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8.22 09:23:53
쿠팡이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를 열었다. 이로써 식품부터 촉발돼 배송까지 번진 쿠팡과 CJ의 맞대결이 뷰티 분야로도 본격 확장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메가뷰티쇼 버추얼스토어는 쿠팡이 주최하는 첫 번째 고객 참여형 뷰티 체험관으로, 18~20일 성수동 쎈느에 마련됐다. 총 134평 규모의 공간에서 쿠팡에 입점한 화장품 브랜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에스트라, 이니스프리, AHC, 센카, 바닐라코 등 쿠팡 고객들로부터 지난 1년 동안 가장 인기를 누린 중소·중견기업 등 15개 대표 뷰티 브랜드가 참여했다. 쿠팡이 인기 뷰티 로켓배송 제품을 추린 ‘2023년 뷰티 어워즈’에 선정한 브랜드들이다. 각 브랜드는 개별 부스를 통해 대표 상품을 방문객에게 소개했다.
버추얼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은 현장에 비치된 QR코드를 통해 쿠팡 앱에 접속,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됐다. 또한 스토어 내외부에는 인생네컷과 포토존도 설치돼 방문객이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버추얼스토어 한켠엔 K-뷰티 컨설팅 부스를 마련해 아직 소비자 인지도는 낮지만 쿠팡에 관심 있는 중소 뷰티업체들의 신청을 받아 일대일 상담에 나섰다. 쿠팡 뷰티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입점 안내 등 온라인 판로 개척 노하우를 담은 브랜드 컨설팅을 제공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진행된 버추얼스토어 사전예약은 오픈 당일 전 시간대 매진을 달성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픈 첫날인 18일 오전 11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고객이 60명씩 방문했고, 전 시간대가 매진돼 하루 동안 1000여 명이 방문하며 흥행했다.
쿠팡은 2021년 초 뷰티 데이터랩을 출범하고 그해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뷰티 어워즈’를 시작했지만, 오프라인 공간을 만들어 고객과 소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는 쿠팡이 화장품 시장 공략에 본격 힘을 쏟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침체됐던 화장품 시장은 엔데믹 전환을 맞아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6월 온라인 유통업계의 화장품 상품군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해 식품(22%)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헬스앤뷰티(H&B) 스토어 1위는 CJ올리브영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CJ그룹 지주사 CJ가 14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CJ올리브영의 매출은 9675억 원으로 41.1%, 순이익은 1024억 원으로 82.5% 급증했다. CJ올리브영의 매출은 2020년 1조 8739억 원, 2021년 2조 1192억 원, 지난해 2조 7809억 원으로 매년 급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온라인 프리미엄 화장품 전문관을 ‘럭스 에디트’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하며 기존의 대중 브랜드에서 럭셔리 화장품까지 판로를 넓혔다.
이 가운데 쿠팡이 뷰티 버추얼 스토어를 선보이면서 뷰티 분야에서 CJ와의 본격 맞대결이 확대된다는 관측이다. 쿠팡과 CJ의 신경전은 식품 분야부터 시작됐다. 제품 납품가를 두고 쿠팡과 CJ제일제당이 갈등을 빚었고, 지난해 말부터 CJ제일제당은 쿠팡에 자사 대표 제품인 ‘햇반’과 ‘비비고 만두’ 등을 납품하지 않고 있다.
이후 CJ제일제당은 6월 신세계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신세계 유통 3사(이마트·SSG닷컴·G마켓)와 함께 비비고 납작교자, 햇반 컵반, 떡볶이, 붕어빵 등 신제품 13종을 선출시해 판매 중이다. 이에 쿠팡은 최근 하림의 ‘더미식 즉석밥’ 3종 세트를 100원 특가로 판매해 약 10분 만에 품절시키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달엔 쿠팡이 CJ올리브영에서 납품업체를 대상으로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쿠팡은 “화장품 판매를 본격적으로 개시한 2019년부터 CJ올리브영이 뷰티 시장 진출 및 성장을 지속해서 방해해왔다”고 주장했고, CJ올리브영은 “쿠팡에 협력사 입점을 제한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엔 신경전이 택배시장으로 옮겨 붙었다. 쿠팡과 CJ대한통운은 ‘택배 쉬는 날’을 두고 각각 입장문을 냈다. 쿠팡은 “쉬고 싶어도 구조적으로 쉴 수 없어 여름휴가를 못 가는 택배기사들을 위해 택배 쉬는 날을 지정했다”며 자사 택배기사의 휴무 제도를 설명했고, CJ대한통운은 “택배사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 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