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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하반기 금리 인하 예단 어려워”

“소비자물가 2.3% 여부에 연내 인하 달려… 사과값 금리로 해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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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한원석⁄ 2024.04.12 16:18:27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한은) 총재가 올해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혀 사실상 연내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간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이창용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6개월 (전망) 시점으로 말씀드리면 금통위원 모두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예상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농산물과 유가 등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에 하반기로 들어가기 전에 2.3%로 가는지 여부에 따라 금리 인하가 결정된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앞서 이 총재는 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상반기 내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5월 경제전망에 나온 숫자를 보고 (그 이후를) 판단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의 금리 전망을 묻는 질문에 “지난 2월과 같이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후에도 기준금리 3.5%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면서 “1명은 3.5%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는 견해였다”고 답했다.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물가 중에 어디에 방점을 두고 있느냐에 대해 이 총재는 “그동안 근원물가와 헤드라인 물가가 거의 같이 움직였는데, 본격적으로 차별화하고 있어 어떤 것에 더 무게를 두고 고려하는 지는 한마디로 얘기하기 어렵다”면서 “근원물가는 예측대로 계속 둔화되고 있는데, 2개월 정도 농산물 가격과 유가가 다시 올라가면서 물가 예측에 불확실성이 좀 더 커진 상황이어서, 한 두 달 더 헤드라인 물가가 예상대로 움직이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물가와 관련해 모두 발언에서 “3월 근원물가 상승률이 2.4%로 낮아지고 다른 물가지표들도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과 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월과 같은 3.1% 수준을 나타냈고 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3.2%로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근원물가 상승률은 금년 말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과 국제유가의 움직임, 농산물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국내 경기와 물가가 당초 전망대로 흘러갈지는 5월 전망에서 조금 더 정확히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는 점을 고려해 물가 상승률 목표를 2%보다 아래로 낮추는 것은 고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물가 수준이 높기 때문에 물가 상승률을 한동안 낮게 유지하는 ‘에버리지 인플레이션 타겟팅(average inflation targeting)’은 경기 변화를 후행하게 돼서 오히려 더 변동성을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우리는 농산물과 주택 등 물가 수준이 높고, 전기료와 교통요금 등 유틸리티 부문은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곤혹스러운 점은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이 높은 것은 기후변화 등이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농산물이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인데, 최근 2∼3개월 CPI 오른 것의 30% 정도가 농산물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과실이 CPI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지만, 최근엔 18% 정도 영향을 미쳤다.

이 총재는 “재배 면적을 늘렸는데 기후가 좋아서 농산물 생산이 늘어나면 가격이 폭락해 생산자는 어려워지고 또 재정을 보조해야 한다”면서 “반면 기후가 나빠지면 재배 면적이 크더라도 생산량이 줄어들고 또 보조금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많은 분이 유통을 개선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후변화 때문에 생산량이 줄면 유통을 아무리 개선해도 한계가 있다”면서 “기후변화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국민의 합의점이 어디인지 생각할 시점”이라고 화두를 던졌다.

<문화경제 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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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한국은행  기준금리  하반기 인하  사과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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