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특집 ⑤] 알바노조 최기원 대변인 “본사가 책임져야 삶 개선”
▲알바노조 최기원 대변인. 사진 = 최기원 대변인
(CNB저널 = 유경석 기자) “CU편의점 알바생은 실질적으로 CU의 이익을 위해 CU의 통제를 받으며 CU의 물건을 파는 CU의 노동자예요. 본사가 책임지지 않으면 이들의 삶을 개선할 수 없어요.”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최기원 대변인은 최근 CNB저널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지난해 12월 발생한 경산 CU편의점 살인사건에 대해 “위험한 일이 알바에게 전가되고 있는 비참한 현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손님 없는 심야 편의점은 범죄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불필요한 야간영업은 중단하고, 불가피한 야간영업은 본사가 안전대책, 근로환경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알바노조 최기원 대변인과 인터뷰한 내용이다.
- 지난해 12월 경산 CU편의점에서 야간 알바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알바노조가 CU가맹본부인 BGF리테일을 방문했는데, 왜인가.
사건 당일에 강남 선릉역에 있는 CU본사 BGF리테일을 찾아갔어요. 원래 저희들은 그 날 편의점 알바 인권선언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인권선언의 날을 맞아 GS리테일 본사 앞에서 편의점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경산 사건이 터진 거죠. 긴급하게 CU본사로 기자회견 장소를 바꾸고 살해당한 알바노동자를 추모하고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 방문한 이후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당시에 본사 측에서 홍보부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유가족과 소통하고 보상과 안전대책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설명을 해줬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CU본사가 한 번도 유가족에게 연락조차 한 적이 없으며 당연히 유감 표명도 한 적 없고 장례식장에도 오지 않았습니다. 대기업의 태도에 배신감을 느꼈죠. 대책위원회를 만들어서 CU 측에 책임을 묻기로 했습니다.
- 경산CU편의점 사건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위험한 일이 알바에게 전가되고 있는 비참한 현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봐요. 매년 편의점에서는 300건이 넘는 강력범죄가 일어나고, 2000건 가까운 폭력범죄가 일어나고 있어요. 그러면서도 알바들은 경찰 신고에 의존한 채 최저임금을 받으면서 심야에 혼자 일하고 있죠. 이들은 실질적으로 CU의 이익을 위해 CU의 통제를 받으며 CU의 물건을 파는 CU의 노동자에요. 본사가 책임지지 않으면 이들의 삶을 개선할 수 없어요.
- 편의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것이 있다면?
1차적으로 신고시스템이 강화되어야겠죠. 차단막 설치, 경고 메시지, 셉티드(범죄예방 인테리어) 적용, 카운터 비상구 설치, 원터치 신고 시스템 등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알바들에게 상해보험도 본사 부담으로 적용해야 해요. 중요한 건 24시간 영업을 사실상 강제하는 현재의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아무리 안전대책을 잘 마련해도 손님 없는 심야 편의점은 범죄 표적이 될 수밖에 없어요.
- 경산CU피살사건대책위원회가 현재 가장 주력하는 것은?
CU와 대화하는 거예요. 사건 6개월이 지났는데도 CU본사 측과 만나지 못하고 있어요. 하나뿐인 아들을 잃은 유가족의 고통은 엄청나요. 그런데 사과도 보상도 없고 만나지도 못하니 답답한 노릇이죠.
- 경산CU피살사건대책위원회의 향후 활동 계획은?
CU가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계속 요구하고 압박할 겁니다. 이 사건은 중요해요. 현재 편의점 개수는 3만 개를 넘어섰고, 여기서 일하는 알바노동자는 15만 명에 달해요. 이 중 5만 명은 심야에 일하고 있구요. 이들의 안전이 달려 있어요. 현재 일하는 이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또 억울하게 돌아가신 피해자의 명예를 지킬 수 있도록 본사와 싸울 겁니다.
유경석 기자 kangsan06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