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3호 안용호⁄ 2021.12.02 09:15:18
12월 1일~7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는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재미작가 2인전 June Yun ‘A Message in a Bottle’ & Tae D Kim-James ‘Existence'가 열린다.
이화여대 미대 졸업 후 미국 커먼웰스대학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가던 June Yun과 서울대에서 조각을,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건축을 전공한 Tae D. Kim. 두 작가의 첫 만남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으로 유학 왔던 Tae D. Kim이 June Yun이 운영하는 미술학원에 교사로 ʻ취직ʼ을 하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시작됐다. ʻ성소수자ʼ였던 Tae D. Kim과 그의 ʻ아픔ʼ을 가까이서 보듬어주며 멘토 역할을 했던 June Yun은 처음 만난 지 15년만인 올해 6월 뉴욕에서 처음으로 공동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서로의 예술 세계에 대해 그동안 누구보다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두 사람은 전시회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두었고, 이번 전시를 통해 모국인 한국에서 각자가 확인했던 작업의 결과물들을 펼쳐 보이고 있다.
June Yun은 2020~21년 사이에 일어난 크고 작은 뉴스와 끝이 나지 않을 것만 같은 지치고 외로운 갈등을 나무 화폭에 콜라쥬, 프린팅, 골드리프, 레진작업으로 표현하고 있다. Tae D Kim-James는 흔히 가벼이 여기는 쓰레기봉투 안에 어쩌면 훗날 귀한 유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는 은유적 표현으로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알루미늄 캐스팅으로 만들고 화려한 색상을 입혔다.
두 작가는 어쩌면 오늘의 우리의 답이 훗날의 정답이 아닐 수도 있듯이, 현재의 하고 싶은 말, 또 남기고 싶은 글을 적어 병이나 봉투에 담아 시간의 강물에 띄운다. 작품에는 얼마의 세월이 지나 누구의 손에서 어떤 해석으로 읽힐지 모를, 어쩌면 누구에게도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현재와 나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남기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콘셉트는 각자의 작품에 담는 메시지이다. June Yun은 병 속 편지에, 제임스 김은 비닐봉지 속에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June Yun의 메시지는 정치, 종교, 교육, 환경오염 등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 부닥친 문제를 환기하는 시사성이 강한 주제들이다. Tae D Kim-James의 메시지는 존재·의식·사회적 통념 등 한 개인이 감내해야 할 정신적인 문제들이 주를 이룬다.
얼핏 보면 두 작가가 천착하고 있는 문제는 출발점은 물론 지향점도 다르지만, 작품을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 즉, 병과 비닐의 빈 공간에 메시지를 담는 형식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15년간 현실과 예술 세계에서 이어져 온 ʻ인연의 끈ʼ 때문인지 두 사람이 선호하는 작품 속 컬러는 비슷한 구석이 많다. 서로의 작품 컬러를 비교해 보는 것도 이번 재미작가 2인전을 관람하는 또 다른 재미라 할 수 있다.
June Yun은
이화여대 미대를 졸업하고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에서 미술교육학 석사를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페어팩스카운티 공립학교 미술교사로 근무하였고, 현재는 버지니아 애난데일에서 사립미술교육기관과 갤러리를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 뉴욕, 버지니아 등지에서 미술 전시회를 개최했고 싱가포르, 서울에서도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Tae D. Kim은
서울대에서 Fine Art (Sculpture) 학사와 미국의 Virginia-Tech 에서 Architecture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Washington Metropolitan Area 와 New York 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 전시회인 Miami Art Basel 2021 주간에 마이애미 Scope을 통해 작품을 출품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