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4호 이윤수⁄ 2023.08.17 14:18:56
최근 이상기후가 점점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기상청이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24개 기관과 합동 조사한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집중호우와 남부지방의 극심한 가뭄, 이른 열대야와 폭염 그리고 7년 연속 9월 태풍 등으로 인해 사회·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장마 기간과 장마 종료 후에도 정체전선이 주로 중부지방에 위치하면서 시간당 100mm가 넘는 강한 비가 내렸다. 반대로 비가 적었던 남부지방은 2022년 12월까지 기상가뭄이 지속되어 1974년 이후 가장 많은 227.3일의 기상가뭄 일수를 기록했다.
2022년 6월 하순 최저기온이 매우 높아 예년보다 이른 시점(2022년 6월 25∼27일)에 열대야가 발생했다. 2022년 7월 상순에는 경상 내륙지역 중심으로 일 최고기온 35∼38℃의 폭염이 발생했다.
최근까지 이상기후로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상기후로 인해 많은 재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되면서 기후와 환경이 점점 변화되고 있다. 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탄소 배출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 탄소배출 줄이기 앞장
종근당홀딩스는 종근당그룹 첫 번째 ESG 보고서를 통해 환경경영 활동을 공개했다.
종근당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상응하는 ‘2050 탄소중립 달성’ 목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고 에너지 감세와 재생 에너지 도입, 전력구매계약 등을 통한 넷제로를 목표로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종근당은 사업장 인근의 폐기물 소각공정에서 발생한 폐열을 재활용한 스팀을 공정에 도입해 매년 총 3,372톤(tCO2-eq)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고 있다.
자연냉열기, 고효율 냉동기, 인버터 등의 설비 도입을 통해 1,543톤(tCO2-eq )을 감축했고,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의 도입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에너지 낭비를 줄임으로써 544톤(tCO2-eq)을 감축했다.
더 나아가 23만 5,605kWh 규모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구축해 108톤(tCO2-eq)을 감축하며, 기후변화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에 힘쓰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 용수 재활용률 40% 달성 목표를 수립했으며, 수질오염물질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인 스마트 모니터링 시스템 TMS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종근당바이오는 2022년 ISO 14001 최초 인증 취득 이후 환경경영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및 에너지 사용량 절감, 대기오염물질 배출저감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 관리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셀트리온도 ‘2022~23 셀트리온 ESG 보고서'를 발간하며 기후 변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발표했다.
셀트리온은 기후변화의 선제적 대응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23년 1월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협의체인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에 가입했으며, TCFD 권고안을 반영한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2012년 온실가스 목표관리제 관리 업체로 최초 지정된 이후 사업장 내 모든 온실가스 배출 시설에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했다.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 할당 대상 업체로 지정되어 매년 온실가스 감축 활동, 외부 배출권 구매 등을 통해 할당받은 배출권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으며, 효율적인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를 위해 매월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하고 할당량과 비교 분석해 온실가스 감축 및 배출권 구매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아울러, 매년 3월 제3자 검증이 완료된 온실가스 배출량 명세서를 환경부에 제출하고, 사업보고서 및 환경정보 공개를 통해 온실가스 데이터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이외에도 셀트리온의 모든 임직원은 환경경영을 위해 지역사회 협의체 및 다양한 네트워크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개최된 ‘2022년 기후변화 대응의 날’ 행사에서 셀트리온은 행사장 내 체험 부스를 통해 행사장을 방문한 시민에게 친환경 굿즈를 나눠주고 환경보호의 의미를 설명하는 등 지역 시민의 환경보호 활동 동참을 이어가고 있다.
유한양행도 환경경영을 위한 장단기 목표 수립을 통해 환경영향 저감 및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본사 및 지점, 중앙연구소, 오창공장의 각 담당부서는 장단기 목표를 바탕으로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환경영향을 관리하고 있다.
유한양행 오창공장은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 지정을 받았고, 환경경영을 위해 친환경 설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한 수자원 관리, 대기 수질오염물질 관리, 유해화학물질 관리 등으로 환경영향 저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오창공장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관리동 시험실용 냉동기를 신규 인버터형 냉동기로 교체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했다. 오존층 파괴 물질이 포함된 냉매(프레온가스 냉매)를 친환경 냉매(프레온가스 대체물질)로 교체했다. 중앙연구소 실험실 공조기는 열전도율이 높은 히트파이프를 설치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사, 이상기후에 따른 연구 개발 집중
이상기후가 지속되면서 새로운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 출현에 대한 근심도 커진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신약 개발을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먼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바이오 기업인 노바백스사의 지분을 인수하며, 노바백스가 개발 중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도 확장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이번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엔데믹 시대에도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한 선제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자체 백신의 개발과 글로벌에서 개발된 백신의 공급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급변하는 방역 상황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노바백스와 향후 전략적인 협업 관계를 이어감으로써 해외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확보해 갈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백신 기업 및 기구들과 21가 폐렴구균 백신, mRNA 백신 등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에 협력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에 R&D 및 생산 기반을 이식하는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사업을 본격 추진해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코로나 기간 글로벌에서도 소수의 기업만이 개발에 성공한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보유한 두 회사의 전략적 지분 투자와 협력은 놀라운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 글로벌 보건 증진, 넥스트 팬데믹 대응 등 다양한 의미에서 글로벌 협력의 성공적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 경영 기조를 보다 강화한다.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한미약품의 주력 파이프라인인 ‘표적항암제’와 한미 고유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 기반의 바이오신약을 능가하는 새 모달리티 발굴에 나섰다.
