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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방패’ 한국형 이지스함 세종대왕함 진수

동시 추적 1000개·4단계 방어 시스템 갖춰… 운용인력과 지원 세력 구축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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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0호 ⁄ 2007.07.02 14:05:00

‘꿈의 전투함’이라 불리는 한국형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지난 25일 마침내 그 위용을 드러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神)의 방패를 뜻하는 이지스는 말 그대로 한국 해군의 위상이 자함 방공(개개의 함정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수준, KDX-1 광개토대왕함 급)과 구역방공(일정한 구역을 적의 대함미사일이나 항공기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수준, KDX-2 충무공 이순신 급)을 훌쩍 뛰어넘어, 함대방공(함대 전체의 방공망을 책임지는 수준, KDX-3 세종대왕 급)으로까지 발전했음을 의미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세종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해 “우리가 힘을 가지고 있더라도 스스로 힘을 함부로 쓰지 않으면 평화를 유지할 수 있고, 아무리 평화를 지키고자 해도 스스로 평화를 지킬 능력이 없으면 평화를 유지할 수가 없다”고 세종대왕함의 진수를 높이 평가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날 역사에서 우리가 얻었던 경험대로 이제 우리 스스로를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춰가야 한다”며 “가장 상징적인 전투능력이 오늘 이 이지스로 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한 “앞으로 해군력뿐만이 아니라 모든 영역의 전투력에 있어서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확실하게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며 “전쟁을 확실하게 억제할 수 있는 광의의 방위력을 확고하게 갖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의 이러한 평가 외에도, 현대 해양 전략에서 이지스함의 가치는 일본이 최근 미국에서 구매를 추진 중인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가 공중에서 갖는 전략적 가치와 비교해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다. ■ 동시 추적 1000개, 4단계 방어 시스템 갖춰 특히 세종대왕함의 진수로 한국은 미국과 일본 등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이지스함을 보유하는 국가가 됐다. 노르웨이와 스페인도 소형 이지스급 전투함(4600t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성능과 규모 면에서 한국형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는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국방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세종대왕함은 세계 각국이 보유한 이지스함 가운데서도 성능 면에서 가장 앞선 최신형이다. 세종대왕함의 다기능 레이더(SPY-1D)와 슈퍼컴퓨터는 배 안에 장착된 함대 방공미사일과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 등을 통제, 강력한 전투임무를 수행한다. 함교 벽면에 부착된 4개의 SPY-1D 레이더에는 각각 4350개의 잠자리 눈과 같은 개별 레이더가 있어 1000㎞ 밖에서 날아오는 전투기와 탄도미사일 등 표적 900여 개를 동시에 포착할 수 있다. 이 레이더는 함의 전후에 설치된 수직발사대를 통해 128발의 함대공 미사일과 한국형 토마호크, 대잠미사일을 유도한다. 세종대왕함의 자체 방어 능력도 막강하다. 세종대왕함의 방어 시스템은 크게 4단계로 구성돼 있다. 적함이나 적기에서 세종대왕함을 노리고 함대함 미사일이나 공대함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먼저 중거리 함대 방공미사일인 SM-2(스탠더드 2)가 요격을 시도한다. 이 첫 번째 요격에서 살아남은 대함 미사일은 단거리 방공미사일인 시스페로우가 요격한다. 그 후에도 미사일이 계속 접근할 경우, 램(RAM) 미사일이 날아가 요격한다. 또 램 미사일이 요격에 실패할 경우 마지막 방어선으로 분당 4200발의 발사 속도를 자랑하는 근접 방어 기관포인 ‘골키퍼’가 최후 방어선을 친다. 레이더나 적외선 추적 식인 미사일의 추적 시커를 속이기 위한 플레어(알루미늄 호일)도 빠짐없이 갖추고 있다. ■ 탁월한 전쟁억지력, 대양 기동전단의 핵심 구실도 기대 이지스함의 건조와 진수로 한국 해군의 작전 개념이 바뀌게 되는 등 전쟁 억지력에 엄청난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남북 간에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지상에 조밀한 방공망이 구축돼 있다. 