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7호 김예은⁄ 2023.09.27 11:00:02
금융사의 문화 마케팅 움직임이 한창이다. 뮤직 페스티벌, 아트 페스티벌, 인문학 페스티벌 등 그 유형과 모양 역시 다양화 움직임을 보인다.
금융사들이 이같이 문화를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에 대해 금융사 문화 마케팅 리딩사 현대카드가 이런 명쾌한 답을 내놓았다.
“여러분 오늘 다빈치모텔 오셔서 경험한 것들을 모두 소셜미디어에 올리실 거잖아요? 저희가 그러시라고 이 판을 벌인 겁니다(웃음).”
현대카드는 이제 문화의 하나의 카테고리와 장르를 넘어선 새로운 융복합 문화 마케팅 영역을 개척하는 새로운 시도로 고객을 현대카드 유니버스로 끌어들이고 있다.
현대카드, 장르 한계 벗어난 장 마련 고객과 소통
문화마케팅의 선두 주자 ‘현대카드의 다빈치모델’이 제대로 판을 벌려 관객을 맞았다. 2019년 론칭 이후 3회차를 맞는 본 행사에는 약 5만 명의 관객이 참가하며 이태원 일대를 인파로 물들였다.
현대카드는 지난 2019년, 슈퍼콘서트와 컬처프로젝트에 이은 현대카드의 새로운 문화 프로젝트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을 런칭한 바 있다.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은 15세기 르네상스 시대에 예술과 철학, 과학, 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천재성을 뽐냈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에서 영감을 받아 기획된 프로젝트로, 토크∙공연∙전시∙버스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학문∙경영∙기술 등 각 분야의 독보적인 아이콘들을 만날 수 있는 현대카드의 문화 융복합 페스티벌이다.
현대카드는 오랜 시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머리를 식히고 재충전을 위해 잠시 머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모터호텔(Motor Hotel)에서 착안해,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함께 새로운 영감과 감성을 선물하고자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을 런칭했다고 밝혔다. 당시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은 다양한 문화 장르와 형식, 인물들을 융합해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감동을 선사할 것”이라고 밝혔고, 첫 행사 당시 2만 1000여 명의 관객이 화답하며 첫 시작을 알렸다. 2019년 10월 현대카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한 다빈치모텔은 2022년 10월 정식으로 창간호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정기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지난 15일부터 3일간 이태원 현대카드 구역 일대(바이닐앤플라스틱∙ 언더스테이지 ∙뮤직 라이브러리∙ 스토리지 ∙ 아트 라이브러리)에서 진행된 ‘2023 현대카드 다빈치모텔’에는 현대카드가 선별한 35개 팀이 참여했다. 이효리를 비롯해 정상급 뮤지션과 배우는 물론 스포츠·NFT·경제·영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총출동해 관객과 소통했다.
특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함께 진행한 토크에서는 금융과 브랜딩, 마케팅에 관한 다양한 생각을 위트 있게 전달해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정 부회장의 소셜미디어 관련 발언도 이 자리에서 나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가 함께 마련한 토크쇼에서 한 관객이 정 부회장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현대카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을 다루는 회사인데, 왜 오프라인 공간과 이벤트를 만드는 건가요?.”
정 부회장은 이에 대해, 이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은 ‘우리는 어떤 기술을 갖고 있다’가 아니라 ‘우리는 어떤 사람이다’라고 자신의 기업을 소개한다. 금융뿐만 아니라 모든 기업은 브랜딩이 필요하다.”
다빈치모텔은 뮤직 페스티벌, 아트 페스티벌, 인문학 페스티벌의 장르적 규정을 거부한다. 대신 문학, 음악, 인문학, 과학기술, 스포츠,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지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겠단 포부로 문화 융복합 이벤트를 기획했다. 미술, 건축, 과학, 문학 등 분야를 넘나들며 천재성을 발휘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에서 이름과 콘셉트를 착안했 듯,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고 인간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게 하는 것에 그 취지를 두었다.
