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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마케팅②] ‘어른이 놀이터’ 주류 팝업스토어, 1년 내내 ‘북새통’

오비맥주, ‘한맥 거품도원’으로 환상거품 홍보… 하이트진로, 홍콩에도 ‘진로’ 팝업매장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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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61호 김응구⁄ 2023.12.05 11:45:32

오비맥주는 ‘한맥’의 팝업스토어 ‘한맥 거품도원’을 운영 중이다. 11월 서울 강남과 여의도에 이어 12월에는 스타필드 하남과 고양에서 이어간다. ‘어른이 놀이터’의 좋은 모델이다. 사진=오비맥주

생각해보면 현재 주류업계만큼 활발히 ‘어른이 마케팅’을 펼치는 곳도 없다. ‘어른이 놀이터’로 소문난 팝업스토어 하나만으로도 얘깃거리는 충분하다. 술은 성인만 마실 수 있고, 굿즈(goods)는 최근 가장 핫한 소품 중 하나다. 이 두 가지가 만났으니 더 말해 무엇할까.

‘어른이 놀이터’ 이전에 ‘어른이 놀이’를 잠깐 얘기해보자. 이젠 웬만한 아이템으론 눈길 끌기조차 쉽지 않다. 성의는 고맙지만 ‘예쁜 쓰레기’였던 빤한 굿즈는 이제 실용적이고 호기심 가득한 아이템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먼저, ‘칭따오’가 지난 추석 즈음 선보였던 미니 화로(火爐) 패키지는 그야말로 어른이 굿즈의 정점이다. 이 패키지는 칭따오 라거 500㎖ 캔 6개와 미니 화로 하나로 구성됐다. 본격적인 캠핑 시즌을 앞두고 내놓은 데다 퀄리티마저 좋아 소비자들이 열렬히 환호했다.

1~2인용 조리에 알맞은 작은 크기, 설치가 간편한 접이식, 심플하게 구성한 화로·석쇠와 전용 가방으로 휴대성과 실용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을 얻었다. 온라인에선 “캠핑하는 사람들에게 제격” “가성비와 가심비를 모두 잡았다” “꼬치류는 물론 간단한 구이류에도 좋을 듯” “품질까지 좋은 굿즈”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롯데칠성음료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굿즈로 눈길을 끌었다. 역시 지난 추석 전에 ‘별빛 청하 스파클링’ 295㎖ 4병과 주령구(酒令具)를 함께 묶은 기획 패키지를 선보였다. 주령구는 통일신라 시절의 풍류를 엿볼 수 있는 14면체 주사위다. 각 면(面)에는 재밌는 벌칙이 적혀있다. 명절을 앞두고 전통 유물을 재해석한 굿즈를 내놓아 관심을 모으려는 전략이었다.

미국 버번위스키 짐빔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글로썸과 협업한 캔들을 한정 출시했다. 글로썸의 항균·탈취·살균겔 ‘오프스멜’에 짐빔 위스키·하이볼 디자인으로 리패키징(재포장)한 제품을 선보여 MZ세대의 인기템으로 등극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9월 ‘한맥’의 팝업매장인 ‘스무스 하우스’를 서울 강남, 인천 연수구, 광주 동구, 부산 부산진구 등 네 곳에서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진은 광주의 매장. 사진=오비맥주

‘어른이 마케팅’의 끝판왕, 주류 팝업스토어

 

누가 뭐라 해도 어른이 마케팅의 끝판은 팝업스토어다. 이 때문에 주류기업들은 앞다퉈 팝업 매장을 오픈하고 마니아 끌어모으기에 한창이다. 한 곳이 사라지는가 하면 다른 곳에 또 하나가 들어선다. 1년 365일 쉬지 않는다. 주종(酒種)도 위스키, 맥주, 소주 가리지 않는다. 겨울이라고 팝업스토어가 멈출 리 없다. 어른들의 놀이터는 사계절 계속된다.

‘한맥 거품도원’에는 환상거품을 연상케 하는 몽환적인 구름 모양의 포토존이 인기다. 사진=오비맥주

오비맥주, ‘환상거품’ 앞세운 ‘한맥 거품도원’ 잇따라 오픈

 

오비맥주는 최근 ‘한맥’의 ‘환상거품’을 전면에 내세운 팝업스토어 ‘한맥 거품도원(桃源)’을 운영 중이다. 11월 6~12일 서울 강남 코엑스 메가박스를 시작으로 17~26일에는 여의도 IFC몰에서 팝업스토어를 이어갔다. 12월에는 장소를 스타필드로 옮겼다. 1~3일 스타필드 하남에서의 성공적인 운영에 이어 8일부터 10일까지는 스타필드 고양에 차린다. 이 중 코엑스 메가박스와 여의도 IFC몰에는 1만5000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어른이들에겐 영하의 날씨 따윈 애초 고려 대상이 아니다. ‘타는 목마름’으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 다닌다.

오비맥주는 지난 3월 거품 지속력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업그레이드해 리뉴얼한 한맥을 출시했다. 8월에는 가수 겸 배우 수지를 광고 모델로 낙점하고 여러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이번 팝업스토어 역시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름부터가 거창하다. 거품도원으로 이름 지었다. 거품이 환상적이라고 입 아프게 떠들어봐야 소비자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일. 아예 판을 깔아놓고 이를 직접 경험토록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면서 소비자에게 좀 더 바짝 다가가겠다는 것이다.

