는 아바타를 꾸며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만들어진 수많은 월드를 탐험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플레이할 수 있다. ‘인기’, ‘친구와 함께’, ‘몰입감 최고’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추천 월드를 살펴볼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함께 즐길 파티원을 모집할 수 있는 ‘센트럴 시티’와 몬스터를 수집하여 나만의 농장을 가꿀 수 있는 ‘몬스터 농장’이 있다. 또 채광하면서 깊숙한 광산을 탐험하는 ‘광부 시뮬레이터’ 등 독특한 재미를 지닌 콘텐츠들이 준비됐다.
플랫폼 내 제작 툴을 활용해 나만의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다른 이들에게 선보이는 것도 가능하다. ‘메이플스토리’의 아트, BGM 등 방대한 리소스를 비롯해 본인이 직접 만든 UGC(User Generated Content)를 활용할 수 있으며 루아 스크립트를 사용해 정교하게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다.
넥슨은 크리에이터들이 ‘메이플스토리 월드’에서 보다 원활하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개발자 센터를 운영한다. 누구든지 월드 제작에 대한 개발 지식을 기초 단계부터 얻을 수 있게 단계별 학습 콘텐츠와 가이드 영상을 제공한다.
넥슨은 GS리테일과 손잡고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에 GS 테마로 구현한 ‘우리동네 GS’ 가상 월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동네 GS’ 월드는 GS리테일의 대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가상 공간이다. 넥슨의 대표 IP ‘메이플스토리’ 콘셉트로 재탄생한 GS25 편의점과 GS THE FRESH, 요기요 매장이 등장했다. 이용자는 GS25의 퀵커머스 통합 플랫폼인 ‘우리동네GS’를 가상 월드에서 체험하며, 배달원 ‘우친’이 되어 주문받고 상품을 배달하는 과정을 경험한다.
또 토너먼트 형태로 진행되는 GS25 상품 이상형 월드컵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맛 GS 랭킹’, ‘취향 존중 김밥 어워드’, ‘치킨 왕좌의 게임’을 통해 GS25의 친숙한 먹거리 중 선호하는 상품에 투표하고 인기 순위를 확인했다.
넥슨 신민석 디렉터는 “메이플스토리 월드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어 기쁘다”며 “자사 IP를 개방해 이용자들이 직접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시도인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넷마블, 메타버스 기반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 해외시장 출격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는 전세계 2억 명이 즐긴 캐주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의 후속작이다. 넷마블은 지난 4월 메타버스 기반 부동산 보드게임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를 해외시장에 먼저 선보였다.
전작의 전략적인 보드 게임성을 보다 강화된 형태로 계승함과 동시에 실제 지적도 기반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월드’를 게임 내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게임은 넷마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MARBLEX(마브렉스)의 MBX 생태계에서 운영된다.
게임은 크게 ‘보드게임’과 ‘메타월드’ 내 부동산 콘텐츠 등으로 구분된다. 먼저 보드게임은 전략성을 강화해 무작위 주사위 굴리기가 아닌 숫자 카드 선택 방식을 채택했다. 이용자들은 여러 캐릭터 카드를 조합해 보드게임에 참여할 수 있으며, 플레이 중 다양한 스킬을 활용해 자신만의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메타버스 공간인 ‘메타월드’는 뉴욕 맨해튼 등 주요 도시의 실제 지적도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용자들은 ‘메타월드’에서 토지 보유, 건물 건설,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며, 업그레이드를 통해 건물 등급을 올리고 높은 가치의 가상 부동산을 확보할수록 더 많은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넷마블은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도록 다채로운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지원할 예정이며, 향후 3매치 퍼즐을 비롯해 미니게임, 메타버스 광장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글로벌 대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현실처럼 제작된 도시 탐험
넷마블에프앤씨 자회사 메타버스월드는 6월 4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위워크 디자이너 클럽에서 진행한 ‘수이 빌더 하우스 인 서울’에서 메타버스플랫폼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수이 빌더 하우스’는 글로벌 10개 도시를 순회하는 개발자 밋업 행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개발자를 위한 첫 번째 출발지로 서울을 선정했다. 레이어 1 블록체인 플랫폼 '수이(SUI)'는 메타(구 페이스북) 블록체인 프로젝트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미스틴 랩스가 개발했다.
