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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 시리즈 ⑰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사회주택 하면 주거비 8분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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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8호 안창현 기자⁄ 2015.07.09 09:02:33

▲지난 4월 달팽이집 2호의 반상회 모습.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한국에 사회주택협회가 설립됐다. 하우스푸어, 전월세 폭등, 1인주택 부족 등 이제 만성적으로 보이는 주택·주거 문제를 ‘사회적 주택’을 통해 해결해보자고 사회적경제 단체들이 모인 것이다. 5월 28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사회주택협회’ 발기인대회와 창립총회를 열었다.

사회주택은 협동조합, 비영리기업, 사회적기업, 공익재단 등이 공공자금을 빌려 건물을 짓거나 사들이고, 이를 주거취약계층에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 임대주택은 재정 부담과 사회적 편견 등의 문제로 계속 늘려가기에 한계가 있고, 민간 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지원이 어렵다. 이런 공공·민간 임대주택의 대안모델로 나온 것이 바로 사회주택이다.

사회주택협회에 참여한 30여 개의 단체들은 이미 공동체·사회주택과 관련해 쉐어하우스 사업을 비롯해 주거복지 서비스와 마을재생 등에 힘쓴 단체들이다. 이들 단체는 늘어만 가는 주거 문제에 공동체 지향의 사회주택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감하고, 상호 협력과 지원을 전개할 예정이다.

▲민달팽이 유니온의 2015년 정기총회 모습.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사회주택협회의 본격 출범에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도 참여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특히 청년 주거 문제를 개선하고자 활동해왔고, 현재 청년들을 대상으로 ‘달팽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 청년 주거 문제들이 많이 회자되면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된 것 같다. 당사자인 청년들도 문제가 있는 주거 환경에 처해 있으면서 대부분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했던 형편이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임소라 팀장은 “부당한 계약과 비용, 부적절한 환경에 있으면서도 대부분 그냥 지내니까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불편함을 당연시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제는 청년들도 문제를 인식하고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청년들의 주거, 주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활동해온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많은 청년들이 ‘주택 밖의 거처’라 불리는 옥탑, 반지하, 고시원 등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5월 28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사회주택협회가 발기인대회 및 총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도 회원사로 함께 참여했다.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또한 1인가구가 많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 대부분은 4인 가족 구조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인지 아직 공공 임대주택에 들어가는 자격이나 비용이 청년들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임 팀장은 “청년들이 당사자로서 본인의 주거권을 정확히 인식하고, 공공 부문이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해준다면 많은 부분이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주택협동조합에서 활동하면서 조금씩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대학 내 기숙자 문제로 활동 시작해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 2014년 3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활동은 있었다.

“당초 ‘민달팽이유니온’이란 이름으로 활동했다. 민달팽이유니온과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무슨 관계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민달팽이가 두 단체를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다. 유니온이 제도와 정책을 다룬다면, 주택협동조합은 그 정책과 제도를 기반 삼아 비영리주거 모델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임 팀장은 설명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부족한 대학 내 기숙사 시설에 학생들이 문제제기를 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기숙사 문제뿐 아니라 청년들이 처한 일반적 주거 문제는 ‘친절한 미분양’이란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대학 내 활동이 점차 확장되면서 2011년 민달팽이유니온이란 비영리단체가 만들어졌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에서 직접 임대해 조합원들과 공유하는 달팽이집 2호.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청년 주거 문제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들은 비로소 한국 사회에서 청년들이 처한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임 팀장은 “한국도시연구소와 ‘청년주거 빈곤 보고서’ 연구를 함께 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목돈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현실을 알았다. 또 그렇게 비싼 비용을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옥탑방, 고시원 같은 쾌적하지 못한 장소에서 고립되는 청년들의 삶을 봤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지속적으로 제도 개선과 정책적 제안을 요구하며 청년 주거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제도나 정책을 바꾸는 데는 적지 않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단체 차원에서 바로 실천하고 청년들의 주거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했다.

“컨테이너 박스나 공공 기숙사 위탁형 공동체 관리, 한 지붕 세대 공간, 쉐어하우스 플랫폼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도를 계속했다. 그러다 직접 집을 공급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조합원 파티.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이렇게 창립됐다. 주거포럼과 해외 주택협동조합에 대한 연구를 거치면서 2014년 3월 주택협동조합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임 팀장은 “흔히 말하는 ‘젊은 사람들은 공동체로 살기 어려워’, ‘젊은 친구들은 개인적이어서’처럼 청년에 대한 일반의 부정적 선입견에서 벗어나 ‘적절한 주거 환경만 보장된다면 청년들도 얼마든지 함께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좋은 사례를 만들어 더 많은 공공 임대주택이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졌다.

‘달팽이집’ 공급하며 공동체 활동

가진 자본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일을 협동조합이 직접 해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나 품이 많이 들었지만, 또 많이 배우기도 했다. 해외 주택협동조합의 사례도 많은 도움이 됐다.

