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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④] ‘상위 1%를 매혹하라’… 금융사 초고액 자산가 유치 전략

금융권 신성장 분야 WM에 사활 건 4대 금융… 기업·AI·아트 등 차별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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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6호 김예은⁄ 2023.09.19 15:40:49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가 이탈리아에서 20%의 사람들이 전체의 80%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현상을 관찰하면서 유래된 것이 바로 ‘파레토 법칙’이다. 최근 점차 중산층이 줄어들고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80:20이던 비율이 99:1로 변화하고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은 어떨까? KB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22년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 중 1%의 자산가가 전체 60%의 부를 소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증가 추이. 자료=KB경영연구소

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 부자(1인당 평균 금융자산 67억9000만 원 수준)는 전체 인구에서 0.82%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883조 원으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보유 총금융자산 4924조 원의 58.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부자 내에서도 금융자산을 30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자산가 그룹은 전체 인구의 0.02%,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한국 전체 가계 금융자산의 27.4%에 달한다.

금융업계 입장에서 이 1%의 고객을 유치한다는 건 대한민국 전체 금융자산의 60%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금융업계가 VIP 고객을 타깃으로 자산관리서비스(이하 WM‧wealth management) 고도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금융업계는 WM을 신성장 부문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펼치며 전문화된 프라이빗 뱅커(PB‧private banker) 육성은 물론 고자산가가 높은 수요를 갖는 법률 및 세무 자문, 투자 자문, 아트 등을 연계한 다각적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이 지난해 8월 25일 그룹 차원의 역량을 모두 담은 ‘고객 중심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인 ‘KB GOLD&WISE the FIRST’를 론칭했다. 사진=KB금융그룹

금융사들은 공통으로 별도의 WM 전용 프리미엄 브랜드를 런칭하고 은행, 증권사 등의 그룹사의 역량을 통합시킨 고객 관리모델을 도입했다. PB들과 투자, 세무, 부동산, 법률, 신탁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원팀을 이뤄 고객을 관리하는 모델로 현재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 등 유수의 글로벌 선도 금융사들이 운영 중인 방식이다. KB금융그룹의 프리미엄 종합자산관리 브랜드 ‘KB GOLD & WISE’, 신한금융그룹의 ‘PWM’, 하나금융그룹의 ‘Club1’, 우리은행의 ‘TCE(초고액자산가 대상)와 TCP(고액자산가 대상)’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부동산과 같은 다양한 기초자산을 활용한 ‘사모펀드’, 상속·증여 신탁과 같은 1:1 개별 계약에 기반한 ‘신탁상품’,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ELS 변액보험’ 등의 은행 특화 상품은 물론 증권 IB(기업금융)와 연계한 ‘Pre-IPO’, 벤처캐피탈(VC‧Venture Capital) 활용 ‘구조화 상품’ 및 WRAP과 같은 ‘투자일임형 상품’ 등 증권 특화 상품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부의 이전에 관심이 높은 초고액 자산가들의 수요에 맞춰 별도의 ‘패밀리오피스 (Family Office) 서비스’ 전용 브랜드를 내놓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개인 자산을 포함하여 법인, 재단 등 본인의 모든 자산에 대하여 ‘부(富)의 증식·이전·가업승계’까지 고려한 ‘신탁 솔루션’이 그것이다.

이 같은 WM 서비스에는 금융사별로 특화된 서비스 차별화 전략이 존재한다. 먼저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그룹 내 유일하게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전통적인 기업금융(CB) 강자’의 강점을 살려 법인과 기업금융에 집중한 기업금융복합금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PCIB’라는 자산관리 모델을 새롭게 도입했다. 이는 PB와 기업·투자금융(CB·IB)을 합친 용어다. PB 부문을 CB 및 IB 부문과 확장 접목해 개인 소매 고객을 중심으로 한 WM 서비스를 법인과 기업 금융까지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7월 3일 우리은행장으로 취임한 조병규 행장은 첫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조 행장 취임 3일 만에 단행된 조직 개편에서 우리은행은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글로벌 투자 부문의 고객지향적 특화 채널을 구축했다.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 개점식에서 우리은행 조병규 은행장(왼쪽에서 다섯 번째)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제공

우리은행은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를 개설하고 산업단지 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융자를 통한 자금지원, 기업컨설팅은 물론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 제공을 위한 PB 전문인력도 배치해 원스톱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TWO CHAIRS W’를 청담, 대치 두 곳에 개설하고, 본부장 및 12명의 소속장급 PB를 배치해 우리은행 자산관리 대표센터로서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KB금융그룹은 자산관리 분야에서 2018년 상반기 출시한 독자적 자산관리 프로그램 ‘케이봇 쌤(KbotSAM)’을 필두로 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하며 데이터 기반 고객 맞춤형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KB금융은 2016년 업계 최초로 선보인 딥러딩 AI 솔루션 ‘앤더슨’과 올해 상용화한 다이렉트인덱싱 등 AI 비즈니스 개발에 지속해서 투자 중이다. ‘앤더슨’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데이터를 분석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케이봇 쌤’은 KB금융그룹의 역량이 결집된 안전한 인공지능 자산관리(SAM‧Safe Asset Management) 서비스라는 뜻으로, 자산규모에 상관없이 언제나 편하고 안전하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사진=KB국민은행

