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초프리미엄만 살아남는다①] 1억 원 넘는 초대형 프리미엄 TV 시장 리드하는 삼성·LG전자

삼성전자, 고화질·초대형 내세운 ‘네오 큐레드’…LG전자, 연결선 없앤 ‘LG 시그니처 올레드 M’ 등 눈길

  •  

cnbnews 제756호 김금영⁄ 2023.09.14 16:52:02

이젠 ‘프리미엄’을 넘은 ‘초(超)프리미엄’이 살아남는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시장의 수요는 견고하다. 애매한 중간 상품보다는 아주 저렴하거나 반대로 확실하게 고품질 상품을 즐기겠다는 ‘소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수요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대형 프리미엄 TV 제품을 동시에 선보이며 전 세계 TV 시장을 두고 한 판 승부를 펼치고 있다.


IFA 2023서 주목받은 삼성·LG전자 제품들

IFA 2023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의 미디어 파사드 전경. 사진=삼성전자

9월 초 막을 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국제가전박람회) 2023’에서 중국 기업들은 1293곳이나 참가해 물량 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삼성·LG전자는 “하이엔드(비슷한 기능을 가진 제품군 중 기능이 가장 뛰어나거나 가격이 제일 비싼 제품) 제품에선 여전히 격차가 남아 있다”며 ‘프리미엄 기술’로 세계 시장을 리드한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저렴한 가격에 적당한 수준의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기업과 달리 고도화된 기술력을 기저에 둔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IFA 2023에서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통합 연결 경험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친환경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프리미엄 홈스크린’ 시대를 열기 위한 초대형 스크린 라인업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고화질·초대형 라인업에서 네오 큐레드(Neo QLED‧퀀텀닷발광다이오드) 8K·네오 큐레드 4K·큐레드 4K 등 98인치형 3종 모델을 빅 스크린 존을 마련해 선보였다. 지난해 첫선을 보인 98형 네오 큐레드는 4K 제품으로만 출시됐으나, 이번 제품 출시로 98형 제품에서도 8K 화질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네오 큐레드 8K의 출고가는 4990만 원으로 지난해 출시했던 같은 라인의 4K 모델 출고가(4500만 원)보다 500만 원 가량 높다.

삼성전자가 IFA 2023에 선보인 네오 큐레드(Neo QLED) 8K TV 제품. 사진=삼성전자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선보인 ‘더 프리스타일’ 2세대 모델의 경우 스마트 엣지 블렌딩 기능이 적용돼 2대의 제품으로 21:9 비율의 대형 스크린을 구현할 수 있어 영화관과 같은 스크린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게임을 즐기는 유럽 고객들을 대상으로는 삼성 고유의 게이밍 플랫폼 서비스 ‘게이밍 허브’와 게이밍 모니터 제품들도 소개했다. 게이밍 허브는 TV·게이밍 모니터·더 프리스타일 2세대 등 삼성의 스크린 기기만 있으면 별도 콘솔과 PC 없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으로, 신규 파트너십을 지속 확대해 현재 약 3000개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IFA 2023에 마련된 LG전자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 사진=LG전자

이에 맞서 LG전자는 4K·120Hz 무선 전송 솔루션을 적용한 세계 최대 97인치(화면 대각선 약 245cm) 형을 비롯해 83형·77형 무선 올레드 TV 시리즈를 앞세워 몰입감 넘치는 시청 경험을 원하는 ‘초대형 프리미엄 TV’ 수요 공략에 나섰다.

대표 모델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LG SIGNATURE OLED M)’은 무선 AV 전송 솔루션을 적용해 전원 외 모든 선을 없애며 TV와 연결된 주변기기의 복잡한 연결선에 대한 불편을 해소했다. 보통 가정에서 대형 TV를 쓸 땐 콘솔기기와 셋톱박스 등 다양한 외부 기기를 선으로 연결해야 하는데, 이 제품엔 연결선 없이도 무선으로 고화질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LG전자가 초대형 프리미엄 TV 수요에 맞춰 내세운 ‘LG 시그니처 올레드 M’ TV. 사진=LG전자

제품은 97형 올레드 TV와 무선 전송 솔루션을 적용한 ‘제로 커넥트 박스’로 구성됐다. 제로 커넥트 박스는 약 10m(화면 정면 기준) 내에서 4K 해상도·120Hz 주사율의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한다. LG전자의 독자 기술로 기존 와이파이6보다 최대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대용량 데이터를 보낸다는 설명이다. 무선 환경에서도 돌비사의 최신 영상 기술인 돌비 비전과 음향기술인 돌비 애트모스가 지원된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의 출고가는 4390만 원으로 알려졌다.