남북한 모두 이 방공망 때문에 유사시 육지로 기습공격을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공격은 바다를 통한 우회공격이 가능할 뿐이다. 이지스함이 동해와 서해를 지키고 있는 한 해상을 통한 북한군 공군의 공격은 어려워져 엄청난 전쟁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다. 또 세종대왕함은 최대 1054㎞ 떨어져 있는 항공기나 미사일을 탐지할 수 있고 동시에 1000여개의 목표물을 추적할 수 있다. 보급 없이 30일 정도의 작전이 가능한 것도 자랑거리 중 하나다. 또 파고 14m의 큰 파도에 견딜 수 있고 경항공모함인 대형수송함(LPX)이나 항모의 핵심 호위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속도는 최대 30노트(55.5km)며 항속거리는 1만㎞이다. 세종대왕함의 가장 핵심적인 체계는 이지스(Aegis)라 불리는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 미사일 및 발사체계 그리고 컴퓨터 자동처리 시스템이 연동되는 전투체계다. 함대공·대유도탄방어·함대함 유도탄과 장거리 대잠어뢰, 경어뢰 등 근접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Goal Keeper), 127㎜ 함포 등을 장착하고 있다. 또 대잠 및 구조용 헬기 2대가 탑재되며 승조원은 300명(장교 24명, 부사관 163명, 병사 113명)이다. 한꺼번에 대함 미사일 15발을 쏠 수 있고, 항공기는 17대를 상대로 싸울 수 있다. 이지스함은 특히 공중에 비행중인 탄도유도탄까지 탐지, 추적할 수 있다. 세종대왕함에는 현재 일본이 보유 중인 5척의 이지스함보다 32~38발 더 많은 미사일이 탑재될 예정이다. 특히 500㎞ 이상 떨어져 있는 지상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는 국산 함대지 크루즈(순항) 미사일 ‘천룡(天龍)’ 32발과 국산 장거리 대잠 미사일 ‘홍상어’(사정거리 19㎞ 이상) 16발도 탑재될 계획이다. 반면 일본 이지스함에는 함대지 크루즈 미사일이 없다. 당초 KDX-3(세종대왕함 급) 사업은 2020년까지 3개 전단으로 구성되는 기동전단에 각각 2척씩 배치돼, 모두 6척의 KDX Ⅲ급 이지스함을 보유할 예정이었으나, 2005년 발표된 ‘국방개혁 비전 2020’ 프로그램에 따라 3척으로 축소됐다. 게다가 외환 위기로 사업 착수가 2년 연기됐고, 2003년 말에야 기본설계를 마칠 수 있었다. 그러나 북한의 공군력을 제압하려면 동해와 서해 각 2척씩 모두 4척이 필요하며, 적 탄도탄과 전투기를 동시에 상대하려면 2척이 1조를 이뤄야 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이다.

세종대왕함이 진수되기 전, 한국형 이지스 구축함 1번함을 ‘세종대왕함’이라 이름 붙인 것을 두고 여러 가지 비판이 제기됐었다. ‘향후 도입 예정인 한국형 중형 항공모함에 쓸 이름을 왜 구축함에 붙이느냐’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 같은 논쟁은 KDX-2 급인 충무공이순신함의 건조 과정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이에 대해 해군 측은 “이지스함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파견 등 국제적으로 그 함명이 빈번하게 등장할 것을 감안해 국민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고 있는 성군(聖君)등 위인의 이름을 부여키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해군은 또 “세종대왕은 국민적 호감도가 가장 높은 인물”이라며 “향후 항모를 보유하게 된다면 이미 대형 상륙함에 독도함 등이 함명으로 사용되는 만큼, ‘고구려’, ‘발해’ 같은 웅대한 대륙국가의 이름이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대왕함은 유지비용 역시 국내 최대다. 미국의 경우 7600t급 이지스함 1척을 운영하는 데 연간 300억 원의 유지비용이 든다. 따라서 세종대왕함 건조를 위한 연구개발비를 대략 1000여억 원으로 계산할 때 우리 군이 연간 장비유지예산으로 개발비의 4%를 책정하는 관행을 감안하면 세종대왕함의 연간 유비지용은 최소 40억 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 ‘꿈의 전투기’와 ‘꿈의 전투함’이 맞붙는다면? 지난 5월 25일 세종대왕함의 진수식이 열린 울산 현대중공업에는 ‘창과 방패’의 가상전투를 둘러싸고 군사 마니아들 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각 언론의 기사에 따르면, 이지스함 진수식을 보기위해 현대중공업을 찾은 ‘자주국방 네트워크’ 열혈 회원 8명이 F22와 이지스함의 성능을 토대로 내린 결론은 “F22 랩터 1개 비행대대(약 20대) 정도면 세종대왕함이 너끈히 격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은 2015년 말 경 미 의회의 F22 랩터 해외판매 금지 기한이 해제되면서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F22 100대 도입 첫 단계로 20대의 1개 비행대대를 도입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이때까지 한국은 세종대왕함을 포함해 모두 이지스함 3척이 실전에 배치돼 있다는 전제 하에, 이들은 독도 수역 조사를 둘러싼 한·일간 해묵은 분쟁이 재연됐다고 가정했다. 일본은 F22 랩터의 성능을 시험할 겸 1개 비행대대로 무력시위를 벌인다. 그러자 독도 인근 동해 수역을 감시하던 세종대왕함의 강력한 이지스 레이더 SPY-1D는 이지스함 전방 60~70㎞에 접근해온 F22랩터를 식별해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다는 F22의 강력한 스텔스 성능도 이지스 레이더 앞에는 무용지물. 