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15.04.17 16:25:20
박길룡 국민대 명예교수의 신간 '한국 현대건축 평전'(공간서가) 출간 기념 세미나 '현재 사실로서의 한국 현대건축'이 대학로 예술가의집 다목적홀에서 4월 15일 성황리에 열렸다.
2월 출간된 '한국 현대건축 평전'은 한국 현대건축 60년의 통사를 통해 종파, 변이, 진화되는 건축의 모습을 살폈다. 세미나는 책의 내용을 확장하는 측면에서 '한국 건축의 DNA는 존재하는가?' '언제부터 우리 건축은 모던했나?'를 큰 줄거리로 잡고 1부 저자 강연, 2부 문답 시간으로 진행됐다.
강연에서 저자는 한국 현대건축을 통사로 꿰는 40여 년 간의 여정에서 항상 품은 질문인 '우리는 언제/어떻게/왜 모던했나?'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박 교수는 주제사나 단편사가 아닌 통사로 역사를 엮어내는 과정에서 방대한 자료와 그 자료를 거미줄처럼 엮어내는 지적 노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일제시대 때 일제화된 모더니즘 건축을 받아들이기 시작해 전후 재건과 근대사를 가로지르며 모던 건축(단순하고 간결하게 정리된 아름다움이 특징인)이 발현했으나 그보다 근본적인 질문인 '우리는 왜 모던했나?'에 대한 답은 더 생각해봐야 한다"며 동시대 한국 현대건축의 한 단면으로서 지난해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이야기했다.
남북한 건축 역사를 담은 전시 '한반도 오감도'는 지난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이슈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는 "놀랍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다"며 "이 사건이 국제적 이슈가 되고 한국 건축계에서도 초미의 관심사가 됐기에 한국 건축이 다양한 각도로 조감되는 상황이 당분간 더 벌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2부 문답 시간에는 건축평론가 전진삼('WIDE' 발행인), 건축가 민현준(홍익대학교, 엠피 아트 소장)과 함께 한국 현대건축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을 이야기했다. 책의 서두에서 저자가 정의한 '한국적 소질' 즉 '야성적 낭만과 극적 정신문화'에서 시작해 동시대 한국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갈래로 펼쳤다.
저자는 세미나 주제인 '사실로서의 건축'에 대해 "건축이 관념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며, 그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며 "'사실'은 물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물상이 끊임없이 현상을 유발하고 촉발시키는 존재감이 있어야 하며, 물상과 현상이 격물을 이뤘을 때 진정한 사실이 된다"는 말로 세미나를 마무리했다.
국민대학교 건축대학 총동문회 후원으로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 반까지 진행된 행사에는 150여 명의 독자와 건축계 인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