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8호 김민주⁄ 2022.02.16 09:11:37
바야흐로 구독 서비스 시대가 도래했다. 대중은 선호하는 기업 서비스와 자주 사용하는 상품을 취향과 경제 상황에 맞게 경험하며 더 나은 삶을 누리게 됐다. 세계 소비트렌드의 중심에 우뚝 선 구독경제의 시작과 흐름, 그리고 이를 영리하게 제어하는 방안을 살펴보며 더 나은 소비를 꾀하는 코스모폴리탄으로 거듭나보자.
각종 이슈와 정보는 홍수처럼 쏟아지지만 찾아볼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 내가 원하는 뉴스만 편하게 큐레이팅 받고 싶다는 니즈를 읽은 듯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고, 구독 버튼만 누르면 각종 뉴스를 메일함으로 보내 주는 뉴스레터 콘텐츠 시장이 강세를 보인다.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이미 쏟아지는 뉴스에 또 추가된 뉴스가 생산되면서 정말 내가 원하는 소식만 전달받거나 그 소식들을 알기 쉽게 정리해 주길 바라는 대중 심리를 파악해 탄생하고 성행하게 된 서비스가 뉴스레터”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뉴스레터를 생산하는 여러 기업들은 각각의 컨셉을 갖고 차별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세상 소식 전문, 뉴닉(NEWNEEK)
뉴닉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오전,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메일로 보내 준다. ‘우리가 시간이 없지, 세상이 안 궁금하냐!’는 슬로건에 맞게 정치, 경제, 세계, 문화 등 세상사 전반을 다룬다. 어려운 정보도 이해하기 쉽게 구어체로 설명하고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독료는 무료이며 자체 앱도 출시했다. 구독자 수는 40만 명을 넘어선 지 오래다.
뉴닉의 뉴스레터는 ‘오늘의 뉴닉’과 ‘1분 늬우스’ 등으로 구성됐다. 주요 콘텐츠인 오늘의 뉴닉은 주요 이슈 두세 개를 알기 쉽고 상세하게 전한다. 뉴닉은 특히 대선이나 올림픽처럼 큰 이벤트가 있는 시즌에 분산된 정보를 모아 꼼꼼하게 정리해 주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엔 ‘대선 키트’라는 콘텐츠로 대선 주자들의 부동산 정책, 청년 정책과 논란까지 일별로 요약해 보여 줌으로써 대선 관련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뉴닉 구독자 직장인 권신혁 씨(32)는 “기사 읽기는 싫고, 세상 돌아가는 건 알고 싶을 때 여러 사회 이슈를 ‘찍먹’할 수 있어 트렌드가 확보되는 점이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쉬운 점으로는 사진이 잘 배치된 타 뉴스레터와 비교해 “기사를 읽기 싫어서 받아 보는 건데 텍스트 위주라 기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사회 초년생을 위한 경제 미디어, 어피티(UPPITY)
어피티는 경제 및 금융 뉴스만 담은 ‘머니레터’를 평일 오전 6시에 전송해 준다. 어피티는 ‘당당한’이라는 뜻으로, 돈 관리가 어려운 사회초년생들이 돈 앞에 당당해지도록 재테크 및 경제 상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탄생한 뉴스레터다. 구독자 수는 약 20만 명이다.
어피티에서 발행하는 머니레터는 여러 분야의 경제 뉴스와 정기 연재 시리즈인 ‘시리얼’ 등으로 구성됐다. 경제 뉴스에선 부동산, 증권, 산업 등 분야의 이슈를 다루고 짧은 키워드 뉴스를 선보인다. ‘시리얼’ 코너는 특집 시리즈로 연재되는 콘텐츠를 주로 한다. 이 코너에는 직장인들이 자신의 소비와 재테크에 대해 직접 기고하는 머니로그, 인터뷰, 전문가들의 머니 칼럼 이 실린다.
