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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②] 프리미엄 백신 시장 선도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 국내 저력 입증 및 해외 품목 허가 획득…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3상 진입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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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6호 이윤수⁄ 2023.09.15 13:21:32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일반인들의 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세계 각국 정상들이 자국민이 맞을 코로나19 백신을 구하기 위해 화이자나 모더나 등 글로벌 제약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읍소하는 모습이 비치면서 이러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이에 국내 업체도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졌던 백신 개발,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펴낸 ‘프리미엄 백신 개발 전략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미엄 백신’이란 ‘국가필수 무료백신 이외의 추가적인 면역 형성이 필요해 사용되는 고품질, 고부가가치의 백신’을 말한다. 대부분 비급여여서 일반 필수예방접종 백신보다 가격이 높아 백신 접종자들이 큰 비용을 부담하는데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백신들이 대부분이다.

프리미엄 백신으로 간주할 수 있는 종류는 대상포진(HZV), 수막구균(MCV4), 로타바이러스(RV), 결핵(BCG‧경피용) 백신 등과 성인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폐렴구균(PCV‧PPSV), 사람유두종 바이러스(HPV), A형 간염(HepA) 등이 있다.

인천시 한 보건소에서 80대 노인이 대상포진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백신·바이오 분야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 낸 ‘SK바이오사이언스’

특히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이 잘 걸리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48만 명이던 대상포진 환자 수는 10년 만에 72만 명으로 약 1.5배 가량 늘었다. 노년층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지 않거나 적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진통제나 신경치료로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영국, 독일,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대상포진 백신을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하고 있으며 국내서도 지자체 중심으로 대상포진 백신 지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를 2017년 정식으로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백신 주권’의 길을 열었다. 스카이조스터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를 약독화시킨 생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의료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주목해 일찍부터 백신 R&D 및 생산 영역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2005년 백신 연구개발(R&D) 센터, 2012년 백신 공장인 안동 L HOUSE를 구축하며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초연구부터 생산, 허가, 상업화까지의 전 밸류체인을 잇는 프로세스를 완성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공장인 안동 L하우스 모습.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특히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고도화된 기술력과 우수한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세포배양 4가 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수두 백신 등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백신 기업인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에 대한 공동 개발도 진행 중이다.

프리미엄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지난해 국내 판매 1위… 국산 백신 저력 발휘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완화됨에 따라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2021년 27억8000만 달러(약 3조7000억 원)이었던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 10%를 상회하며 2028년에는 63억5000만 달러(8조4000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카이조스터는 해외 전문 비임상 시험기관에서 안전성을 입증한 후 국내에서 5년간 임상시험을 거쳐 지난 2017년 9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후 우수한 안전성과 면역원성, 편의성,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도즈를 달성하며 국산 백신의 저력을 확인시켰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QVIA 데이터에 따르면, 스카이조스터의 2022년 국내 시장 점유율(판매량 기준)은 54%로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51%, 2분기 52%, 3분기 56%, 4분기 57%로 매 분기 역대 최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며 경쟁 제품과의 격차를 벌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점유율뿐만 아니라 스카이조스터의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 역시 주목받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등 총 8개 기관에서 만 50세 이상 성인 824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3상 결과, 스카이조스터 접종 전 대비 접종 후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역가가 2.7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백신에 대한 비열등성 역시 입증됐다.

스카이조스터 접종 후 6주간 발생한 이상 반응 발현율을 조사한 결과 대조백신군과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접종 후 26주 동안 스카이조스터와 인과관계를 나타낸 중대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2년 7월 발표한 스카이조스터 시판 후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년간 651명의 스카이조스터 접종자를 분석한 결과 접종 후 중대한 약물 이상 반응이 한 건도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말 국내에 글로벌 업체의 재조합 백신이 도입되며 시장 점유율에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안전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경쟁력으로 스카이조스터는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스카이조스터, 태국 이어 말레이시아 품목 허가 획득