앤더슨의 로보 알고리즘이 적용된 KB국민은행의 ‘케이봇 쌤’은 경제 상황, 리스크 등 시장 동향과 고객 투자성향을 AI 기술로 분석,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해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딥러닝 로보 알고리즘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다. 고객의 투자 규모, 성향, 선호 지역별로 최적의 포트폴리오 배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6월 KB자산운용은 자사가 운용하는 AI 관련 자산 규모가 올해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앤더슨을 활용해 운용되는 자산은 국민은행 ‘케이봇 쌤’ 2500억 원, 공모펀드 1340억 원, 변액보험‧일임 등 사모펀드 5000억 원으로 모두 9000억 원에 달한다. 올해 4월부터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하면서 증권사를 통해 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자금까지 포함하면 AI 관련 운용자산은 조만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KB자산운용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MYPORT’는 매주 AI가 글로벌 시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슈 테마를 알려주고, 테마 관련 국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다이렉트 인덱싱 엔진이다.

KB자산운용이 지난 6월 출시한 ‘KB올에셋AI솔루션EMP펀드’는 AI를 활용해 전 세계 주식, 채권, 크레딧, 리츠, 커머더티 등 다양한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 해 최근 2년 수익률 47.16%, 3년 수익률 21.52%로 동일 유형 평균을 10% 넘게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누적으로 150개 테마를 제공 중이며, 향후 해외지수까지 확장된 2단계 솔루션도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KB자산운용은 AI 솔루션 앤더슨을 기반으로 KB금융그룹의 투자분석 AI 플랫폼을 고도화한 AI 투자분석 플랫폼 ‘KB-DAM’ 시스템을 개발하고, 투자분석 결과를 ‘AI Insight’라는 이름으로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는 “자산운용 업계 수익성을 위해 AI·빅데이터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며 “AI를 통한 운용 자동화로 포트폴리오 관리 인력 절감, ETF보다 높은 수수료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선보인 ‘개방형 수장고’ H.art1(하트원)의 2층 전시관 모습. 하나은행은 '을지로기업센터’ 지점 폐점 후의 유휴건물을 리모델링을 거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개방형 수장고를 설치했다.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아트뱅크’를 표방하는 독자적인 미술품 신탁 상품 등을 통해 고액 자산가 모시기에 나섰다. 지난 3월 하나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개방형 수장고인 ‘하트원(H.art1)’과 연계한 신탁 상품인 ‘미술품 동산관리처분신탁(이하 미술품 신탁)’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금융사가 동산인 미술품을 신탁 받아 처분까지 실행하는 상품은 국내에서 하나은행이 처음이다.

하나은행은 미술품 신탁을 통해 안전한 작품 관리와 보관, 처분까지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동안 프라이빗(private)한 영역으로 여겨졌던 미술품 시장과 트렌디하고 특화된 투자를 원하는 손님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미술품 신탁 출시를 필두로, 하나은행은 향후 작품 작가, 전시기획자, 위탁판매업자, 미술품 애호가 등 다양한 손님을 대상으로 ‘미술품 신탁’ 저변을 넓혀, 아트뱅킹의 확장 모델로서 신탁을 활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신탁 상품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향후 주가연계신탁(ELT), 채권형신탁, ETF 신탁, 재산신탁, 유언대용신탁인 리빙트러스트 등 다양한 신탁 상품으로 구성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를 통해 ‘손님 중심의 신탁’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신탁 사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차별화된 신탁을 만들고 손님 중심의 자산관리 역할을 강화해 ‘신탁 명가(名家)’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개인그룹과 WM그룹을 통합해 개인·WM그룹을 만들고, 100억 원 이상 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브랜드인 ‘신한PWM 패밀리오피스’를 강남센터·서울센터·반포센터 3곳에 신설·운영하고 있다.

신한PWM 패밀리오피스는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투자컨설팅 등 단순한 개인금융 자문 서비스에서 벗어나 개인, 가문, 기업의 2세 승계와 같은 생애주기를 고려한 1대1 초밀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신한은행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IB·기업승계 등 프리미엄 재무자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업무협약으로 신한은행은 중소·중견기업 및 고자산 고객 대상 ▲기업 컨설팅 ▲M&A 및 투자자문 ▲구조조정 ▲세무 ▲개인자산관리 토털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신한은행은 2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삼프로TV’와 고객 중심 WM 문화 확산·직원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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