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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 두배로 즐기려면? 비거리를 직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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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3-464호(신년)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5.12.31 08: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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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강명식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최근 PGA에서 뛰는 선수들의 각 클럽 비거리를 평균 내어 그들이 모든 채를 골고루 쓸 수 있는 골프 코스 18홀 총장이 얼마인지 알아봤다고 한다. 그 결과 18홀에 약 7400야드 정도라고 한다. 퍼터를 뺀 13개 클럽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설계하는 데 필요한 총장이다. 

그렇다면 아마추어 골퍼가 모든 클럽을 쓸 수 있는 총장은 얼마일까? 이는 골퍼의 비거리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마추어 주말 골퍼의 경우, 자신의 비거리를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어쩌면 알기를 꺼리는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비거리를 좀 더 길게 생각하려는 기대 및 욕심 때문이리라. 골프 하는 사람들에서 한결같이 나타나는 본능적 과시욕이다.

이런 경향은 대개 핸디캡과 비례한다. 핸디캡이 높으면 실제 거리와 자신이 말하는 거리와의 편차가 높으며, 핸디캡이 낮으면 편차도 적은 것이 보편적이다. 한 마디로, 고수일수록 자신의 비거리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말이다. 물론 모든 골퍼는 비거리에 욕심을 갖고 있다. 특히 드라이버에 대해선 심하다. 골프장의 난이도를 평가할 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 바로 거리다. 즉 전장이 길면 그 골프 코스는 어렵다.

매주말 함께 운동하는 동반자가 있다. 그 형은 산전수전 다 겪은 고수이며 골프를 매우 사랑하고 즐긴다. 나이가 들면서 거리가 줄어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잘 친다. 우리가 함께 가는 골프장의 9번 홀 파5에는 드라이버가 떨어지는 부위에 좌우로 벙커가 있다. 그 형은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좌측 벙커에 공이 굴러 들어간다. 어느 날 벙커 바로 옆에 형의 공이 있었다.

“멀리 나왔네. 형님!!” 이렇게 말한 뒤 한 번 거리를 재주겠다고 했다. 형은 만류했지만, 나는 친절하게 레이저 측정기로 티잉그라운드(골프에서 제1타를 치는 장소)를 찍어 봤다. 측정기 화면 안에는 믿을 수 없는 숫자가 찍혀 있었다. 172m. 런이 약 10m 발생했다면 캐리는? 형은 드라이버 약 200m를 치는, 즉 또래에서는 장타자다. 그 홀은 오르막이지만, 이게 그 형의 비거리 실체다. 이것이 우리네 일반 아마추어 골퍼 비거리의 현 주소다. 
  
자신의 비거리 신경 안 쓰고 그라운드 고집하면 골프 치는 즐거움도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런 골퍼(드라이버 비거리 200)들은 모든 채를 쓰는 데 총장이 얼마인 티잉그라운드에서 플레이해야 하는가? 어려운 선택일 수 있지만 실은 간단하다. 자신의 백에 갖고 있는 제일 긴 채 두개의 비거리를 합한 비거리를, 그 골프장의 제일 긴 파4홀의 거리가 넘으면 안 된다. 만약 어느 골퍼가 드라이버와 3번 우드를 갖고 있으며, 드라이버는 200m, 3번 우드는 180m 비거리라면, 제일 긴 파4홀이 380m를 넘으면 안 된다는 말이다.

▲12월 13일 열린 KLPGA 투어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파이널 라운드 2번 홀에서 장수연이 세컨샷을 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챔피언티를 고집하거나, 비거리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화이트티에서 플레이 할 필요는 없다. 동반자들이 쓰는 티잉그라운드라고 해서 같이 쓸 이유는 없다. 또한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 만약 자신의 비거리에 비해 긴 티잉그라운드를 사용한다면 매번 세컨드 샷을 우드로 쳐야 하고 혹은 우드를 사용해도 파온이 안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즐거운 골프가 아니라 고역이 될 수 있고, 진행에도 문제가 생긴다. 

자신의 정확한 비거리를 알고 적절한 티잉그라운드를 선택할 때 골프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동반자들도 비거리가 짧은 골퍼를 배려해야 한다. 그가 홀로 짧은 티잉그라운드를 사용하더라도 언제나 용기를 주고 함께 즐겨야 한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비거리는 줄게 된다. 

(정리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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