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11월의 크리스마스’다. 12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통업계가 일찍이 크리스마스 맞이에 들어갔다. ‘미리 크리스마스’ 축제의 현장들을 살펴본다
‘씨뮤 산타즈의 선물공장’ 찾는 뮤지컬 팬들
올해 신세계백화점이 뮤지컬과 만나 색다른 연말을 장식한다. CJ ENM과 손잡고 ‘뮤지컬 원더랜드(Musical Wonderland)’ 세계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로 불리는 신세계스퀘어에서의 화려한 영상을 비롯해 팝업스토어 등 백화점 안팎에서 첨단 기술과 경험을 아우르는 장을 고르게 마련했다.
이 중 신세계 강남점 오픈스테이지에 1일 문을 연 ‘씨뮤 산타즈의 선물공장’(이하 선물공장) 팝업 현장을 찾았다. 선물공장은 CJ ENM의 대표 뮤지컬인 ‘물랑루즈!’의 사틴, ‘킹키부츠’의 롤라, ‘비틀쥬스’의 비틀쥬스가 산타가 돼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는 콘셉트를 담았다.
팝업은 네이버 사전예약 및 현장예약으로 입장이 이뤄지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사전예약 등을 통한 입장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팝업에 입장하면 먼저 스크래치카드를 나눠준다. 카드는 물랑루즈!, 킹키부츠, 비틀쥬스 중 랜덤으로 나오는데, 기자의 경우 킹키부츠 카드가 나왔고, 스크래치 존에서 긁어보니 ‘크리스마스 스티커’가 당첨됐다. 당첨된 상품은 팝업을 다 구경하고 퇴장한 뒤 바로 앞쪽에 마련된 스토어에 가면 수령할 수 있다.
본격 팝업에 들어가면 곳곳마다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뮤지컬 포토존이 마련됐다. 특히 각 포토존은 신세계백화점의 대표 캐릭터 ‘푸빌라’와 뮤지컬과의 만남이 유쾌하게 구현돼 눈길을 끈다. 푸빌라는 핀란드어로 ‘솜’을 뜻하며, 2017년 크리스마스 시즌 신세계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캠페인에서 처음 공개된 하얀 곰을 닮은 솜뭉치 캐릭터다.
예컨대 비틀쥬스 포토존에서는 비틀쥬스의 초록색 머리와 검은색 줄무늬 옷을 입은 푸빌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킹키부츠 포토존에서는 빨간색 머리에, 빨간 부츠를 들고 있는 고혹적인 푸빌라가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물랑루즈!에서는 망사 스타킹을 입고 바로 무대를 준비하러 가는 듯한 푸빌라의 도발적인 변신이 돋보였다.
여기에 뮤지컬 관련 소품들을 장식한 공간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며 뮤지컬 포스터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이색 포토존도 마련했다. 이 포토존 뒤 공간엔 뮤지컬 관련 상품들과 포스터를 설치해 놓았다. 포스터엔 김호영, 장민제 배우의 사인이 남겨져 있었는데, 팝업 기간 중 킹키부츠, 비틀쥬스 출연 배우들이 신세계 강남점을 깜짝 방문하는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라 포스터에 점점 사인이 늘어가지 않을까 싶다.
이번 팝업이 특별하게 느껴진 건 뮤지컬 팬들 이른바 뮤덕(뮤지컬+덕후)의 관심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씨뮤 프렌즈’ 인증도 이와 연계돼 기획됐다. CJ ENM, 이른바 ‘씨뮤’의 대표작 관람을 인증한 팬들에게 선물을 주는 이벤트다.
▲2024~2021 시즌(어쩌면 해피엔딩, 킹키부츠, 시라노, 베르테르) 비스테이지 실물 카드 소지자 ▲이전 시즌 유료 티켓 소지자(2021 비틀쥬스 초연, 2022 물랑루즈! 아시아 초연, 2014~2024 킹키부츠) ▲2025~2026 시즌 예매자(물랑루즈!, 킹키부츠, 비틀쥬스)에게 해당하는 항목마다 푸빌라 스티커 1장을 제공한다.