이번 행사에서 연사로 참여한 메타버스월드 박현 각자대표는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의 콘텐츠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내 인프라를 청중들에게 소개했다.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차세대 언리얼 엔진5를 사용해 캐주얼한 캐릭터와 실사풍 배경이 완벽하게 어우러진 통합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곳에서 이용자는 실제처럼 제작된 여러 도시를 탐험하고, 전 세계 이용자들과 만나 소통하며, 다채로운 액티비티와 게임 개발 및 플레이가 가능하다.
메타버스월드 박현 각자대표는 “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올 하반기 비공개 시범 테스트가 예정돼 있으며, 다양한 IP와 세계관이 공존하는 광대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현실과 가상세계가 융합된 MMO 소셜 게이밍 기반의 오픈월드를 선보일 것” 이라며,”그랜드크로스: 메타월드는 수이(Sui) 네트워크와 더불어 메타버스월드의 자체 메인넷인 팬시(FNCY) 와도 공존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생태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합작회사 설립 추진
㈜크래프톤이 네이버제트㈜와 메타버스 플랫폼 사업을 위한 합작회사 설립에 나선다.
크래프톤은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을 결정했다고 4월 17일 공시했다. 합작회사의 총투자 금액은 480억 원이며 크래프톤의 취득 예정 금액은 408억 원, 네이버제트의 취득 예정 금액은 72억 원이다. 취득 후 합작회사의 지분은 크래프톤이 85%, 네이버제트가 15%를 보유하게 된다.
양사는 지난해부터 웹 3.0에 기반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미글루(Migaloo)’를 추진해 왔다. 연내 메타버스 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과 서비스를 위해 이번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회사는 북미에 설립되며 사명은 설립 시점에 공개될 예정이다.
‘미글루’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다양한 저작물을 창작하면, 이용자들이 해당 저작물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방식의 C2E(Create-to-Earn) 시스템을 채택했다. 저작물 거래는 NFT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산받을 수 있는 방식을 적용해 거래와 정산의 투명성을 높였다.
합작회사에서 크래프톤은 프로그램 개발을 비롯해 크리에이터의 창작을 위한 샌드박스 툴과 블록체인 시스템 등의 개발을 담당하고, 네이버제트는 서비스 기획과 파트너십 확보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PUBG: 배틀그라운드’ 등 다양한 글로벌 게임을 개발 운영해 온 크래프톤의 노하우와 증강현실(AR) 아바타 서비스 기반의 메타버스 ‘제페토’를 개발 운영해 온 네이버제트의 노하우로 시너지를 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김창욱 네이버제트 대표는 “제페토에서 구축했던 크리에이터 중심의 생태계가 미글루에서도 구현될 것“이라며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창작물을 바탕으로 NFT 기반 생태계에서 새로운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미글루를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박형철 크래프톤 프로젝트 미글루 실장은 “오랜 고민 끝에 매력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메타버스의 핵심 서비스와 구체적인 모델을 명확하게 정의해 이번 합작회사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며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에 대한 성공 경험이 풍부한 양사가 의기투합한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컴투버스 이경일 대표 “컴투버스, 인터넷 그다음의 모습 될 것”
컴투스의 메타버스 전문 기업 컴투버스가 6월 14~1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되는 ‘2023 메타버스 엑스포’에서 넥스트 인터넷 사회를 주제로 한 강연과 함께 현재 추진 중인 메타버스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6월 14일 콘퍼런스 강연자로 나선 컴투버스 이경일 대표이사는 ‘메타버스를 통한 현실의 변화’를 주제로 넥스트 인터넷 사회를 전망하고, 컴투버스가 추진하고 있는 메타버스와 메타브라우징에 대한 설명 및 그 모습을 공개했다.
