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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보는 미·일·러·북의 동북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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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24호 ⁄ 2007.07.02 15:39:21

앞서 중국내 전문가들이 한반도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간략히 정리해 보았다. 오늘은 중국전문가들이 동북아 지역에서 중국과 경쟁을 벌일 미국·일본·러시아의 對동북아 전략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중국전문가들은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 대해 ① 미국은 중국을 주적(主敵)으로 설정하고 중국을 포위하는 것으로, 또 일본을 움켜쥐고 미·일 군사동맹을 전면적으로 강화하여 한반도를 통제하며, 한반도에 위협이 존재한다는 구실로 미사일방어체계(MD)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또 ②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한반도가 평화통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주한미군을 어떻게 유지해서 중국과 러시아를 방어하고 그 전략적 우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로 본다. 반대로, 만일 한반도의 통일이 미군의 철수를 의미한다면, 미국은 전력을 다해 한반도의 통일과정을 지연시키거나 저지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아울러 ③ 미국의 對동북아 전략의 목표는 한반도의 통일 여부에 관계없이 한반도에 계속 주둔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일본·러시아 3국이 연합해서 동북아에서 미국의 존재를 배제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는 인식이다. 요컨대, 미국의 전략적 목적은 일본·한반도·중국이 철저한 민족주의 외교노선으로 나아가는 것을 방지하고, 러시아가 그 속에서 손쉽게 이익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한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다음, 일본의 전략에 대해서 중국인들은 ① 일본이 한국에 비해 훨씬 강대한 정세를 유지하거나, 또는 일·한 연합체제를 촉진해서 일본의 전략적 지위를 강화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② 만일 한반도의 정세가 바뀌면 일본은 일본과 통일 한반도 사이에 프랑스·독일 양국과 유사한 연합을 통하여 미국·유럽연합·중국에 비해 열세 혹은 고립에 놓인 상황을 개선하는데 국익의 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다. ③ 일본은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와 한국 주도의 남북통일이 한국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꺼려한다는 입장을 가진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반도 통일에 대한 최대의 간섭과 방해는 틀림없이 일본 쪽에서 나올 것으로 진단한다. 중국 전문가들은 일본이 모든 논쟁을 접어두고 북한과 적극적으로 국교 담판을 벌이는 것도 한반도의 통일이 한국의 주도 아래 완성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한다. 끝으로, 중국전문가들이 파악하는 동북아에서의 러시아의 위상과 전략에 관한 것이다. ① 전략적 중심이 유럽에 있는 러시아는 한반도 정세와는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초탈한 입장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한반도의 혼란한 정세를 야기하고 조종하고 이용해서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 러시아와 북한의 접근, 일본과 러시아의 접근은 러시아가 이 방면에서의 노력을 결코 포기하려고 하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② 앞으로 러시아는 점차 對북한 외교에 대한 조종능력을 강화해서 중국외교, 중·미 관계 및 동북아 강대국 사이의 각축에 대해 중요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푸틴의 러시아는 천연가스나 석유 등의 자원을 무기로 삼아 동북아의 한·중·일 3국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최근 친(親)서방적인 우크라이나에 대해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 중단 조치를 취한 것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부존자원이 점점 고갈돼 가고 있는 동북아 3국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 증대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대외전략에 대한 중국내 전문가들의 인식은 다음과 같다. 곧, 북한은 최선을 다해 생존공간과 경제원조를 확보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적극적으로 러시아·일본·유럽 각국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전략적 목표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① 북한이 실질적으로 한반도에 2개의 정권이 병존하는 상황을 유지하면서 북한이라는 특수한 국가체제를 유지하려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고 본다. 그러면서 북한은 미국과의 특수한 외교관계를 맺어 미국의 ‘졸(卒)’로서 중국을 희생대상으로 삼으려 한다고 북한을 비판한다. 곧, 북한은 중·미 간의 충돌을 자국의 이익에 보탬이 되도록 최대한 이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특히 ② 김정일은 “중국이 미국의 지지 아래 한국의 북한 흡수를 묵인하고, 대신에 미국으로 하여금 중국의 대만통일을 묵인케 하는 상황”을 극도로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이 때문에 북한은 가능한 한 중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안고 있는 딜레마를 최대한 활용, 중·미 관계의 최대요소인 대만문제에 영향을 가함으로써 북한이 희생물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노력하는 것으로 인식한다. 또한 전문가들은 ③ 북한이 적극적으로 일본과 정식 외교관계를 맺어, 일본의 실력과 일본의 한반도 통일에 대한 두려움을 이용하여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 진전과정을 제압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이는 북한이 反日 적개심을 드러내면서도 일본의 전략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와 통한다. ④ 북한은 또한 러시아와 유효한 전략적 관계를 맺어 중국과 소원한 틈새에서 또 다른 보장을 얻으려고 하는 동시에, 중국·러시아·미국의 삼각관계를 활용하여 북한의 독립과 안전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⑤ 적극적으로 유럽연합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경제원조의 또 다른 통로뿐 아니라 미국의 일방주의적 패권적 행위를 견제하는 수단도 얻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내 전문가들의 동북아 국가들에 대한 인식은 매우 냉정하다. 오히려 주변국가들에 대한 심각한 불신감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내 전문가들의 냉혹하리만치 현실적인 정세 인식은 무질서한 국제정치 권력투쟁의 장에서는 국익과 안보 획득을 위해 불가피한 태도로 보인다. 정작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할 때 외교술을 생명줄로 삼아야 하는 우리로서, 북한을 비롯한 국제세력과 질서에 대한 아마추어적이고 ‘우물안 개구리식’ 안목으로 전략을 구상하고 실행하는 우리의 역량 수준을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러한 걱정은 비단 盧정권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보수·우파 진영 또한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우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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