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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기 변호사의 만화 법률]어떤 회사 만들어 얼마나 책임질래?

상법이 정한 5가지 회사 형태의 특성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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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1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2014.12.31 09:13:08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최근에 스타트업(start-up, 새 사업) 회사와 관련한 상담을 하다 보니, 회사 설립 형태와 관련한 자문이 좀 있었습니다. 보통은 무조건 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경우가 많아 회사의 형태를 크게 문제 삼지는 않지만 좀 꼼꼼한 창업자들은 이런 부분에 자문을 구하기도 합니다.

회사를 만든다는 것은 법적으로 마치 독립된 사람처럼 인정받는 존재 즉, 법인(法人)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법인을 만들어 놓으면 법인이 계약의 주체가 되어서, 이에 따른 책임도 원칙적으로 법인이 지게 됩니다.

결국 투자를 하여 회사라는 소위 ‘몸빵’을 만들어 놓고 좀 더 마음 편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를 법률적인 용어로 ‘유한책임’, 즉 “자금을 투자한 출자자들의 책임이 한정된다”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듯이 회사를 만들어 놓으면 책임뿐 아니라 사업을 통한 이득도 회사의 것으로 귀속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 사업을 할 때와 같이 전체 이윤을 독점하지 못하고 회사의 이윤분배 절차를 따라 다른 투자자와 나누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장점과 단점의 극단에 있는 것이 개인사업자와 회사 중에 가장 흔한 형태인 주식회사입니다. 하지만 상법은 주식회사라는 형태의 회사 외에도 합명회사, 합자회사, 유한책임회사, 유한회사라는 중간형태의 회사까지 규정하고 있습니다. 각각 책임범위와 운영에 있어 특색이 있으므로, 회사를 만들어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이러한 5가지 회사의 특징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한 가지 형태를 선택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각 회사별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합명회사 - “우린 동업보다 더 끈끈한 가족이야”

먼저 가장 분리가 약한 합명회사의 경우에는 출자자의 책임이 한정되지 않고 출자한 사원끼리 연대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마치 동업이나 개인사업과 비슷한 성질을 갖게 되어 주로 소규모의 친족회사 등에서 활용됩니다. 주로 택시회사 중에 합명회사가 많은데, 이는 택시업계에 대를 이어 운영하는 가족기업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합자회사 - “나는 돈을, 너는 경영을! 우리끼리만 하자”

합자회사는 유한책임을 지는 출자자와 무한책임을 지는 출자자가 섞여 있는 형태입니다. 무한책임사원은 회사를 책임지고 경영하는 역할을, 유한책임사원은 출자를 하고 이익을 분배받는 투자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합자회사의 유한책임사원은 자신의 지분을 양도하고 싶더라도 단독으로 하지 못하고 무한책임사원 전원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제약을 받습니다(상법 제276조). 따라서 투자자가 바뀌는 것을 원치 않을 경우, 즉 “우리끼리만 하자”라는 인적 폐쇄성을 유지하고 싶을 경우 유리한 회사형태입니다.


유한책임회사 - 아직은 물음표

유한책임회사는 2011년에서야 상법에 도입된 새로운 형태의 회사로서, 유한책임사원만으로 구성되는 합자회사와 유한회사의 중간적 형태 정도로, 실제 어떻게 활용될지는 아직 물음표인 것 같습니다.


유한회사 - “나는 자본이 많아 큰 회사를 만들고 싶지만, 귀찮게 외부감사 따위는 안 받아도 되는 회사는 없을까?”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유사하게 출자자는 유한책임만을 지고,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는 형태의 회사입니다. 따라서 출자한 사원과 법인의 기관이 분리되므로 대규모 회사를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 운영하는 데는 유리한 형태지만, 주식회사와 달리 지분의 양도가 제한되며 주식이나 사채를 발행하여 자본을 모을 수 없는 형태의 회사입니다.

이러한 유한회사는 대규모 자본을 모집할 필요가 없는 형태의 사업, 예를 들어 인적자원에 기반하는 변호사들의 집단인 법무법인 같은 경우나, 애초에 설립자가 충분한 자본을 가지고 투자하는 경우에 적합한 형태입니다. 특히 외국의 대기업이 우리나라에 현지법인을 만들 경우 유한회사의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은데요, 초기 자본이 충분한 외국 대기업으로서는 굳이 주식이나 사채를 발행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유한회사는 주식회사와 달리 외부감사나 공시 등의 의무가 없어 독단적으로 운영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식회사 - “사업을 하려면 확장은 필수! 나의 꿈은 상장!”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형태인 주식회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주식회사는 상법상 회사 중에서 법인격 독립의 원칙이 가장 잘 구현되어 있는 형태의 회사입니다. 즉 출자자는 이제 더 이상 ‘사원’이라고 불리지 않고 단순히 회사의 분량적 지분을 나타내는 권리인 주식을 소유하는 ‘주주’가 될 뿐이며, 소유와 경영은 완전히 분리되어서 경영은 ‘이사’라는 지위를 갖는 사람들이 합니다.

또한 주주들은 자신의 주식을 회사나 다른 주주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으며, 주식의 가격 또한 그 회사의 가치에 따라 등락하게 되고, 주식회사는 스스로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거나 사채를 발행해 새로 자본을 모집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회사는 이렇게 자본 모집이 용이하고, 회사가 대형화되어도 자본과 경영의 분리로 인하여 합리적인 운영이 가능한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출자자 입장에서도 지분의 매도가 자유로우며, 주식회사가 성장해 주식시장에 상장될 경우 주가상승에 따른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회사들은 압도적으로 주식회사의 형태가 많습니다. 다만 이러한 주식회사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고 큰 자본을 모을 수 있는 투기성 때문에 외부감사를 받아야 하고 각종 공시를 해야 하는 등 일정부분 제약이 있으므로 설립 시 이러한 사항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합니다.

정리해 보자면 합명회사 → 합자회사 → 유한책임회사 → 유한회사 → 주식회사 순으로 갈수록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강화되어 회사가 출자자의 입김에서 좀 더 독립적이 되고, 출자자의 책임은 제한되며, 자기 지분을 처분하는 데 자유가 많아지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상법이 정한 5가지 회사들은 각각의 특색이 있으므로 회사를 설립하려는 사람은 이러한 특성을 잘 이해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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