어피티 특징은 2030을 대상으로 한 칼럼과 유저들이 작성하는 머니로그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머니로그는 다른 유저들의 소비습관과 소득 수준, 현재 자산 등을 브이로그 보듯 재밌게 볼 수 있고 자신의 소비 현황과 비교하기 쉽다는 게 장점이다. 머니로그 끝에는 어피티에서 소비습관 개선을 위한 상세 솔루션을 제공한다. 기자가 이용해보니, 무료 서비스에 경제 이야기만 집중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좋았지만 뉴스레터 중간에 광고가 삽입돼 다소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책 안 읽는 사람들을 위한 처방전, 책잇(CHEAK-IT)
‘책잇’은 평일 오전 따끈따끈한 트렌드 뉴스를 선물한다. 책잇은 ‘문해력(문자 해독 능력)’을 위한 뉴스레터라는 점이 기존 뉴스레터들과 다르다. 실제로 구독 전 수능 국어 문제 같은 ‘문해력 테스트’를 푼 후,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니 테스트 정답이 발송됐다. 문해력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만 28만 명이 넘는다.
책잇 뉴스레터는 핫한 이슈를 보여 준다. 한 가지 지문이 발송되고, 라이프스타일, 심리/건강, 경제/경영, 자기계발, IT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제를 위주로 실린다. 최근 주제는 ‘도넛 때문에 오픈런까지? 품절 대란 가게들의 비밀’이었다.
또한 뉴스를 읽은 후엔 내용과 관련된 퀴즈를 푼다. 퀴즈는 윗 글을 읽고 내용이 맞는지 판단하기, 보기 중 지문과 관련 있는 속담 고르기 등 다양한 패턴이 있다. 책잇의 특징은 매일 지문 하단에 ‘처방전’을 처방해 어떤 포인트에 집중해 지문을 읽어야 할지 가이드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책잇 레터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흥미성 기사들이 많고 문해력 전문가의 해설을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책잇 유저 직장인 박지수 씨(28)의 이용 후기를 들어 봤다. 그는 “여러 뉴스레터 서비스를 이용 중인데 책잇은 지문도, 문제도 하나뿐이라 타 서비스에 비해 내용이 부실하게 느껴지고 주제가 광범위하다”며 “취지가 좋으니 다른 콘텐츠도 개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스레터 구독 시장 전망은?
뉴스레터 구독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성상민 평론가는 “뉴스레터 구독은 대중이 원하는 뉴스를 큐레이션해 전달하는 서비스인 만큼 더 세심하고 민감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포털 무료 기사가 존재하는 상황에 생존이 만만치 않지만 독자들이 어떤 주제와 어떤 내용의 기사를 원하는지 파악한다면 난국을 돌파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김헌식 평론가 또한 본지와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이 발달해 관심사를 추출하는 것은 쉽겠지만 그것들을 잘 ‘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와 있는 정보를 재가공하는 수준이 아닌 그 분야에 대해 잘 아는 스페셜리스트들이 뉴스레터를 만드는 방향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앞에서 소개한 뉴스레터들 외에도 부동산, 환경, MZ세대 트렌드 분야 등 다양한 뉴스레터가 론칭되고 있다. 이들이 ‘떠먹여 주는’ 뉴스를 구독하고 지식 곳간을 채우는 대중은 이 시장의 성장과 변화에 주목하며 옥석을 가릴 것이다.
<문화경제 김민주 기자>
관련기사
[기획특집: 구독경제①] ‘OTT 4개 구독’이 표준인 시대, 기업과 소비자 모두 만족할 구독경제란?
[기획특집: 구독경제②] 여행도 이제 구독 서비스로… 코로나 종식 후 여행업계 트렌드 될까?
[기획특집: 구독경제④] 가성비에 재미까지 담은 식품업계 구독 서비스
[기획특집: 구독경제⑤] “무분별한 구독, 새는 돈 관리해 드립니다” 왓섭 김준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