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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②] 디지털 치료제 등 의료 패러다임 변화…제약업계, 디지털 헬스케어에 ‘사활’

한미약품‧대웅제약‧동화약품, 디지털 치료제에 투자… 보령‧종근당, 스마트 공장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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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58호 이윤수⁄ 2023.10.20 17:39:48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진=연합뉴스

노령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에서 예방과 관리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 건강한 삶을 목적으로 하는 디지털 의료 산업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의료 산업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으로 바로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DTx)’이다. 국제 비영리협회인 DTA(Digital Therapeutics Alliance)는 ‘디지털 치료제’를 ‘의학적 장애 또는 질병을 치료, 관리 또는 예방하기 위해 증거 기반 치료적 개입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고품질 소프트웨어(SW) 프로그램’으로 규정하고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도 이와 비슷하게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은 아니지만 보통의 의약품처럼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당국의 심사를 거쳐 의사의 처방과 보험이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이미 개발돼 사용되는 DTx로는 어린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용 비디오 게임과 만성폐쇄성폐질환 흡입 약제 조절용 흡입기, 위에서 녹는 스마트 알약 등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치료제는 인터넷, 모바일 앱, 가상 현실 등을 통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예방하고 치료를 도울 수 있어 시장 규모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국가생명공학 정책연구센터가 지난해 8월 발표한 ‘디지털 치료제 산업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DTx 시장 규모는 2020년 27억 달러(약 3조6500억 원), 2021년 32억3000만 달러(약 4조3700억 원)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38억8000만 달러(약 5조2500억 원)를, 2030년에는 173억4000만 달러(약 23조4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5%로 일반적인 의약품 시장의 성장률을 크게 뛰어넘는다.

미래 먹거리로 디지털 사업 확장 중인 국내 제약사

이러한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국내 제약업계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매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ICT(정보통신기술) 기업 KT와 함께 디지털 치료제 및 전자약 전문기업 ‘디지털팜’에 합작 투자하며 사업화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디지털팜의 B2H 사업 전략 수립 및 의료기관 내 디지털 치료제 처방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과 영업을 집중 지원하고, KT는 디지털팜의 B2C‧B2B 사업 전략 수립 및 디지털 치료제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며 기술집약적 파이프라인을 디지털팜에 제공해 기술 확보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울 방침이다.

디지털팜은 알코올, 니코틴 등 중독 관련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이며 난청, 연하장애 등 다양한 질환의 디지털 치료제와 비대면 플랫폼 마련에도 힘쓰고 있다.

대웅제약 CI.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지난해 에이치디정션과 업무 협약식을 맺고 동남아시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에이치디정션의 클라우드 기반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전자의무기록)을 통해 동남아시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대웅제약은 기존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동남아시아 현지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통한 사업 확대를 진행하고, 에이치디정션은 클라우드 EMR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동남아 시장 분석 등을 통해 사업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대웅제약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며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앞서 대웅제약은 2020년 연속혈당측정기 ‘프리스타일 리브레’를 출시하고, 이를 활용한 올바른 혈당 관리 캠페인을 꾸준히 지속해 왔다.

또한 이 제품의 장점을 알리기 위해 의료진을 대상으로 체험 마케팅을 전개했다. 특히 200회 이상의 온오프라인 심포지엄을 통해 기존에 시행되던 혈당 관리 방법인 당화혈색소(HbA1c) 측정 및 자가혈당측정 방식의 한계에 관해 토론하며 연속혈당측정기의 사용 당위성을 확산시키는 데 집중했다.

동화약품 CI. 사진=동화약품

동화약품의 경우 지난해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 ‘하이(HAII)’에 투자를 단행했다. 하이는 2016년에 창업한 디지털 치료제 전문 개발기업으로, 디지털 바이오 마커와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통해 진단에서 치료까지 가능한 디지털 표적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2021년 12월 범불안장애 치료제 ‘엥자이렉스’의 확증 임상시험 승인을 획득한 바 있다.

동화약품은 하이의 주력 제품인 ‘엥자이렉스’를 비롯한 개발 중인 디지털 치료제의 국내 판매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갖게 됐으며, 신규 디지털 치료제의 공동 기획 및 개발, 국내 디지털 치료제의 글로벌 공동 진출을 논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화약품 관계자는 “디지털 치료제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앞으로 개발할 디지털 치료제는 약물치료만으로 치료가 어려운 CNS(중추신경계 질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번 전략적 투자로 양사의 역량을 발휘하여 선도적인 CNS 질환 디지털 치료제 개발 및 상용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스마트 공정 도입해 생산성‧효율성 ‘두 마리 토끼’ 잡은 보령과 종근당

보령 충남 예산공장 전경. 사진=보령

한편 국내 제약업계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공정 시스템을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먼저 보령은 충남 예산공장을 생산, 포장에서 배송까지 원스톱 일괄체계로 구축한 전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된 스마트팩토리를 만들었다. 자체 통신 기능이 탑재된 설비들에 권한을 위임해 스스로 작동하는 제조환경을 구축하고,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들은 생산관리시스템과 전사적자원관리 등 생산‧경영분야 시스템과 연동해 공장 상황에 맞게 최적화돼 운영된다.

