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영웅’ 하얼빈 기념 공연이 막을 올렸다. 2월 7일 저녁 7시(현지시간) 중국 하얼빈 시내 중심가에 있는 1600석 규모 환구극장은 뮤지컬 ‘영웅’을 관람하러 온 중국 관객들로 가득 찼다.
안중근 의사의 순국 105주년을 맞는 동시에 지난해 중국 정부의 하얼빈 안중근 기념관 개관 1주년을 맞은 시점, 그리고 나아가 광복 70주년을 맞아 펼쳐질 기념 작업들이 줄을 이을 2015년, 중국 하얼빈에서의 뮤지컬 ‘영웅’ 공연이 그 첫 스타트를 끊었다.
뮤지컬 ‘영웅’은 1909년 12명의 항일투사가 자작나무 숲에서 손가락을 잘라 독립 의지를 불태우는 ‘단지 동맹’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기차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후 사형을 선고받고 1910년 3월 26일 여순감옥에서 순국하기까지를 속도감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공연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널은 “한·중·일 국가 정세를 고려하면 안중근 의사의 의거 현장인 하얼빈에서 이뤄지는 이번 공연은 추진 과정에 수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중국 정부의 용인과 하얼빈 시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했고, 대형뮤지컬을 순조롭게 올리기 위한 음향, 조명, 무대 등 각종 장비 등의 운송,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작비 등 난관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러한 난관들을 뚫고 이날 안중근 의사의 의거를 다룬 뮤지컬 ‘영웅’이 의거 현장인 하얼빈에서 성공적으로 열렸다”고 밝혔다.
이날 공연은 중국어 자막으로 진행됐지만 조선 독립군을 돕는 중국인 ‘왕웨이’(장대웅)와 동생 ‘링링’(이수빈)이 등장하는 만두가게 장면에서는 특별히 중국어 대사로 진행돼 현지 관객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에이콤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이번 하얼빈 공연은 3억5000만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대규모 프로젝트로, 100명이 넘는 배우와 스태프가 서울 공연과 다름없이 모든 장비와 무대를 실어왔다. 윤호진 연출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 정말 처절하게 준비하고 연습했고, 모든 배우와 스태프에게 과거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을 하던 정신으로 하자고 했다”며 “안중근 의사의 업적이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중국과 한국에 널리 알려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의 황보성 대표는 “공연을 관람한 현지 문화계 인사로부터 중국어 버전의 ‘영웅’이 향후 중국 전역에 진출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히는 등 중국 전역 진출 가능성을 밝혔다.
한편 뮤지컬 ‘영웅’은 하얼빈 공연 이후 4월 14일~5월 31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안중근 역으로는 정성화가 5년 만에 복귀한다. 그리고 하얼빈 공연 무대에 오른 강태을이 함께 하며, 리사, 오진영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