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브로드웨이 공연의 맛을 국내에서 느낄 수 있는 무대들이 대거 포진 중이다. '토니 어워드(Tony Awards)' 작품상 수상작들이다.
토니 어워드는 매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개막되는 연극과 뮤지컬을 대상으로 각 부문의 우수한 작품 및 배우를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영화 아카데미상에 견주어 '연극의 아카데미상'이라고도 부른다. 극장 관계자, 스태프, 프로듀서, 기자 등 약 780여명의 투표단가 수상자를 결정하며, 투표단은 제작사와 관계가 없어야 하고 모든 작품을 본 후 투표를 해야 한다는 까다로운 절차가 지켜진다.
현재 국내에서 다양한 토니상 수상작들이 흥행 중이다.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살펴보자.
연극 '바냐와 소냐와 마샤와 스파이크'
브로드웨이서 시고니 위버가 출연했던 그 작품
블랙 코미디의 대가로 불리는 미국 작가 크리스토퍼 듀랑의 최신작이다. 2012년 첫 선을 보인 이후 바로 브로드웨이로 진출, 배우 시고니 위버가 출연해 총 5개월간 매진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토니 어워드 최고 작품상, 뉴욕 연극비평가협회 최고 작품상,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 작품상 등 8개 시상식에서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9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작품은 유식한 대학교수 부모님에게 안톤 체홉의 희곡에 등장하는 '바냐'와 '소냐'와 '마샤'라는 이름을 선물(?) 받은 세 남매와 범상치 않은 주변 인물들이 펼치는 절망적인 해프닝을 통해 오히려 희망을 이야기한다. 작품 곳곳에 체홉의 대표작 '갈매기', '벚꽃동산', '바냐아저씨', '세자매' 등이 정교하게 배치돼 있다. 현재 배우 서현철, 김태훈, 서이숙, 황정민, 임문희, 김찬호, 김보정이 출연 중이다. 대학로 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월 4일까지 공연.
뮤지컬 '킹키부츠'
망한 회사 다시 일으키는 실화 바탕으로 꾸려져
뮤지컬 '킹키부츠'는 폐업위기의 구두공장을 물려받은 찰리가 아름다운 남자 드랙퀸 롤라를 우연히 만나 특별한 신발 킹키부츠를 만들면서 틈새시장을 공략, 회사를 다시 일으킨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신디로퍼의 음악이 조화를 이루는 쇼 뮤지컬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모든 청춘들의 고민인 성공과 우정, 사랑 등을 유쾌한 화법으로 풀어낸다. 이 작품은 지난해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토니상 6개 부문을 휩쓸었다. 2월 2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
뮤지컬 '원스'
특수 효과 없이 연주와 노래로 잔잔한 감동
거리의 기타리스트와 꽃을 파는 체코 이민자의 운명 같은 만남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풀어내는 인디 영화 '원스'를 원작으로 한 브로드웨이 최신작 뮤지컬이다. 독창적인 연출선과 진솔한 스토리로 2012년 토니 어워드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렇다 할 특수한 효과 없이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고 의자, 테이블, 피아노 등 소품을 놓았다 치웠다를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배우들의 움직임이 곧 군무가 되는 안무를 소화하며 아주 소박하게 진한 감동을 전한다.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3월 29일까지 공연.
뮤지컬 '라카지'
게이 부부 이야기 속 가족 사랑 담아
1973년, 프랑스 극작가 장 프와레의 연극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라카지'는 10년 뒤 뮤지컬로 각색돼 무대에 올랐다. 라카지오폴 클럽을 운영하는 게이 부부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토니 어워드 작품상을 3번 수상했다. 자유로운 연애, 결혼관에 대한 프랑스 정서가 그대로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인데, 화려한 무대와 웃음 뒤에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품은 라카지오폴 클럽의 주인 '조지'와 그의 동성 아내 '앨빈'의 아들 '장 미쉘'이 결혼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아들 장 미쉘은 극보수주의자 정치인 '딩동'의 딸과 결혼을 하기 위해 상견례 자리에서 엄마의 존재를 감추고 싶어하고, 결국 앨빈은 아들을 위해 삼촌으로 변장한다. 20년을 마음으로 길러온 아들에게 서운함을 느끼지만 결국 아들을 위한 진한 모성애는 감동을 선사한다. 3월 8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