또 생산라인의 모듈화를 구축함으로서 생산 효율성도 높였다. 기존처럼 고정된 생산라인을 운영하면 다양한 제품 생산을 위해서 새로운 라인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등 생산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듈조립이 가능해지면 생산 라인에 유연성이 생겨 재조립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몇 분 만에 생산 모듈의 순서 및 다른 제품 생산모듈로 교체함으로써 생산량과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통해 보령의 예산 신생산단지는 규모 면에서 내용고형제는 8억7000만 정, 항암주사제는 600만 바이알, 물류 4000셀 등 기존 안산공장 보다 생산 및 물류 처리능력이 약 3배 증대됐다. 여기에 확장이 가능한 구조로 건설돼 고형제 5배, 항암제 3배, 타 제형 생산시설도 추가할 수 있어 향후 가동률을 더욱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수준의 하드웨어 및 품질을 확보해 해외 진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 6월 종근당은 메타버스 팩토리 구축사업 킥오프 회의를 진행했다. (사진 왼쪽 4번째부터 오른쪽으로) 안광현 스마트제조혁신단 단장, 황주영 종근당 이사, 이상호 임픽스 대표. 사진=종근당

최근 종근당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이 진행하는 ‘2023년 메타버스 팩토리 구축 지원사업’에서 국내 제약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팩토리 구축 지원기업으로 선정됐다.

‘메타버스 팩토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해 실제 공장과 동일한 쌍둥이 공장을 가상 공간에 구축하는 통합 가상 플랫폼이다.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장비와 메타버스 솔루션을 활용해 공간적 제약 없이 실제 생산 현장과 동일한 수준으로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종근당은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과 미국 식품의약품(FDA) 인증 등을 위한 핵심 요건 중 하나인 클린룸 관리를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진행하고, 원격 설비제어를 통해 교차 오염을 방지해 제품의 품질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생산 환경에 대한 최적 공정값을 AI로 분석해 메타버스 플랫폼에 구현하고 양방향 제어기술을 활용해 실제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한편, 천안공장의 기존 시스템과 상호 연계를 통해 문제해결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으로 공정, 설비, 품질관리를 통합한 가상 플랫폼을 구축해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1인 다 설비 구축으로 생산성 혁신을 추구하겠다는 게 종근당의 전략이다. 메타버스 팩토리의 현장 적용은 2024년 2분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 오송공장.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산하 오송공장의 품질 관리를 위해 주요 공정 데이터가 실시간 자동 저장되는 품질운영시스템 및 실험실관리시스템(LIMS), 제조실행시스템(MES), 전자문서관리시스템(EDMS) 등의 최첨단 IT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 모든 공정 디지털화를 통해 데이터가 우연히 또는 의도적으로 변조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확보해 최고의 의약품 품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웅제약 오송공장은 지난해 12월 ‘제48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스마트공장 부문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항혈소판제인 안플원 서방정의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사내 빅데이터 교육프로그램을 활용해 공정별 작업 시간을 분석하고, 머신러닝을 활용한 레이저 인쇄 기능 도입, 공정 검사 자동 샘플링 및 측정 시스템 적용 등의 개선점을 도출했다.

그 결과 스마트공장 수용도, 현상 파악 및 원인 분석, 개선 대책 수립 및 실시, 효과 파악과 표준화 및 사후관리 등 대부분의 심사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보건복지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위한 다양한 전략 추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사진=연합뉴스

디지털 헬스케어는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맞춤형 헬스케어 수요의 증가에 따라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진출 전부터 공공데이터의 제한적 개방과 표준화된 데이터 부족 등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회의(제5차 수출전략회의)에서 ‘첨단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방안’의 일환으로 ‘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고도화’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연구개발(R&D) 과제 등으로 수집·생산되는 데이터에 대해 개방·공유를 의무화하고, 건강보험 데이터의 안전한 개방·활용을 위한 지침 개정도 추진한다. EMR 데이터 표준화를 촉진하기 위해 맞춤형 인센티브 제공방안도 마련한다.

또 데이터의 민감성과 연구 수요를 균형 있게 고려해 유전자검사 및 가명처리 유전체 정보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가명정보 활용 연구 시 생명윤리위원회(IRB)의 심의 면제 절차를 간소화한다. 가명데이터의 수요·공급을 연계하는 중개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아울러 의약품, 의료기기 및 보건의료기술 등의 제품 및 서비스와 관련된 바이오헬스 업무가 부처별, 분야별, 단계별 칸막이로 가로막혀 정부 정책이 분절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지난 2월 보건복지부는 범부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발표한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을 계기로, 바이오헬스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국무총리 주재의 범정부 컨트롤타워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 설치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10월 17일 바이오헬스 산업을 육성하고 인공지능 기술,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과 바이오헬스와의 융‧복합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설치하는 대통령 훈령이 제정됐다.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보건복지부를 포함해 기획재정부,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특허청 및 질병관리청 등 12개 정부 부처의 장과 현장 및 학계 등의 민간전문가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범정부 합동으로 바이오헬스 기술개발, 제품화, 보험등재, 시장진출 등의 전주기 지원을 위한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심의할 방침이다.

황승현 보건복지부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이 미래먹거리 및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초석을 다질 수 있도록 민‧관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겠다”면서 “11월 중에 1차 회의를 개최해 시급한 안건부터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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