임 팀장은 “주택협동조합의 경우 실제 활동에서 큰 힘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출자금보다 사람이었던 것 같다.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시민단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단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달팽이집 내부 모습.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물론 집을 직접 공급하려면 적지 않는 돈이 든다. 조합원들이 낸 출자금으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달팽이집’ 한 곳을 전세로 얻기 위해서는 6억 8천만 원이란 목돈이 필요했다. 초기에 이 돈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임 팀장은 “당시 전세금 중 5억 원은 서울시의 한국투자기금 소셜하우징 융자사업을 통해 빌렸다”고 말했다.

그렇게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지금까지 달팽이집 1호와 2호를 공급했고, 현재 3, 4호를 공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달팽이집 1호가 2014년 7월에 처음 조합원에게 공급돼 5명이 거주 중이고, 신축 건물 전체를 임대해 12월에 오픈한 달팽이집 2호에는 현재 13명이 살고 있다.

달팽이집은 독립된 침실과 공용 공간인 거실, 화장실, 주방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2인 1실은 보증금 60만 원에 월 23만 원, 1인 1실은 보증금 100만 원에 월 38만 원이다. 전세로 얻을 수 있는 방도 있다. 인근에서 가장 저렴한 방이 보증금 500만 원에 월 20만 원이라는 사실을 참고한다면 청춘들이 정말 적은 비용 부담으로 들어가 살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협동조합이 건물 주인과 7억 원에 먼저 계약한 후 청년 조합원들에게 내놓았기에 안정적으로 저렴한 월세 공급이 가능했다.

함께 생활하는 데서 오는 편안함도 있다. 조합 입주자들은 매월 첫 번째 일요일 반상회를 열고 함께 식사를 한다. 또 지역의 마을 사업을 지원 받아 ‘평상 만들기’ 등의 활동도 함께 한다. 단지 룸메이트로 함께 사는 것만이 아니라 생일이나 밤길 귀가 등을 서로 챙겨주면서 안정적인 동거인이 되고 있다.

▲달팽이집 1호, 2호가 있는 건물. 사진 =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임 팀장은 “달팽이집이 다른 쉐어하우스와 뭐가 다른지 많이들 묻는다. 나는 무엇보다 주체성과 자발성이라고 생각한다. 달팽이집에 사는 17명 모두 자기 역할을 가지고 있고, 달팽이집 전체가 자기 집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주거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집에서 불편한 점, 하고 싶은 것 등을 입주자들이 함께 나눈다”고 말했다.

이어서 “아직 구체적인 통계는 없지만 재계약률이 98% 이상 되는 것을 보면, 입주자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웃었다.

기존 입주자 중에는 “외국으로 나가려는 생각도 있지만 달팽이집을 나가기 싫어 고민된다”거나 “달팽이집 식구들을 만나 너무 운이 좋다”, “공동주거에서 생기는 불편함이 당연히 있지만 좋은 점이 더 많기에 나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등 반응이 좋은 편이다.

청년 주거권 보장과 제도 개선을 위해

협동조합이든 사회적기업이든 많은 사회적경제 단체들이 다른 기관이나 단체들과 협력, 교류 관계를 가지고 일을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민달팽이 또한 그렇다. 임 팀장은 “한 단체가 100% 독자적으로 일을 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민달팽이 역시 주변의 청년단체들, 협동조합 등 다양한 분야의 단체들과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는 지점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설립된 사회주택협회 또한 그랬다. 공공성을 가지고 사회주택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단체가 모인 이 협회에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이사 단체로 참여하고 있다.

임 팀장은 “SH공사와도 관계를 유지하면서 청년을 넘어 1인가구를 위한 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SH가 협동조합 청년공공주택을 공급했는데, 홍은동 ‘이웃기웃’과 ‘화곡동주택’에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에는 ‘달팽이펀드’를 통해 청년은행토닥, 청년유니온과 함께 청년기금을 마련했다. 처음 1억 원을 목표로 시작했지만, 펀드를 통해 1억 9200만 원이나 되는 자금을 모았다. 임 팀장은 “달팽이집의 가구는 오늘공작소라는 단체와 함께 협업했다. 이렇게 앞으로도 민달팽이는 꾸준히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단체들과 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달팽이집을 조금씩 늘리면서 청년 주거 환경의 개선을 위해 노력할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의 목표는 명확했다. 새롭게 주거취약 계층으로 대두된 청년층의 비영리 주거 모델을 실험하고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청년 주거권 보장’과 ‘주거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주거권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쉽지는 않지만, 최근에 민달팽이는 시민이 가져야 하는 여러 가지 권리 중 하나인 주거권, 시민으로서 청년에게도 필요한 이 주거권에 대해 우리 사회에 다양한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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