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아트센터는 젊은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 ‘두산아트랩 공연 2025’를 다음달 22일까지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두산아트랩’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40세 이하 예술가 8팀을 매주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이무기 프로젝트 ▲본주 ▲이경헌이 무대를 선보였다. 이달부터는 ▲조윤지×김승민 ▲윤소희 ▲이수민 ▲배소현×김시락×최수진 ▲원인진이 차례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달리, 갈라 기획전’(2월 20~22일)은 장르의 한계를 넘어선 실험을 선보인다. 작품은 전시와 뮤지컬 형식의 경계가 모호한 공연으로 살바도르 달리와 뮤즈이자 연인이었던 갈라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조윤지와 김승민은 극장 전체를 전시장과 무대로 구성하는 공간적·연출적 실험을 시도한다. 관객은 전시를 관람하기도 하고, 자유롭게 이동하며 공연을 관람하기도 하는 등 이야기와 능동적으로 소통하게 된다. 조윤지와 김승민은 뮤지컬 ‘실비아, 살다’, ‘키키의 경계성 인격장애 다이어리’ 등의 작품으로 호흡을 맞췄으며 개인의 이야기들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구현하는 작업을 지향한다.
▲‘물과 뼈의 시간’(3월 13~15일)은 배소현, 김시락, 최수진이 각기 다른 감각 체계로 바라본 세상을 극장의 무대로 옮겨온다. 이들은 폭력과 참사, 전쟁이 존재를 침식하고 있는 현재를 돌아보며 사라져 가는 존재들을 감각한다. 배소현은 공연 창작자로 글을 쓰고 무대에 서며 연출 작업을 선보여 왔다. 김시락은 눈 대신 온몸으로 세상을 만나는 다원예술 창작자이며, 최수진은 배우이자 연극 창작자로 몸을 중심으로 세상을 감각한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길고 긴 사이’(2월 27일~3월 1일)는 지구 멸망을 앞둔 어느 날, 피난 우주선에 타지 못하고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기약 없는 멸망을 기다리며 남겨진 사람들은 ‘먼저 온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헤매는 사람들은 ‘반복되는 과거’를 이야기한다. 윤소희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작업을 만들며 보편적 시간과는 다른 시간성을 가진 이야기에 주목한다.
▲‘변두리 소녀 마리의 자본론’(3월 20~22일)은 이윤 추구와 경쟁으로 가득한 자본주의의 한계를 통해 상생하는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돌아본다. 작품은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하는 연극 창작자 마리와 일본 시골 변방의 작은 시골빵집 주인 이타루의 삶을 교차로 보여준다. 원인진은 지금까지 한국 사회 속 편견과 혐오를 다룬 작품을 선보였으며 국가와 사회 안에서 개인의 존엄성이 쉽게 부정되는 구조에 주목한다.
▲‘안젤리나 졸리 따라잡기’(3월 6~8일)는 가슴을 잃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암을 앓고도 ‘재건’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가슴의 본질과 의미, 그것에 덧씌워진 사회적 통념에 대해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수민은 동시대 여성들의 몸에 가해지는 유·무형적인 억압과 해방에 관심을 두고 작업해 왔다. 히잡 착용을 둘러싼 이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 ‘나자닌을 위한 인터뷰’로 2022년 제12회 벽산예술상 희곡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태원 트랜스젠더-클럽 2F’(1월 9~11일/8월 예정)은 1970년대부터 발전해온 이태원 트랜스젠더 클럽의 공연예술과 성노동자 트랜스젠더 여성의 생애를 다룬 작품이다. 실제 트랜스젠더 창작자의 목소리를 통해 애환이 어우러진 그들의 무대와 삶을 들여다봤다. 이무기 프로젝트는 ‘이태원은 무엇일까 기록하기’라는 이름으로 이태원 지역 트랜스젠더 성노동자 커뮤니티 역사를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태원 트랜스젠더-클럽 2F는 오는 8월 정식 공연으로도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8월, 카메군과 모토야스 강을 건넌 기록’(1월 16~18일)은 열세 살 어린이 기자 이래의 그림일기를 따라가며 과거와 현재의 폭력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이래는 원폭 투하로 인한 한국인 영령을 기리기 위해 일본에 세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 이전 기공식에서 거북이 조각상 카메군을 만나 전쟁의 낯선 이야기를 듣는다. 본주는 극단 생존자프로젝트 대표로 ‘생존’의 의미를 다면에서 바라보고 폭력과 기억에 대해 탐색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공동창작 실패 다큐멘터리: 생존자프로젝트는 생존할 수 있을까’로 제61회 동아연극상 신인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감정 연습’(1월 23~25일)은 무게중심이 과거에 있는 두 인물이 서로를 통해 현재에 도착하는 과정을 이야기한 작품이다. 독서 동아리 대표 여작은 폐암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면서 공공도서관 사서 성주와 단둘이 마지막 독서모임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여작과 성주는 서로를 통해 각자의 과거를 마주하며 현재의 나를 오롯하게 바라보게 된다. 이경헌은 자살 사별자의 연대를 다룬 전작 ‘서재 결혼 시키기’에 이어, 이 작품에서 과연 연대의 조건은 무엇인지 이야기했다.
한편 두산아트랩은 공연‧시각 예술 분야의 젊은 예술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두산아트랩 공연’은 2010년부터 15년째 공연 예술 분야의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이 잠재력 있는 작품을 실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왔으며 지금까지 101개팀의 예술가를 소개했다. 매년 정기 공모로 서류 심사 및 개별 인터뷰를 통해 선정한다. 선정된 예술가에게는 작품 개발비(1000만 원)와 발표장소, 무대기술, 부대장비, 연습실과 홍보마케팅을 지원한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