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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잡아라④] 미용성형부터 암 진단까지…중동 ‘파머징 마켓’ 진출하는 제약업계

메디톡스‧베르티스‧SK바이오팜‧대웅제약 등 중동 시장 진출… 정부차원서 식약처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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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0호 이윤수⁄ 2023.11.20 13:32:26

11월 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컴업 2023’에서 참관객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부스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흥 제약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과 중남미, 그리고 동남아 등의 국가들을 ‘제약(Pharma)’과 ‘신흥(Emerging)’이라는 글자를 합쳐 ‘파머징 마켓’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파머징 마켓에서도 최대 제약시장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손꼽히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서아시아 내에서 지리적으로 가장 큰 데다, 인구 약 3700만 명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중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약시장 예상 규모는 약 107억 달러(약 14조 원)로 GCC 국가 전체시장의 절반 이상(55%)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인구 증가로 인한 비전염성 질병의 증가와 정부의 헬스케어 집중 지원과 병원 및 보건소 신설 투자 등의 다양한 이유로 연평균 5.5% 이상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사우디 미용 시장 규모가 약 63억 달러(약 8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국가에 대한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보툴리눔 톡신, 필러 등 미용성형 분야의 중동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국내 제약사들도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신흥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사우디 시장 진출 중인 국내 제약사

지난 9월 1~2일 사우디 현지에서 열린 ‘뉴라미스’ 런칭 심포지엄에서 노형주 성형외과 전문의가 현지 피부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메디톡스

먼저 메디톡스는 2020년부터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으로 동남아를 대표하는 이슬람 국가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진출에 성공하는 등 이슬람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두바이 국제 피부미용·레이저 컨퍼런스 및 전시회 2023’에 참가한 데 이어, 4월에는 사우디 식약청(SFDA)으로부터 ‘뉴라미스’의 품목허가를 승인받아 현지 제품 테스트를 거쳐 지난 8월부터 판매를 개시했다.

또한 9월에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와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제다에서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의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우디 현지 피부과 의사 200여명을 대상으로 UAE 아부다비 헬스포인트 병원(Healthpoint Hospital)의 노형주 성형외과 전문의가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강연에 나서 ‘뉴라미스’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수출명: 시악스)’의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소개했다.

메디톡스는 사우디 현지 파트너사 아미코 그룹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뉴라미스의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계획이다.

사우디 출시 2년 만에 톡신 시장 점유율을 25% 이상 확보하며 뛰어난 영업력을 입증한 바 있는 메디톡스는 현지에서 ‘메디톡신’을 통해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를 십분 활용해 뉴라미스를 단기간 내 사우디 대표 필러로 성장시키는 한편, 메디톡신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사우디백스 CI와 베르티스 CI. 사진=베르티스

베르티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생명공학 기업 사우디백스(SaudiVax inc)와 유방암 조기 진단 혈액검사 ‘마스토체크’ 프로모션 및 판매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양사는 췌장암 조기 진단 혈액검사 등 베르티스가 개발 완료한 품목에 대해 향후 국내 상용화와 함께 중동 7개국에서 동시 출시하기로 협의했다. 이 계약은 지난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과 사우디 경제사절단 방문 계기로 체결됐다.

마스토체크는 유방암을 조기에 간편하게 스크리닝할 수 있는 혈액검사법이다. 혈액 내 유방암과 밀접한 관련을 보이는 3가지 종류의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측정한 정량값을 특허받은 고유의 알고리즘에 대입해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

아울러 사우디백스는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 7개국에 마스토체크의 영업과 마케팅을 수행하고 향후 해당 국가 내 의료기관에서 검사 판매 시 혈액 검체 수집 및 배송을 담당한다. 베르티스는 검체를 분석해 검사 결과를 전달하며, 규제 기관 승인, 마케팅, 의료진 교육 및 환자 대상 정보 제공 등 마스토체크 영업 및 마케팅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한다.

 

SK바이오팜 CI. 사진=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지난 8월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포괄하는 시장인 MENA 지역 내 상업화를 위해 히크마(Hikma MENA FZE)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로 북미, 유럽, 아시아, 남미 대륙 진출에 이어 MENA 지역까지 상업화 계약을 맺으며 전 세계 대부분의 시장에 진출했다. 이로써 대표적인 파머징 마켓인 MENA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MENA 지역의 뇌전증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 SK바이오팜은 히크마와 함께 세노바메이트 지역 총괄 계약 외에도 향후 MENA 지역에 출시하는 제품에 대해 히크마에 우선 협상권을 부여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MENA 시장의 가치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자체 개발 신약으로 글로벌 시장 도전

대웅제약 CI. 사진=대웅제약

대웅제약은 자체 개발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 펙수클루, 엔블로 등 자체개발 신약으로 중동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나서고 있다.

대웅제약 국산 1호 SGLT-2 억제제 신약 엔블로는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출시 3개월 만에 주요 종합병원에 랜딩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해 지난 8월에는 중동 최대 당뇨병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 품목허가신청서를 제출하며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 ‘K-톡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나보타 역시 지난 8월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20억 명에 이르는 무슬림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더불어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출시 후 누적 매출 550억 원대를 달성하며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도약 중이다. 펙수클루는 위식도역류질환 약제 중 가장 긴 9시간 반감기를 강점으로 글로벌 시장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미 지역 최대 시장 멕시코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하며 허가 국가를 4개로 늘렸으며, 지난 7월에는 필리핀에서 정식 출시되며 글로벌 수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대웅제약은 불확실성이 큰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도 자체 개발 품목의 지속적인 성장, 나보타의 국내외 사업 확대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다”며 “앞으로도 신규 파이프라인 강화와 꾸준한 R&D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K-대표 헬스케어 그룹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 사우디 규제기관과 협력 추진… 중동시장 지원 나선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0월 22일(현지 시각)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열린 한·사우디 협정 및 MOU 서명·교환식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식품 및 의료제품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한 뒤 사우디 보건부 장관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계기로 정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인 수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사우디 식·의약 규제기관(SFDA)과 식품·의료제품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를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10월 22일 체결했다.

양해각서의 주요 내용은 식품·의료제품 분야 규제 체계, 과학적 평가 등 정보 교환 공동연구, 교육, 정례회의 등 교류 추진 공동 세미나·워크숍 개최 등이다. 식·의약 허가·관리, 의료제품 공급, 인공지능·바이오 등 혁신기술 분야 규제와 행정절차 관련 교환·협력으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첨단 산업 분야 전략적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식약처는 사우디 SFDA와 양해각서를 체결함에 따라 양국이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넓혀 나가는 계기가 되고, 식의약 이슈 발생 시 국제무대에서 긴밀한 협력과 공동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향후 우리 기업의 중동지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식약처와 SFDA는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AI(인공지능)·디지털 등 첨단 기술 바이오헬스 분야 협력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향후 세부적인 협력 방안을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작년 7월 정부에서 발표한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 국가로 도약’이라는 국정과제의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FDA), 유럽(EU)의 식품안전총국(DG SANTE) 및 무역사무국(DG Trade)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번 사우디와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중동의 다른 규제기관들과 다각적 협력관계를 모색·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의약품 안전망을 더욱 견고히 하는 한편 식·의약 규제시스템과 글로벌 진출 지원 시스템을 혁신하고 국제협력을 강화하여 우수한 K-식품‧의료제품이 해외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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