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넌버벌 액션 퍼포먼스 '블램'이 한국 관객을 6월 처음 만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잡한 지하철을 타고 답답한 빌딩 속 사무실에 다다르면 어제와 같은 오늘, 그리고 내일도 오늘 같을 것 같은 지루한 일상이 반복된다. 툭하면 버럭 하는 상사, 얄미운 후배들 틈바구니에서 스트레스는 쌓여만 가고, 기약 없는 퇴근 시간까지는 한참이 남았는데 하루가 마치 한 달처럼 유독 천천히 흘러가는 것만 같다.
'블램(BLAM)'은 이런 직장인의 애환을 만국 공통어인 '몸'을 통해 풀어내는 넌버벌 액션 퍼포먼스다. 대사 없이도 표정과 아크로바틱, 마임, 서커스, 기계체조 등 몸짓만으로 감정과 의사를 탁월하게 전달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블램'의 무대는 어느 사무실로, 4명의 샐러리맨이 등장한다. 이들은 좁고 답답한 공간 속에서 깐깐하고 예민한 상사의 눈치를 보며 틈만 나면 딴짓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그 과정에서 할리우드 유명 영화의 장면들을 일상 속에 불러낸다. 컴퓨터, 메신저, 스탠드, 복사기, 연필, 정수기 등 늘 익숙한 사무실의 공간과 집기들이 색다르게 활용되면서 무대는 마치 무성 영화의 슬랩스틱 코미디부터 블록버스터 영화의 액션 장면에 이르기까지 변신을 거듭한다.
공연 관계자는 "다이하드, 터미네이터, 헐크, 에일리언, 람보 등 허우대 멀쩡한 오피스맨들이 영화 속 영웅이라도 된 양 사무실 안에서 끊임없이 일으키는 블록버스터급 해프닝들은 황당하기 그지 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연민을 불러 일으킨다"며 "여기에 상사마저 소동에 말려들게 되면서 극은 이들이 과연 위기에 빠질지 또는 새로운 전환을 꾀하게 될지 궁금증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슬란드 출신의 연출가 크리스티안 잉기마르손과 덴마크의 피지컬씨어터 극단인 니앤더가 호흡을 맞춘 이 작품은 덴마크 공연예술상인 라우머트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고, 2013년 8월 영국의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공연됐으며, 같은 해 10월 런던 웨스트엔드에 입성해 한달 동안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 초연은 LG아트센터에서 6월 11~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