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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③] 안드로이드·iOS가 시작한 ‘핀테크’ 혁명… 은행도 가능할까

시중은행, BaaS 행보 활발… 신한은행, 국내형 BaaS 사업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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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8호 김예은⁄ 2023.10.25 14:45:15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월 4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3 개회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정보통신(ICT) 혁신 기술에 기반을 둔 빅테크가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이 금융시장에 대거 진입하면서 ‘핀테크(FinTech) 3.0’ 시대를 열었다.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인 핀테크는 모바일, 빅 데이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의 첨단 정보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서비스 및 산업의 변화를 의미한다.

핀테크 기술은 발전 단계를 기준으로 나누기도 한다. 삼정KPMG는 ‘핀테크 1.0’은 전통 금융사의 IT 벤더가 중심이 돼 효율성 증대를 위해 ‘번들링(Bundling‧송금부터 결제, 투자, 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하나로 묶어서 제공하는 전략)’하는 시기, ‘2.0’은 디지털화 및 언번들링(Unbundling‧서비스 세분화) 시기, ‘3.0’은 리번들링(Re-Bundling‧서비스융합) 시기로 구분했다.

금융서비스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서비스를 연결한 종합금융플랫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수록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인터넷 전문은행(Bank Tech), 지급 결제(Pay Tech) 등 핀테크 기술은 새로운 금융 거래 문화를 고착시키며 우리의 삶의 형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은행과 핀테크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혁신 BaaS

나아가 금융 기업은 우리의 금융 생활을 변화시킬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은행과 핀테크 간의 새로운 형태의 융합을 가능케 할 ’BaaS(Banking as a Service)’의 등장이다. 아직은 낯설지만 토스와 삼성페이 등의 혁신이 그러했 듯 가까운 미래에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새로운 개념의 뱅킹 서비스다.

코스콤이 2021년 발간한 ‘은행과 핀테크 간 새로운 상생 BaaS’ 보고서에 따르면 BaaS의 개념은 아마존의 SaaS(Software as a Service)라 불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되며 등장한 개념이다.

아마존의 AWS 등은 클라우드라는 가상의 공간에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 등의 형태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기업에서 자주 사용하는 ERP(전사적 자원관리) 프로그램인 SAP 뿐만 아니라 MS 오피스 365, 파일 스토리지 서비스 드롭박스(Dropbox) 등이 대표적이다. 이로써 사용자는 과거처럼 특정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사용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설치할 CD를 구매하고, 또 다음 버전이 출시되면 또 새로운 버전의 프로그램을 구입할 필요 없이 클라우드형으로 구현된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구독 형태로 빌려서 사용하고, 온라인을 통해 지속적인 업데이트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됐다.

SaaS라는 용어에서 ‘Software’ 자리에 ‘Banking’을 넣어서 나온 개념이 바로 BaaS(Banking as a Service‧이하 BaaS)이다. 이는 라이선스를 가진 은행이 핀테크, 스타트업 등 제3자에게 라이선스 없이 은행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은행이 새로운 뱅킹 서비스를 통해 핀테크와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수익을 창출할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은행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댓가로 수수료 또는 공유형 수익을 얻음과 동시에 새로운 서비스를 기반으로 소비자층을 넓히는 공동의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

BaaS는 오픈뱅킹과 달리 은행의 데이터를 읽고 쓰는 기능을 모두 제공해 핀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 사진=연합뉴스

국제금융센터는 2020년 말 ‘Banking as a Service’라는 보고서에서 BaaS는 은행들이 핀테크 기업 등 비은행기업 또는 기관에게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응용애플리케이션인터페이스(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방,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오픈 API’란 플랫폼 기능 또는 콘텐츠를 다른 이가 이용할 수 있도록 외부에 공개한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서 이를 활용하면 누구나 쉽게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은행들이 핀테크 회사에 API를 제공하고, 핀테크 회사는 그 위에 신규서비스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는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오픈 API를 기반으로 수많은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해 스마트폰 생태계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킨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가능케한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서비스 개발 형태를 은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금융 서비스 시장 내에서 구현해 뱅킹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비슷한 개념인 ‘오픈뱅킹’과 BaaS는 모두 은행이 핀테크 등 제3자에게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오픈뱅킹은 은행의 데이터를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열어 주는(읽기전용)에 한정되지만, BaaS는 데이터에 대한 기능(읽기·쓰기권한)을 모두 제공한다.