이때까지 F22의 강력한 위상배열 레이더(AESA)는 이지스함을 발견하지 못했다. 참고로 F22는 40㎞ 전방에 이르러서야 이지스함 식별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대왕함은 F22 비행대대를 식별하자마자 90발이 적재된 함대공 미사일 SM-2 블록ⅢB를 순식간에 발사한다. 이지스의 미사일 명중률은 90% 이상을 자랑한다. F22 랩터 편대는 이지스앞에서 맥을 못추고 궤멸된다. F22 랩터는 장거리 정밀폭격용 공대지 및 공대공 미사일이 주무기이다. 공대지 미사일인 J-DAM으로 대함 공격이 가능하지만 정확도는 크게 떨어지고, 대함미사일을 장착할 경우 스텔스 기능은 사라진다. 대당 가격 2억 달러(약1860억 원)인 F22랩터와 척당 가격 1조원인 이지스함의 가격차이가 성능 차이로 나타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자주국방 네트워크 신인균 사무처장은 “F22 랩터와의 가상전투에서 이지스함의 위력이 발휘된다”면서 “그러나 F22 대수가 늘어나거나 F22가 일본의 최신형 이지스함의 도움을 받을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도됐다. ■ 운용인력 양성, 지원 세력 구축이 급선무 그러나 세종대왕함의 이러한 막강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건조비가 1조원에 달하는 고가 첨단 무기인 탓에 막대한 운용 유지비용뿐 아니라 고도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정비인력도 필요하다는 게 우선 고민된다. 또 현재 한 척뿐인 이지스함에서 장비가 고장이 난다면 다른 함정의 것을 빼다 정비하는 속칭 ‘돌려막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제조국에서 사와야 한다. 해군의 한 고위 관계자도 “운용 유지 및 보수 등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세종대왕함을 운용할 인력의 교육 훈련 역시 우리 해군의 고민거리다. 이지스함의 핵심인 ‘이지스 전투체계’에 대한 교육은 일정 기간 미국의 제작사에서 받아야 한다. 장비운용 인력의 교육·훈련 체계 확립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하고 있다. 이지스함을 지원할 해상 세력을 확보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이지스구축함 한 척이 움직이는 데 군수지원함·잠수함·호위함 등이 함께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아무리 공격 및 방어 능력이 우수한 이지스함이라도 혼자서 적함을 상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1만4천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충무공이순신함(4천200t급),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등으로 기동전단을 편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앞서가는 일본, 쫓아오는 중국 그렇다면 주변국의 상황은 어떨까. 실질적인 세계 2위의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일본은 7200t급(공고 급) 이지스함 4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7700t급(아타고 급) 신형 이지스함 한 척을 건조한 데 이어 3척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일본 해상자위대는 헬기 탑재가 가능한 1만3500t급 구축함 4척도 건조중이다. 특히 이들 구축함은 유사시 경항공모함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아직 본격적인 이지스함 도입이나 건조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다만, 중국은 러시아에서 도입한 7900t급(소브레멘니 급) 구축함 4척을 보유하고 있고, 현재 7000t급(뤼하이 급) 최신구축함 4척을 독자기술로 개발해 추가 건조하고 있다. 이 중 세종대왕함의 호적수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이 일본의 신형 이지스함인 아타고 급이다. 이 신형 이지스함은 세종대왕함과 비교할 때, 레이더가 설치된 함교가 세종대왕함보다 지상에서 높이 설치돼 탐지거리가 훨씬 뛰어나다는 게 주된 평가다. 또 일본의 새 이지스함은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MD)의 일환으로 탄도탄 요격이 가능한 SM3 미사일을 장착하지만, 우리의 세종대왕함은 아직 탄도탄 요격 능력이 없다. 아타고 급은 중형급 대잠헬기 SH 60K를 탑재하고 한국보다 뛰어난 최신형 소나를 탑재해 중소형 대잠헬기 슈퍼링크를 탑재하는 세종대왕함에 비해 대잠성능도 뛰어나다는 것도 특징이다. 반면 중국이 자체 개발 중인 최신예 구축함은 함교가 세종대왕함보다 낮게 설치되는데다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돼 탐지능력 및 요격능력이 세종대왕함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는 평가다. 중국의 구축함은 대공미사일 장착 능력도 48발에 불과해 80여 발을 탑재하는 세종대왕함에 비해 방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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