SK바이오사이언스 CI.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2020년 5월 태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 국가의약품관리청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말레이시아는 2050년까지 65세 이상 인구가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어 고연령층 질환인 대상포진 예방 백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이후 국가 방역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는 복지부(MOU)에 약 324억 링깃(한화 약 9조20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할당하는 등 백신 접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전 세계가 빠르게 고령화됨에 따라 고령자들에게 취약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스카이조스터는 인류의 건강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백신 주권을 강화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프리미엄 백신 '폐렴구균' 백신 개발

지난 6월 29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사노피 주최 백신 투자자 행사에서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과 토마스 트리옹프(Thomas Triomphe) 사노피 백신사업부문 수석 부사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양사는 공동개발 중인 21가 단백접합 백신의 성공적인 임상 2상 결과를 공개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이 밖에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폐렴구균 백신’을 위한 연구 개발에도 매진해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회사)가 장악한 폐렴구균 백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차세대 백신의 상용화도 한층 가시권에 들어왔다.

폐렴구균 백신은 글로벌 프리미엄 백신 시장에서 단일 백신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에 따르면 2022년 10조 원에서 2028년 1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21가 폐렴구균 백신의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GBP410’의 임상 2상에서 우수한 면역원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SK 측은 밝혔다.

양사는 미국, 캐나다, 온두라스 내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과 42~89일 영유아 712명을 대상으로 2020년 5월부터 GBP410과 대조백신을 기초 접종(생후 2‧4‧6개월) 및 부스터 접종(생후 12~15개월)해 진행한 비교 임상 결과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전성 측면에서 ‘GBP410’ 접종군은 백신과 관련이 있는 중대한 이상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또 파상풍,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도 대조백신 대비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확인했다.

‘GBP410’은 폐렴 및 침습성질환을 일으키는 폐렴구균 피막 다당체에 특정 단백질을 접합해 만드는 단백접합 백신이다. 단백 접합 방식은 지금까지 개발된 폐렴구균 백신 중에서도 예방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기존의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보다 많은 21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해 예방효과가 더욱 넓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소아 백신 시장의 강자인 사노피의 마케팅 역량과 시너지를 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이 같은 임상2상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중 3상에 진입하고 최종 임상결과는 2027년 확보한다는 목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GBP410’의 상업화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사노피와 함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목표로 대규모 시설 투자에도 나선다. GBP410의 상업 생산이 이뤄질 안동 L하우스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국 FDA의 cGMP(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에 준하는 생산시설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향후 GBP410을 비롯한 다양한 자체 백신을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사장은 “해외 대표 백신 기업들도 번번이 실패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을 성공적으로 2상까지 개발했다는 것은 SK가 최고 수준의 백신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 다양한 빅파마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를 누빌 대한민국 백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27년까지 2조4000억 원 투자… “바이오 시장 새 지형 만들 것”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대한민국 첫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하며 대한민국 백신 주권 확보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멈추지 않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탑티어로 도약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특히 R&D 영역에서만 1조20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글로벌 빅파마 규모의 투자를 통해 대한민국 백신·바이오 산업의 혁신적 성장에 힘을 실을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을 확보, 차세대 백신 플랫폼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해외 국가에 빠르게 R&D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과 글로벌社 신규 백신 제품을 위탁생산하는 C(D)MO 사업의 계약도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지난해 440억 원 수준의 자체 개발 백신 매출 규모를 내년 2200억 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인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전 세계 11개국에서 허가가 완료되었으며, 12개 국가에서 허가를 위한 심사 과정에 있다. 스카이조스터와 최근 세계 최대 조달시장 ‘PAHO’ 입찰에 성공한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해외 인허가를 지속 확대하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중장기 성장을 가속할 5개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팬데믹을 계기로 강화된 글로벌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기존 글로벌社 백신 대비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백신을 개발해 시장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백신(독감‧대상포진‧수두)과 더불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Pan-sarbeco),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 등의 고도화 및 신규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 중이다. 이들 백신은 성공적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연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 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재용 대표는 “코로나19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 기초 백신 및 프리미엄 백신을 포함한 백신 포트폴리오 다양화, 글로벌 생산 체계 및 거점을 구축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 모델 전개, 신규 사업으로서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사업 진출, 넥스트 팬데믹 대응 전략 구축 등을 통해 백신·바이오 분야의 혁신적인 글로벌 파트너로 도약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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