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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림은 왜 '어머니' 이야기를 썼을까

'엄마의 꿈' 집필하며 6년 만에 작가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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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4.12.22 15:38:15

▲22일 서울 동교동 카페꼼마에서 열린 '엄마의 꿈' 출판 간담회에 참석한 박경림.(사진=김금영 기자)

방송인 박경림이 작가로 변신했다. 그리고 '어머니'로 돌아왔다.


22일 서울 동교동 카페꼼마에서 열린 '엄마의 꿈' 출판 기념 간담회에서 방송인이 아닌 작가로서의 그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박경림이 2008년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 '박경림의 사람' 이후 6년 만에 쓴 책으로 주목받았다. 서점에서는 벌써 2쇄 인세에 들어갔다.


박경림의 또 다른 에세이인가 싶었는데, 이번엔 좀 다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시대 어머니들의 꿈에 주목한다. 박경림은 "어느 날 아들 민준이와 이야기하다가 내게 '엄마는 꿈이 뭐냐'고 묻더라. 그런데 그 순간 바쁘다는 이유로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던 내 어머니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면서 반성하게 되더라"며 "이 시대 어머니들은 어떤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궁금해졌고, 이를 돌아보고 싶었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책 속에는 각계각층의 '꿈꾸고 일하는 엄마들'이 등장한다. 배우 홍은희, 신은정, 한복디자이너 이영희, 뮤지컬배우 전수경, 영화인 심재명, 쇼호스트 유난희, 여자 핸드볼 감독 임오경, 소설가 하성란, 국회의원 신의진 등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박경림이 이 18명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 들은 이야기를 정리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유명한 사람들이지만 또 누군가의 아내이고 어머니이다. 화려한 유명인이자 커리어우먼으로서의 삶 너머에 있는 엄마의 삶, 촬영장에 유축기를 챙겨가며 아이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아침마다 아이를 떼놓고 일하러 가야 하는 등 가족에 헌신하는 모습은 유명인이나 일반 사람들이나 다를 것 없이 공감을 준다.


박경림 또한 역시 어머니였다. 그는 자신 또한 일찌감치 자신의 꿈을 결정하고 엄마가 된 이후에도 육아를 병행하며 그 꿈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온 한 사람의 '꿈꾸는 엄마'임을 고백했다.

▲'엄마의 꿈'을 집필하며 작가로 돌아온 박경림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김금영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는 유독 '어머니'라는 말이 많이 등장했다. 박경림은 "딸로만 살았을 때는 아무리 어머니가 힘들다고 하더라고 100%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결혼하고 며느리 그리고 어머니가 되면서 내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생기더라. 정말 쉬운 일이 아니라고 느꼈다"며 "나 혼자 너무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18명의 어머니를 만나보니 그들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에 위로도 받았고 힘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어머니는 늘 가슴아린 존재지만 더이상 '희생'의 아이콘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또한 이 책에 담았다. 박경림은 "아이들이 캠프를 가서 캠프파이어 시간에 엄마 이야기가 나오면 울곤 한다. 그런데 이젠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늘 어머니는 희생하고 꿈을 포기해야 하는 이미지로 그려질 때가 있는데, 이젠 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웃음이 나고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래서 이 시대 어머니의 이야기를 많이 담아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을 쓰면서 박경림 또한 자신의 꿈과 어머니의 꿈을 되돌아봤다고. 박경림은 "내 어머니의 꿈은 배우였다고 하더라. 단 한 번도 어머니의 꿈을 물어보지 않았던 게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책을 쓰면서 나 또한 내 꿈을 찾아가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예전에 오프라 윈프리 같은 토크쇼 진행자가 되고 싶다고, 그 쇼를 제대로 본 적도 없는데 이야기한 적이 있다. 허세가 짙었다"고 털어왔다.


이어 "지금은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정말 많은 사람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이번에 책을 쓸 때도 18명의 어머니를 만나면서 각자의 이야기가 다르다는 것에 참 놀랐고, 또 같이 공감하면서 행복했다"며 "어머니들은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고 힘을 얻기도 한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계속 소통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책의 인세 수익금 전액은 '일하는 여성들을 위한 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열심히 일하다가 아이를 낳고 경력이 단절돼 다시 꿈을 펼칠 기회를 갖기 힘든 어머니들을 위해 기부를 결정했다.


방송 전성기 시절,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사람들을 웃게 했던 박경림은 때로는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기억됐다. 하지만 이젠 '엄마의 꿈'을 집필하면서 장난기를 빼고 성숙한 모습으로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한 명의 어머니로 변해 있었다.


다음엔 유명한 사람이 아닌 정말 주위의 평범한 어머니와 아버지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싶단다. 그가 앞으로도 새롭게 보여줄 모습과, 들려줄 진솔된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문학동네 펴냄, 1만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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