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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나폴레옹 닮고 싶은 ‘부자 닭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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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0호 김경훈 CNB뉴스 편집국장⁄ 2015.03.05 10:07:44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경훈 CNB뉴스 편집국장) 2015년 프로야구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10개 구단 사령탑 중 야신(野神) 한화 김성근 감독이 유독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야구의 신, 야신은 야구에 모든 걸 거는 야구인으로서는 최고의 영예다. 최근 재야인사(야인 野人)라는 멍에를 떨치고 한화로 화려하게 부활한 노장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성근의 좌우명은 일구이무(一球二無)다. 공 하나에 승부를 걸뿐, 다음은 없다는 말이다.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 매사에 최선을 다해야 살아남는 승부사적 결단이다. 국내 최초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를 이끌면서 무명의 신인 22명을 프로무대로 진출시켰다.

그는 재일교포 2세(42년생)로 일본에서 고교 졸업 후 사회인 야구팀서 뛰다 1960년 우리나라에 정착했다. 기업은행 창단 멤버이자 좌완 투수로 명성을 날렸다. 1961년 대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준우승 주역이다. 당시 노히트노런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28살 이른 나이에 지도자 길에 접어들었고, 43살에 프로무대 감독을 맡아 13년 동안 1200승을 달성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의 좌우명, 일구이무(一球二無)

OB와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SK 등 프로 6개 팀과 신일고, 충암고, 마산상고 등 고교 3개 팀을 지도했다. 김성근의 야구인생을 기록한 책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를 보면 감동적인 리더십을 엿볼 수 있다. 구단에서 방출되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각서까지 제출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야신의 지옥훈련을 받은 제자들이 곳곳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김성근은 지난 해 프로야구 팬 설문조사에서 영입 감독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 한화의 김 감독 전격 영입은 설문조사 영향이 컸다는 게 야구계 정설이다. 국내 최초로 데이터 야구를 도입한 장본인이다. 게임은 이기기 위해 존재한다는 게 지론이다. 때론 뱀같이 차가운 결단을 내린다. 클린업 트리오에게도 과감하게 스퀴즈나 희생번트를 지시한다.

야구인 김성근의 승부사 기질은 국내 최대 닭가공 기업인 하림 김홍국 회장(57년생)과 많이 닮았다. 자칭 불가능에 도전하는 나폴레옹 도전정신을 닮고 싶은 닭장수다. 지난해 말 프랑스 오세나 경매소에서 보나파르트 나폴레옹 1세가 썼던 2각 모자를 26억원에 사들였다. 비버 털가죽으로 만든 검은색 펠트모자다. 그가 최근 글로벌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전격 인수했다.

▲나폴레옹 1세가 썼던 2각(二角) 모자. 사진 = 전북도민일보 김현주 기자


제2의 카길 꿈꾸는 하림 김홍국 회장의 성공신화

STX그룹이 운영했던 팬오션은 곡물수송 분야 강자다. 김홍국은 지난 2월 12일 팬오션 지분 58%를 1조 80억원에 사들였다. 세계 1위 곡물메이저 카길에 이어 곡물시장에 본격 진출한 것이다. 곡물사업에서 해운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경기가 좋을 때는 곡물가격 절반이 운임이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곡물을 사용하는 하림으로서는 통 큰 결단이 과제였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25%도 채 안 된다. 사료곡물 대부분(97.3%)을 수입하는 세계 6∼7위권 곡물수입국이다. 하림은 농협을 따돌리고 국내 사료부문 1위다. 그 만큼 사료가 그룹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지난 해 그룹 매출 4조 8000억원 중 사료는 1조 4000억, 닭고기는 1조 1000억이다. 현재 NS홈쇼핑 등 4개 상장사를 포함해 83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전북 익산 출신의 김홍국은 초등학생 때 외할머니에게 받은 병아리 10마리를 밑천으로 사업에 눈 떴다. 이리농고 재학 중 자본금 4000만원으로 양계장을 차렸고, 29살에 하림식품을 세웠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치킨특수에 힘입었고, 자수성가로 성공신화를 썼다.

스포츠나 기업이나 타이밍이 승패를 가른다.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골든타임이다. 야구인 김성근과 기업인 김홍국의 리더십에서 배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가운데 핵심은 일절 허튼 생각 말고 매사 공경하고 진중하라는 것이다. (사무사 무불경 思無邪 毋不敬) 불어터진 국수는 맛없다. 누가 그 국수를 삶았나? 정치에 휘둘리는 경제가 가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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