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용호⁄ 2021.11.30 11:31:33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넷플릭스 화제작 ‘지옥’에 대한 시청 소감을 밝혔다.
28일 노 관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Hellbound(스포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옥’을 보고 큰 충격을 받은 듯 “ 처음 4편을 보고 나선 너무도 착잡해서 하루 이틀 쉬어야 했다. 삶의 가장 중요한 문제, 즉 죽음과 심판조차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다는 것, 다시 말하면 우주의 질서란 애당초 없는 것이고 인간이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라는 메시지가 너무도 가혹하고 차가웠다”고 글을 시작했다.
노 관장은 이어 “이유 없음. 질서 없음, 랜덤. 이것보다 더 끔찍한 게 있을까?…(중략) 그래서 인간은 거짓 종교에 매달리고 또 죄를 뒤집어씌울 희생양을 필요로 한다”고 글을 이어갔다.
글 중반 노 관장은 “감사하게도 이 드라마에 반전이 있다”며 극 중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개인과 가족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여성 변호사, 자신의 아기를 죽음으로 끝까지 지켜내는 부부를 보고 희망이 생겼다"고 밝혔다.
“말도 안 되는 세상이지만 구원의 길이 있네, 부모의 처참한 주검 속에서 건져 올린 한 작은 생명…(중략) 무엇이 진정한 지옥일까, 잠시 생각해 보았다. 이 드라마가 일러 주는 것 같다. 부모가 더 이상 자식을 위하지 않는 세상,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관계마저 파괴된 세상 아닐까”. 노 관장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아동학대를 지옥에 비유했다.
30일 경찰은 심야 도로에 4살 딸을 버리고 처음 본 남자와 모텔 간 친모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노소영 관장이 말하는 지옥이 매일 현실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셈이다. 노 관장은 마지막으로 드라마의 교훈을 이렇게 정리했다. “온전한 사랑만이 지옥에 구멍을 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