컴투버스는 단순한 메타버스 서비스나 플랫폼이 아닌 오픈 메타버스 인프라스트럭처로 구축되고 있다. 컴투버스는 기업 및 개인 이용자들이 직접 생태계 참여자로 나서 정책과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미래의 사회·경제·환경에 대한 혁신적 변화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강연에서 이경일 대표는 컴투버스의 여러 서비스 중 그 첫 번째가 될 메타버스 오피스의 핵심 기능을 무료화하고, 이를 통해 메타버스 업무 환경을 최대한 많은 이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미래의 새로운 브라우징이 될 메타버스 기술을 여러 기업과 단체, 개인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향후 스타트업 기업 및 중소기업의 업무 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컴투버스가 최초 제공 예정이었던 메타버스 오피스 공간뿐만 아닌 ‘스페이스’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스페이스’는 메타버스의 공간을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개념으로, 다양한 콘텐츠 기반의 교류가 이뤄지는 소셜 네트워크를 공간으로 해석한 개념이다. 가볍게는 떨어져 있는 가족끼리 독자적인 전용 공간을 형성해 사진이나 이야기를 전달하고, 나아가 대학이나 동아리 등도 원격 강의, 자료 공유, 전용 메신저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 현재 컴투버스에 투자한 SK네트웍스, 하나금융그룹, 교원그룹, 교보문고의 메타버스 입주 예정 부지의 모습도 공개하며, 향후 컴투버스에서 펼쳐질 다양한 파트너 기업들의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경일 대표는 “최근 애플의 비전 프로, 메타의 퀘스트3 및 구글과 삼성의 XR헤드셋 등이 시장에 그 개념과 모습을 드러내고, AI 기술의 급속한 성장과 함께, 이를 실제로 이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메타버스다. 향후, 메타버스는 서비스나 플랫폼의 개념을 뛰어넘어 새로운 직업과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고 시공간을 초월한 변화를 끌어내며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컴투버스가 바로 인터넷 다음의 모습이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메타버스 혁신 방안 발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민 일상과 주요 산업 현장에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메타버스 산업 진흥을 위해 2023년도에 총 2233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고성장하고 있는 확장 가상 세계(메타버스)산업의 세계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플랫폼 개발지원, 인재 양성, 기업지원, 기술개발 등의 다양한 맞춤형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확장가상세계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디지털휴먼, 콘텐츠 제작 등 실감콘텐츠 핵심기술 개발(16개 신규과제), 3차원 입체사진(홀로그램) 실시간 획득‧생성, 디스플레이 등 주요 기술 개발 및 관련 사업화 실증을 지원하는 3차원 입체사진(홀로그램) 핵심기술 개발, XR인터페이스 핵심 원천기술 개발 등에 총 615억 원을 투입한다.
또 초‧중‧고 실감교육 강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및 현장 체험교육 운영 확대와 확장가상세계 개발자 경진대회, K-해커톤 대회, 코리아 확장가상세계 페스티벌(KMF) 등 많은 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요 행사를 연중 개최해 확장가상세계 확산을 지원하고 2024 동계 청소년 올림픽(강원)과 연계한 확장가상세계 홍보‧전시체험관 조성 등을 통해 확장가상세계 체험 및 활용 기회를 확대한다.
이외에도 확장가상세계산업 진흥 관련 법령 제정, 확장가상세계 윤리원칙 확산, 확장가상세계 자율규제 시범운영 등을 지원하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확장가상세계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오용수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확장가상세계 산업에 대한 회의론도 등장하지만 국제 시장은 여전히 확장가상세계 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다”면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에서 확인할 수 있었듯이 초기 단계에 있는 확장가상세계 시장에서는 우수한 기술을 가진 국내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영역과 기회도 크므로 정부가 다양한 사업을 통해 국내기업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