TV시장 역성장 속 프리미엄 제품군 ‘선방’

이처럼 기업들이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전 세계 TV 시장이 침체기에 빠진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군은 꾸준히 실적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네오 큐레드를 앞세워 금액 기준 6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네오 큐레드(Neo QLED) 8K TV를 모델들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초대형 TV를 앞세워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 8월 2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가 발표한 세계 TV 시장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는 금액 기준 31.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특히 상반기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네오 큐레드를 앞세워 금액 기준 6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큐레드 TV를 400만 대 가량 판매했으며, 7월엔 누적 판매량 4000만 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 TV 업체들의 거센 도전 속에서 프리미엄과 초대형에 집중하는 시장 전략을 통해 꾸준히 글로벌 TV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굳건히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상반기 올레드 TV 시장에서 점유율 5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리더 지위를 공고히 했다. 사진은 LG 올레드 에보 TV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는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16.2%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레드 TV 시장 점유율은 55.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리더 지위를 공고히 했다. 올레드는 디스플레이 화면의 최소 단위인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패널로 차세대 프리미엄 TV 시장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로써 상반기 LG전자의 TV 매출 가운데 최상위 라인업인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주력사업인 가전(H&A) 사업부문이 올 상반기에 선방하며 영업이익 6001억 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0% 늘어난 수치다. 북미 시장에서도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가 매출을 이끌었다. 올레드 TV는 올해 1분기에만 북미 시장에서 65.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TV 시장 수요 위축에도 수익성 확보를 위한 유통재고 건전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는 동시에 프리미엄과 초대형 TV 수요를 지속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억 원 훌쩍 넘는 초프리미엄 제품군 ‘확장세’

삼성전자는 IFA 2023에서 76형부터 140형까지 5가지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선보였다. 사진은 IFA 2023를 하루 앞둔 8월 31일 열린 삼성 프레스 컨퍼런스 현장. 사진=삼성전자

양사는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도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 LED와 네오 큐레드 8K·4K·올레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왔는데 특히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가 주목받고 있다.

최상위 라인업인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초프리미엄 스크린’으로 초미세 반도체 소자로 뛰어난 빛과 컬러가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12월 110형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인 이후 꾸준히 제품군을 확대해 왔다. 올해 IFA에서는 76형부터 140형까지 5가지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선보이며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고, 초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제품 가격은 1억 원이 넘는 초고가다. 마이크로 LED 89형과 110형 출고가는 각각 1억3000만 원과 1억7000만 원 수준으로 일반 TV 가격의 30~50배 이상이다. 초소형 LED 칩을 기판에 촘촘히 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TV보다 단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27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TV 시장이 다소 정체된 현재 상황에도 큐레드, 올레드,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견조할 전망”이라며 “프리미엄 라인업을 다변화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반기 계획에 대해서는 “83인치, 77인치 초대형 올레드 라인업, 98인치 8K 큐레드 라인업 추가도입과 110인치, 89인치 마이크로 LED 보강으로 초대형·초고가 프리미엄 시장을 지속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LG전자가 선보인 118형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 신제품 이미지. 사진=LG전자

LG전자도 마이크로 LED 신제품을 내놓으며 초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LG전자는 9월 7일부터 사흘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영상가전 전시회 ‘CEDIA 2023’에서 118형 ‘LG 매그니트(MAGNIT)’ 마이크로 LED 신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제품은 118형(대각선 길이 약 3m) 크기의 화면에 4K 해상도를 지원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초대형 스크린 경험을 제공한다. 독자 디스플레이 표면 처리 기술을 적용해 어떤 각도에서 바라보더라도 색을 또렷하게 보여주고, 화면 전체를 균일한 밝기로 표현해 통일감 있는 자연스러운 화질을 구현한다.

또한 제품에 탑재된 6세대 인공지능(AI) 알파9 프로세서는 영상 제작자의 의도를 분석해 화면 노이즈를 조절하고, 장면 속 인물의 얼굴, 사물, 글자, 배경 등을 인식해 보다 자연스럽고 입체감 있는 화질을 보여준다.

화면 좌우에 탑재된 스피커는 각각 최대 4.2채널 입체음향에 50와트(W) 출력을 낸다. 고품질 음원을 손실 없이 재생하는 eARC(enhanced Audio Return Channel)를 지원한다. 해당 제품의 북미 출시 가격은 23만7000달러(약 3억1500만 원)에 달한다.

LG전자 측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활용하고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사용으로 수익성을 점진 개선할 것”이라며 “지역별 전략을 통해 견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에선 프리미엄과 가전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 시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수요 양극화에 대응하며 선점 모멘텀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라고 하반기 전략을 밝혔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관련태그
삼성전자  LG전자  IFA  프리미엄  올레드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