송인규 인큐텍 대표이사는 1994년 빌게이츠가 “은행은 소멸하고 서비스만 남을 것”이라는 발언을 인용해, 현재 이러한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특히 최근 들어서는 아마존, 구글, 애플, 알리바바, 텐센트, 카카오,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이 금융업으로 진출하며 은행의 위기는 심화되고 있기에 BaaS를 통한 은행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BaaS가 실체화되면 핀테크 회사들은 데이터 통합 API를 통해 소비자의 금융정보에 접근이 가능하고, 스타트업들은 이렇게 얻은 정보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BaaS를 통해 핀테크와 은행이 융합한 종합 금융 서비스 형태가 더욱 다양화 될 것이며, 슈퍼앱을 기반으로 종합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번들링(bundling)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가 320억 달러(약 43조2000억 원) 규모의 기업 현금관리 사업을 위해 BaaS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금융센터는 앞으로 BaaS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내다봤다. 현재 BaaS 구현 정도가 1%에 불과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관측도 향후의 성장성을 대변하고 있다.

 

신한은행, ‘BaaS형’ B2B 공급망금융 서비스 향한 빠른 행보

10월 19일 서울시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사진 왼쪽 3번째) 전필환 신한은행 디지털혁신부문장과 홍성진 한국SMC 관리본부장 및 양사 직원들이 디지털 ‘공급망 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이러한 BaaS 시장에 국내 은행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최근 신한은행이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 BaaS사업부를 신설하고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에브리웨어 뱅크(Everywhere Bank),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를 만들어 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BaaS형 ‘공급망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고 이어, 10월 19일 한국SMC와 함께 ‘Digital 공급망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BaaS형 B2B 공급망금융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리고 23일 BaaS형 제휴 비즈니스를 일반 고객까지 대상을 확장한 오픈 API 마켓을 도입했다.

신한은행이 제공하는 ‘BaaS형 B2B 공급망금융 서비스’는 공급망 전체 과정에 디지털금융을 접목해 기업간 결제, 정산 등의 업무를 최적화하고 비즈니스와 자금흐름의 효율적 관리를 돕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통해 신한은행은 판매기업과 구매기업에게 다양한 전자결제 솔루션, 영업활동 필요 자금에 대한 금융 지원 등 종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신한은행 ‘BaaS형 B2B 공급망금융 서비스’는 일반적인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전자지급결제대행사가 제공하는 기업간 자금 결제·정산은 물론이고 자금 예치, 수수료 지급 대행, 결제자금 대출 등 자금흐름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해당 시스템을 Open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기반으로 구축해 시스템 내부 데이터를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했으며 자금의 흐름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참여 기업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B2B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공급망금융 서비스 제공 사례를 만들고 향후 다양한 산업 및 업종별로 서비스 적용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판매기업과 구매기업 모두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솔루션 기능도 고도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10일 23일 신한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챗GPT 기반의 오픈 API 마켓 플랫폼을 도입하며, BaaS 전략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확장했다. 

신한은행은 BaaS(Banking as a Service)형 제휴 비즈니스 선도를 위한 은행 자체 ‘Open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마켓을 오픈했다고 23일 밝혔다. 신한은행은 해당 서비스를 신한은행 자체 플랫폼에 묶어두는 전략이 아닌, 개발사의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이를통해 특정 여행사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외화 환전’ 메뉴를 추가하고 싶은 경우, 해당 여행사는 신한은행이 제공하는 ‘오픈 API’를 통해 자사의 플랫폼에 환전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자사 ‘오픈 API’ 마켓에 금융권 최초로 챗GPT를 활용한 API 개발지원, 코딩 오류체크 등 특성화된 AI 서비스를 접목했으며 헬스케어, 프롭테크 등 다양한 분야의 327개 오픈 API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용자들의 신속한 개발을 지원하는 최신 개발모듈(Mash-up)을 통해 향후에도 금융권 선도 API 사업자로서 관련 비즈니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존 API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휴사의 API를 입점시켜 차별화된 서비스와 함께 특성화된 새로운 경험의 개발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하고 경쟁력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일상에 스며드는 ‘인비저블 뱅크(Invisible Bank)’를 구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신한은행이 앞장서고 있는 BaaS 생태계 움직임이 은행과 핀테크 회사 간 제휴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와 수익 모델이 가시화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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