그동안 축적해 온 인크레틴과 글루카곤 기반의 비만,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분야 혁신 치료제 개발을 지속하는 동시에, 글로벌 의약품 시장 중심축이 합성에서 바이오로 빠르게 전환되며 AI 등을 활용한 혁신적 신기술이 빠르게 융합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우선 2030년까지 새로운 신약 모달리티 발굴을 위한 그룹사의 전문 연구 인력을 대폭 확충하고, 매출 대비 15%~20%대 R&D 투자 기조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혁신신약 개발은 임성기 선대 회장이 남긴 한미 DNA의 핵심이자 사명으로, 더욱 공격적인 R&D 경영 기조를 펼쳐 나간다는 게 한미의 확고한 입장이다. 현재 주력 파이프라인인 ‘랩스커버리’ 기반 바이오신약을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모달리티인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mRNA 기반 항암백신, 표적 단백질 분해(TPD,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약물 등 기존 한미의 R&D 잠재력을 더욱 배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현재 한미약품은 항암제는 물론 대사성질환, 신경계 질환 및 심혈관 질환 등을 중심으로 다수의 신규 후보물질을 발굴, 개발하기 위한 계획에 착수했다. 저분자 TPD 기술 고도화를 위해 2030년 전까지 한미의 독자적인 표적 및 분해제 기반의 항암 혁신신약 제품화에 나선다. 새롭게 진출하는 세포·유전자 치료 영역은 현재의 한미 강점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는 핵심 영역으로 꼽힌다.
mRNA는 최근까지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분야다. 한미는 이미 자체적인 mRNA 플랫폼을 확보해 항암백신 상용화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실제 한미약품은 올해 4월에 열린 AACR(미국암연구학회)에서 mRNA 기반 항암백신 개발 가능성을 담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새로운 파이프라인이 더해지면 10여 년 후 한미약품은 40개에 달하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신기술을 확립해 개발 단계로 끌어올리는 집중 육성 기간으로 설정하고, 현재 한미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단백질·펩타이드 기반 바이오신약 및 표적 제어 합성신약 개발을 더욱 고도화해 나간다. 제넨텍, MSD, 앱토즈 등 파트너사를 통한 개발은 물론, 매년 추가적인 라이선스 아웃을 활발히 추진하면서 전문 연구인력 30% 이상 증원과 신기술 투자에 집중한다.
인공지능을 적극 활용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합성과 바이오, 원료 물질 생산 사이트(평택 바이오플랜트, 팔탄 스마트플랜트, 한미정밀화학) 활용도를 높여 R&D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물질 대량생산을, 팔탄 스마트플랜트는 연간 50억 정 이상의 합성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한미약품 서귀현 R&D센터장은 “임성기 선대 회장의 신념과 철학에서 시작된 한미의 R&D 본능은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더욱 강력하게 발전돼 나갈 것”이라며 “세포·유전자(Cell&Gene) 및 mRNA 기반의 치료제 등 한미의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통해 비약적으로 점프하는 R&D 중심 제약바이오 기업의 롤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기후변화 극복을 위한 '바이오 경제 2.0 추진 방향' 발표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해 경제‧사회 문제 극복 방안으로 바이오 경제가 부상함에 따라 주요국들이 바이오 경제 선점을 위해 경쟁적으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도 기존 의약품 중심의 '바이오 경제 1.0'을 넘어 바이오의약품 제조 초격차 확보와 함께 바이오 신소재, 바이오에너지, 디지털 바이오 등 바이오 신산업 본격 육성을 위해 '바이오 경제 2.0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지난 7월, 산업부 이창양 장관은 서울 바이오허브에서 ‘바이오 경제 2.0 원탁회의’를 개최하고 업계 대표 및 관계자들과 함께 바이오 경제의 발전 방향과 전략을 논의했다. 지난 6월 1일 대통령 주재 수출전략회의에서 논의된 바이오 분야 규제 완화, 클러스터 육성 등 정책과제 이행을 위한 후속 조치의 하나다.
산업부는 ‘바이오 경제 2.0 추진 방향’은 크게 2030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제조국 도약, 바이오 신소재 산업 활성화, 바이오에너지 상용화, 디지털 바이오 혁신생태계 구축, 바이오 경제 기반 구축 등 4+1 추진 방향으로 구성돼 있다.
산업부는 이를 통해 2030년 바이오 경제 생산 규모 100조 원, 수출 규모 500억 달러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다. 원탁회의에 앞서, 산업부, 5개 관련 협회, 2개 관계 학회, 4개 산업지원기관 등이 참여하여 바이오 경제 추진 방향을 이행할 '바이오 경제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이창양 장관은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미래 먹거리로서 전략적 육성이 필요한 분야”라는 점을 강조하고, “‘바이오 경제 2.0 추진 방향’은 우리나라가 바이오 경제 선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이정표를 제시한 것으로 ‘바이오 경제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바이오 경제의 전환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문화경제 이윤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