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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주년 이화여대 교정 수놓은 예술의 향연, '아트페스타 이화'

5월 24~29일… 세계적인 미디어아트와 '계급장 뗀' 아트페어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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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85호 윤하나⁄ 2016.05.25 18:44:55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2층에서 열린 이카프(ECAF)의 현장. (사진 = 이화여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의 자랑 ECC 교정을 무대로 초여름의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예술 축제가 펼쳐진다. 이화여자대학교 창립 130주년를 맞아 '아트페스타 이화(Artfesta Ewha)'524~29일 엿새간 열린다.

 

이번 아트페스타 이화는 △이화여대 출신 작가, 교수·강사, 재학생들의 작품 2600여 점을 전시-판매하는 새로운 개념의 아트페어 이카프(ECAF: Ewha Craft & Art Fair)’ △국제적으로 공인된 미디어아트 전시회 이마프(EMAP: Ewha Media Art Presentation)’ △이화여대 주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디자인 실험 디자인 52’ △교정 잔디밭에 대형 수출용 컨테이너 박스를 운반 설치해 셔츠를 전시·판매하는 이너 프로젝트 △운동장 옆 펜스에 20세기 이화인과 21세기 이화인의 이미지를 구현한 공공예술 프로젝트 등 5개의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평면은 물론 입체 부조 작업과 사진 등 2600점의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 = 윤하나 기자)

신진작가-재학생, 작품으로만 승부한다! 이카프(ECAF)


이카프는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 출신 작가들과 교수·강사진은 물론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블라인드 방식의 아트페어다. 작가의 이름은 전시장 어디에도 찾을 수 없고, 재학생과 유명 작가 및 교수들의 작품이 구분 없이 함께 전시된. 이는 작가의 명성에 기대지 않고 작품만을 보고 선택하라는 의미로, 신진 작가와 학생들의 작품을 널리 소개하고 컬렉터 저변을 확대하려는 시도다. 작품을 선택하고 구매하기 전까지 작가의 이름을 알 수 없다는 점이 신선하다. 게다가 작품은 판매되는 즉시 구매자의 손에 쥐어지기 때문에, 현재 전시된 작품들은 빈 자리를 메우며 전시 지형이 계속해 바뀌는 점도 흥미롭다.  


여기에 이화여대 130주년이란 의미를 담아 가로 세로 13인치 똑같은 크기로 제작된 작품을 균일가로 26만 원에 판매한다. 재학생 작품 1300 점과 동문 작가 및 교수·강사의 작품 1300 점 등 2600점의 작품을 파노라마식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내 조형예술대학 2층에 위치한 이화아트센터 및 복도에서, 524일 오전 11시를 개막으로 29일까지 매일 오전 9시부터 7시까지 진행된다.


원인종 이화여대 조형예술대학장은 "(이번 이카프는) 무엇보다 재학생들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미술시장을 체험하고, 처음으로 작품을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과거-현재-미래의 구성으로 '학생-졸업생-미래의 컬렉터 혹은 작가'를 모두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덕현 이화여대 교수는 "계급장을 떼고 기성 작가 및 교수진이 학생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라며 "학생들이 모두 열의를 갖고 참여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계급장을 떼고 학생들과 같은 자리에 설 수 있어 개인적으로도 새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컬렉터가 아닌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좋은 작품을 만나 컬렉터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트페어를 기획한 이화여대 겸임교수인 이안아트컨설팅 김영애 대표는 "거대 규모의 아트페어 진행에 특히 학생들의 도움이 컸다"며 "재학생 작품 중에도 눈에 띄는 작품들이 많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선한 초여름 저녁에 이화여대 교정의 야외 스크린을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렸다. (사진 = 이화여자대학교)


130년의 숲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미디어 작가들, 이마프(EMAF)