“브랜딩이란 결국 내가 누군지를 알아가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자기다움’ ‘정체성’을 찾는 일입니다.” (현대카드 CEO 정태영 &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20년 가까이 창작 활동을 하면서 잊지 않는 한 가지는 인간의 말 속에 이미 음악이 있다는 거예요.” (뮤지션 장기하)
“소설을 통해 다양한 삶을 경험하면서 세상의 여러 에피소드를 누리면서 살아보세요.” (작가/영화감독 천명관)
“죽음을 넘어서 영원히 살 수 있으려면 삶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합니다.” (법의학자 유성호)
각 분야의 아이콘들이 다빈치모텔에 투숙하며 나눈 말에는 분야는 다르지만, 그 안에서 각자가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혜안이 녹아있었다.
이 공간에서 현대카드는 META 신기술인 MR(Mixed Reality)을 적용해 다빈치모텔을 찾은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날 MR을 경험한 200여 명의 관객들은 1960년대 캘리포니아 사막의 풍경을 배경으로, 가상의 세계에서 다빈치모텔에 체크인하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아티스트들과 몰입감 있게 교감하는 체험을 했다.
우리은행, 게임 페스티벌로 MZ 고객과 연결
우리은행은 MZ세대와의 소통의 창구로 E-스포츠 문화에 주목했다. 그리고 이를 연계로 한 게임 페스티벌을 직접 개최함으로써 MZ고객과의 소통 확대와 브랜딩 효과를 증대시키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를 후원하고 있는 우리은행은 지난 8월 LCK 서머 결승전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2023 LCK 서머 결승전’을 개최하며, LCK 팬 2만여 명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8월 20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우리은행과 함께하는 2023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의 우승팀을 시상하고, 현장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결승전 우승팀인 GEN.G(젠지)팀의 우승을 축하하며,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이 우승팀에 상금 2억 원과 티파니 우승반지를 전달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8일 전야제를 포함해 본 경기까지 총 3일에 걸쳐 진행됐으며 약 2만여 명의 LCK 팬들이 참여했다.
우리은행은 LCK 팬들을 위한 현장 부스를 설치하고 프로젝션 맵핑(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물체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해주는 기술)을 활용해 LoL게임 공간을 재현했다. 현장 부스를 방문한 팬들은 “평소 화면으로만 보던 게임 공간 안에 직접 들어와 있는 것 같아 생동감이 넘쳤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MZ세대가 열광하는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LCK와 관련한 다채로운 이벤트와 콘텐츠를 통해 MZ 고객과의 소통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LCK의 팬덤을 상품으로 연계시키는 전략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LCK 팬들을 대상으로 최고 연 10%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WON하는 LCK 적금’을 7월 12일부터 판매한다고 밝혔다.
제공되는 금리는 기본금리 3%에 우대금리 7%로 최고 연 10%이며, 우대금리는 우리WON뱅킹 내 상품 가입 및 이벤트 참여 실적에 따른 우대금리 5%p와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른 우대금리 2%p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은행은 가입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50명에게 총 100장의 LCK 결승전 초대권을 제공하고, 선택한 팀의 경기 성적에 따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며 MZ 고객 참여를 유도했다.
9월에는 우리금융그룹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e스포츠협회와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 평가전을 개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평가전은 9월 11일 베트남, 12일 대만 국가대표팀과 광명 아이벡스 스튜디오에 진행되며 아프리카TV, 네이버, 유튜브, 트위치, 에이닷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인 이상혁(Faker) 등 6명의 선수가 발탁된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팀은 이번 평가전을 통해 팀워크를 점검할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카드의 정석 LCK 우리체크’를 발급받은 고객 중 추첨을 통해 본 평가전 티켓을 제공하도록 연계시켰다.
LCK 팬덤을 겨냥한 문화 마케팅으로 우리금융그룹은 MZ 고객과 금융 상품의 장벽을 허물고 팬덤을 고객으로 유치시키는 다각적인 소통 전략으로 MZ 고객층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