인테리어는 무릉도원 콘셉트에 맞게 꾸몄다. 역시나 환상적이고 부드러운 거품에서 힌트를 얻었다. 무엇보다 신전(神殿)을 연상케 하는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몽환적인 구름 포토존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그렇듯 시각과 촉각으로 부드러움을 느끼게 한다.

현장에는 어른이들이 신날 만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그중 전국 50곳의 업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한맥 더블 드래프트 생맥주 체험존이 가장 눈에 띈다. 거품 양이 20~30%가량으로 부드러운 한맥 버전, 거품 양을 반으로 늘린 반반 버전, 90%로 대폭 늘려 밀도 높은 거품을 자랑하는 도원 버전 등 다양한 버전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특히, 환상거품 증강현실(AR) 필터를 활용한 소셜미디어 인증샷 이벤트 같은 체험형 콘텐트도 경험할 수 있다.

오비맥주 한맥 브랜드 매니저는 “한맥의 부드러운 거품이 선사하는 환상적인 경험을 소비자가 오감으로 느끼도록 한맥 거품도원 팝업스토어를 12월 중순까지 운영한다”며 “한맥이 준비한 특별한 공간에 방문해 일상 속 부드러운 휴식을 잔뜩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 서울 성수동, 재작년과 올해 강남역 근처에 ‘두껍상회’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주류업계의 대표 팝업스토어로 우뚝 섰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팝업스토어, 이제 한국 넘어 해외로 진출

 

하이트진로의 ‘두껍상회’는 인기 검증을 끝낸 팝업스토어다. 2020년 8월 서울 성수동에 처음 오픈했을 당시 1만 명 넘게 끌어모았을 정도로 ‘대박’을 쳤다. 다음 해 11월엔 장소를 강남역 근처로 옮겨 역시 크게 히트시켰다. 이어 올해 1월에도 강남 그 자리에 또다시 문을 열어 두꺼비 마니아들을 잔뜩 흥분시켰다.

재작년 팝업이 ‘어른이 문방구’ 콘셉트였다면 올해는 체험형 콘텐츠로 꾸민 ‘어른이 놀이터’로 한층 진화했다. 놀거리를 잔뜩 만들어놓고 맘껏 즐기도록 했다. 골프 퍼팅 게임, 두더지가 아닌 두꺼비 잡기 게임, 스트레스 샌드백 치기 등은 물론 에어 하키, 풋 볼링, 농구, 룰렛 등 다양하게 갖춰놓고 참여를 이끌었다.

예나 지금이나 ‘쏘맥자격증’ 인기는 여전했다. ‘진로’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한 후 ‘쏘맥’ 관련 퀴즈 4개 중 3개를 맞추면 자격증을 발급해주는 건데, 관람객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아주 많을 땐 대기시간만 180분이 넘었다는 한 블로거의 말이 실감 났을 정도다.

하이트진로의 팝업스토어는 홍콩에도 진출했다. 지난 10월 코즈웨이베이에 ‘진로 테마 스토어’를 오픈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두꺼비는 홍콩으로도 진출했다. 지난 10월 코즈웨이베이(Causeway Bay)에 ‘진로(JINRO)’의 팝업스토어 ‘진로 테마 스토어’를 오픈해 지금까지 운영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 방문자 수만 2만 명이 넘었다. 홍콩 인기 SNS인 ‘샤오홍슈’에도 다양한 방문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 팝업스토어는 하이트진로가 홍콩 MZ세대와 접점 기회를 넓히고, 아울러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하고자 기획했다. 여기선 참이슬, 과일리큐르, 하이트제로 등 하이트진로의 모든 주류·음료 18종을 시음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바텐더가 직접 개발한 레몬티, 모히또 같은 소주 칵테일 8종도 즐길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플로렌스 퐁(33) 씨는 “소주를 활용한 레몬티 칵테일이 가장 인상 깊었고, 두꺼비 캐릭터 명화를 구경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다음 퇴근길에 다시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황정호 총괄 전무는 “하이트진로는 해외 소비자를 위해 즐거움과 재미 요소를 강조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2024년에도 소주가 전 세계인의 대중 술로 거듭나도록 소통 채널 다양화 등 전략적 홍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캐릭터 두꺼비를 활용해 중소기업과 여러 제품을 개발·유통한다. 사진은 냉장고 전문회사와 함께 개발한 두꺼비 냉장고. 이후 펀딩을 진행해 지난해 여름 3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사진=하이트진로

사실은 짠한 어른이 놀이터, 그러니 계속 이어져야

 

놀 만한 곳이 마땅찮은 건 어른도 마찬가지다. 딱히 쉴 만한 공간이 없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도 쉽지 않다. 나보단 가족이 우선이어야 하고, 회사 업무에 더 많이 집중해야 한다. 잠깐의 시간이 허락돼도 심신의 피로가 침대나 소파로 이끈다.

놀아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놀아야 한다. 주류 팝업스토어에 어른이들이 몰리는 이유다. 거기선 옛날의 나를 발견한다. 추억이 반갑다. 생맥주나 칵테일 한두 잔 정도야 피로회복제다. 굿즈 하나 정돈 눈치 보지 않고 살 수 있다.

사실, 알고 보면 즐거운 듯 짠한 놀이터다. 그래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어른이들은 이곳에서 활력을 얻는다. 심기일전한다. 그러면서 내일을 또 산다. 그러니 주류 팝업스토어는 언제나 환영이다.


<문화경제 김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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