제공되는 푸빌라 스티커는 각 뮤지컬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하고 있어 뮤덕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실제로 스크래치 카드부터 푸빌라 스티커까지 받은 일부 관객은 서로 얻은 아이템(?) 정보를 나누며, 빠진 것을 교환하기도 하는 등 적극적인 수집 활동을 하기도 했다.
또한 공간 곳곳엔 뮤지컬 주요 대사들 및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찍을 수 있는 스탬프존도 마련됐는데, 일부 관객은 바로 대사를 알아차리며 자신의 카드에 스탬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여기에 팝업에서 처음 공개되는 MD 상품까지 뮤덕의 덕심을 자극할 요소를 가득 배치해 놓았다.
뮤지컬을 잘 모르더라도 귀여운 이미지에 호기심을 보이는 관람객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백화점을 찾은 친구, 모녀 등이 자연스럽게 팝업에 들어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남기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팝업은 16일까지 열린다.
신세계스퀘어도 뮤지컬 축제…‘100만 관람객 성지’ 지킨다
이번 팝업을 비롯해 신세계와 CJ ENM은 뮤지컬 원더랜드 티징도 신세계스퀘어에 3일 공개하며 크리스마스 축제의 장을 이어가고 있다. 30초가량의 티징은 거리에서 사라진 캐럴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음달 예고된 본영상은 뮤지컬의 본고장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수상 이력을 자랑하는 킹키부츠, 비틀쥬스와 함께해 강홍석, 신재범, 김준수, 장민제 등 배우들의 퍼포먼스도 감상할 수 있다.
신세계, CJ ENM 측은 “뮤지컬이라는 예술 언어로 모두가 함께 캐럴을 부르고 주인공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지난해에 이어 ‘누구나 연말이 주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이번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과 상상력을 통해 크리스마스의 본연한 의미와 감동을 되살리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신세계는 ‘연말 관람객의 성지’를 지키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신세계스퀘어를 찾았다.
신세계스퀘어가 선보이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는 명동 관광특구와 신세계백화점 본점 일대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시 실시간 도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순간 최대 인파 기준으로 10만여 명이 명동 관광특구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당일 신세계백화점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20.9% 증가하기도 했다.
콘텐츠 강자 CJ ENM 또한 이번 캠페인을 통해 보다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된다. CJ ENM은 2003년부터 공연 사업을 시작해, 창작 뮤지컬을 비롯해 라이선스 뮤지컬까지 다양한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전 세계 공연산업의 메카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다양한 작품을 공동 프로듀싱하며 착실히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왔다.
올해는 2013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토니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을 석권하고, 국내외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한 킹키부츠, 토니 어워즈 10관왕을 비롯해 각종 글로벌 어워즈 석권, 브로드웨이 초연부터 흥행 역사를 쓴 물랑루즈!, 팀 버튼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기발한 상상력과 환상적인 무대 연출을 선보이는 비틀쥬스까지 다채로운 연말 라인업 개막을 앞두고 있다.
CJ ENM 예주열 공연사업부장은 “CJ ENM의 대표 뮤지컬 IP(지식 재산권)가 신세계백화점과의 협업으로 색다른 경험과 기회를 제공해 기쁘다”며, “뮤지컬 원더랜드 캠페인과 팝업 스토어를 통해 CJ ENM이 오랜 기간 준비해온 탄탄한 뮤지컬 라인업과 함께 올겨울 많은 분들이 감동과 활력으로 가득한 연말을 보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영업본부장 김선진 부사장은 “연말이 주는 행복을 고객에게 선사하고자 세계적인 뮤지컬의 생동감과 미디어 아트를 결합하는 특별한 협업을 진행한다”며 “푸빌라를 중심으로 한 신세계만의 독창적인 크리스마스 세계관을 고객에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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