2001년부터 이어온 이화여대 미디어아트 야외 영상전은 이화여대 창립 130주년을 맞아 130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을 초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돌아왔다. 초여름 밤 아름다운 교정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영상을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특히 2016 이마프는 북유럽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큐레이터 폰투스 키안더(Pontus Kyander)를 특별 초빙해,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를 비롯한 130명의 세계적인 작가들을 섭외해 전시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폰투스 키안더는 현재 전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위기 상황 속 예술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의미를 담아 ‘S.O.S. Save Our Souls’라는 주제로 이마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긴급 구조신호를 뜻하는 S.O.S는 인류의 안전, 연대, 인권, 표현의 자유, 섹슈얼리티, 종교 등 함께 안고 가야 할 범지구적 과제에 대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함께 고민하고,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과 예술가들의 가능성을 재확인하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 구스타프 메츠거(Gustav Metzger), 카스파 스트라케(Caspar Stracke), 엘-라이자 아틸라(Eija-Liisa Ahtila), 아드리안 파치(Adrian Paci), 네드코 술라코프(Nedko Solakov), 안나 카트리나 돌벤(A. K. Dolven), 세실리아 웨스트버그(Cecilia Westerberg), 문경원/전준호, 정연두, 장영혜중공업, 정은영, 송상희 등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작가들이 대거 참여, 그들의 대표 작품 혹은 미발표 신작을 선보인다.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 'Entlastungen(Pipilottis Fehler)'. 11분 17초. 1988. (사진 = 이화여자대학교)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 'Absolutions (Pipilotti’s Mistakes)'. 11분 17초. 1988. (사진 = 이화여자대학교)

올해 이마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름은 바로 피필로티 리스트(Pipilotti Rist)다. 스위스 태생의 피필로티 리스트는 락밴드 출신 답게 음악과 감각적이고 신비로운 영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바 있다. 2012년 리움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연 그의 작품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이번에 상영될 피필로티 리스트의 초기 작품은 왜곡된 시퀀스 시리즈를 모은 영상이다. 작품에 사용된 왜곡된 이미지들은 특수 효과를 가미하거나 이미지를 편집하는 중 ‘실수’로 발생한 것들이다. 이 작품은 신체의 현존을 강력하게 선언하는 동시에, 인간의 회화적인 표현 방식이 어떻게 아날로그식 영상 기술로 인해 새로운 지평으로 접어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자각 역시 분명하게 드러낸다.


또한, 최근에 도큐멘타를 통해 잘 알려진 핀란드 출신 미술작가이자 예술감독 미카 타닐라(Mika Taanila)의 신작도 아시아 최초로 이마프에서 만날 수 있다. 이번에 상영되는 신작 'TectonicPlate'는 비행, 보안 검사와 시차에 대한 두려움을 담아 글과 이미지, 사운드로 표현한 한 편의 시적 여정이다. 이 여정은 경유지 호텔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미카 타닐라(Mika Taanila), 'Tectonic Plate'. 74분. 2016. (사진 = 이화여자대학교)


정처없이 떠도는 그의 생각은 이제까지 일반 영상 작품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문자주의적(Lettrism: 문자주의. 1940년대 후반의 프랑스의 문학 운동 용어로, 말의 뜻보다 문자가 모여서 내는 소리 효과를 중시한다) 장면들을 만들면서 독특한 전개를 보여준다.


전시는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상영되는 스페셜 스크리닝과 각각의 테마를 가진 스크리닝 시리즈 1~7, 조형예술대학 건물 내에서 상영되는 캠퍼스 인도어(campus indoor), 야외에서 감상할 수 있는 다채널 비디오 및 복합 설치 작품까지 감상할 수 있는 캠퍼스 퍼블릭(campus public), 이화여자대학교와 핀란드 학생들의 작품이 상영되는 스크린 등 여러 섹션으로 나뉜다


이마프의 초빙 디렉터 폰투스 키안더는 "난민, 빈부격차, 전쟁 등 세계적인 메가 이슈들이 당면한 현실, 그리고위기시대에 예술의 역할을 생각해볼 수 있도록 주제로 'S.O.S'를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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