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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기업 ② CJ제일제당] 쌀알이 패밀리 “햇반 되는 건 나야 나”

쌀알이(백미), 까미(흑미), 뽀리(보리) 등 스토리 살려 팝업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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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679호 김금영⁄ 2020.06.12 09:28:06

캐릭터가 날개를 달고 훨훨 나는 시대다. 특히 이미 만들어져 있는 유명 캐릭터를 활용하는 컬래버레이션 차원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자체 개발한 캐릭터를 기업의 친근하고 긍정적인 이미지 제고 및 신제품 마케팅의 주인공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첫 번째로 기업들의 대표적인 자체 캐릭터들을 살펴보고, 두 번째로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현장을 방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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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기업 ①] 자체 개발 캐릭터 “기업 먹여 살리는 주인공 나야 나”


흰쌀·잡곡, 캐릭터로 재탄생한 사연

 

CJ더마켓 CJ제일제당센터점 입구에 자리잡은 ‘쌀알이 패밀리’ 조형물들. 사진 = 김금영 기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니 캐릭터 조형물 옆에 서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방문객의 모습이 보였다. 이들이 함께 사진을 찍은 캐릭터는 최근 CJ제일제당이 새롭게 선보인 햇반 캐릭터 ‘쌀알이 패밀리’다. 햇반이 되고 싶어 모인 8명의 친구들로, 각각의 개성을 발하며 만들어내는 좌충우돌 이야기가 기본 콘셉트다.

이 캐릭터들이 CJ더마켓 CJ제일제당센터점, 여의도점 공간에서 매력 어필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이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 8종을 개발하고, 캐릭터 팝업 스토어를 마련한 것. 방문한 CJ더마켓 CJ제일제당센터점 입구에서 앞서 언급한 캐릭터 조형물이 가장 먼저 반겼다. 좀 더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과 쇼핑을 할 수 있는 스토어가 이어졌다. 식당가와 스토어 곳곳에 쌀알이 패밀리 관련 이미지 및 상품이 배치돼 있었다.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에 대한 소개글이 마켓 내에 설치됐다. 사진 = 김금영 기자

특히 팝업 스토어 내부엔 햇반이 되고 싶어 하는 쌀알이 패밀리가 콘셉트에 맞춰 방문객에게 한 끼 대접하듯 꾸려진 밥상 포토존이 눈길을 끌었다. 쌀알이 캐릭터 앞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은 한 어린이는 “이 밥 진짜 먹을 수 있는 거야?”라고 엄마에게 묻고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기도 했다. 고정돼 있는 인형뿐 아니라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모습도 볼 수 있도록 스토어 곳곳에 소개 영상도 틀어 놓으며 구성을 다양화했다.

쌀알이 패밀리는 CJ제일제당의 디자인센터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CJ제일제당 측은 “40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디자인센터는 CJ제일제당에서 생산되는 모든 브랜드와 제품들의 패키지 디자인을 직접 수행, 관리하고 있다. 크게 그래픽, 용기·공간 디자인 담당으로 나눠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식당가 곳곳에 배치된 ‘쌀알이 패밀리’ 관련 이미지들. 사진 = 김금영 기자

캐릭터 개발의 이유는 보다 친근감 있는 이미지의 형성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 콘텐츠산업 통계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캐릭터 산업 시장 규모는 2015부터 2017년까지 매출이 8.8%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그만큼 캐릭터를 선호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는 것.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캐릭터의 친근한 이미지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갈수록 눈에 띄고 있다.

이 가운데 CJ제일제당은 1996년 12월 출시돼 올해로 25년차를 맞는 장수 브랜드인 햇반에 신선하고 재미있는 감각을 입히고자 캐릭터 개발을 시도했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 측은 “햇반 브랜드가 가진 가치를 소비자 지향 관점에서 풀어보고자 남녀소노 누구에게나 친근한 캐릭터를 개발, 운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캐릭터 자체를 제품과 브랜드의 연장선상으로 두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캐릭터 세계관과 브랜드 정체성의 조화

 

‘이달의 신상’ 코너에 ‘쌀알이 패밀리’ 관련 상품들이 비치된 모습. 사진 = 김금영 기자

이를 위해 가장 신경 쓴 건 캐릭터의 세계관 구축이다. 캐릭터는 너무 정보성, 홍보성 위주로 가면 지루하고, 그렇다고 외형에만 신경 쓰면 별 매력이 없어 금방 잊힐 위험성이 있다. 이 가운데 중심을 잘 잡은 사례가 펭수다. 펭수는 EBS를 대표하는 캐릭터 중 하나지만 “우리 EBS 좋아요” 식의 전형적·일차적 어필보다는 “김명중”이라며 사장의 이름을 언급하는 의외성과 패기로 방송사에 대한 재미와 관심을 이끌었다. 서울시를 대표하는 해치 캐릭터는 최근 가수 비의 ‘깡’을 패러디한 영상에서 서울 곳곳을 누비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쌀알이 패밀리는 햇반과의 연관성을 자연스럽게 살린 스토리텔링에 집중했다. 먼저 가장 평범한 성격에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쌀알이(백미)는 핵인싸도 아닌 ‘햇인싸’(햇반+인싸이더)라는 설정이다. 외모, 성격 등 모든 면에서 완벽해지고 싶어 하지만, 도정이 되면서 난 뒤통수의 상처 때문에 햇반이 되지 못할까 남몰래 걱정이 많다. 반면 남들과 똑같이 도정되는 게 싫어 도망친 브라우니(현미)는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사는 전형적인 밀레니얼 세대다. 까만 피부를 지닌 까미(흑미)는 성격은 매우 까칠하지만, 알고 보면 속이 하얀 츤데레(쌀쌀맞고 인정이 없어 보이나, 실제로는 따뜻하고 다정함)다.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햇반 토이박스 에디션은 초기 물량이 2주 만에 완판됐다. 사진 = 김금영 기자

가장 힘이 센 킹콩(검정콩)은 첫인상은 우락부락하지만 속이 깊고 여리다. 매일같이 공부만 하느라 운동 부족인 뽀리(보리), 장난끼가 많으며 매일 “포레버 영(Forever Young)”을 외치는 기기&조조(기장&조), 마지막으로 항상 머리를 세우며 겉멋이 든 삐삐(병아리콩)까지, 햇반이 되고 싶다고 모인 각 캐릭터는 곡물이 정체성이되, 성격은 각양각색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캐릭터들은 햇반을 구성하는 쌀과 잡곡을 모티프로 한다. 최대한 브랜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햇반이 지닌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게 노력했다”며 “특히 햇반을 구성하고 있는 각 곡물의 특장점을 캐릭터의 성격과 성향으로 표현해 재미 요소를 넣었다”고 밝혔다.

 

매장 내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쌀알이 패밀리’ 관련 이미지들. 사진 = 김금영 기자

예컨대 현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브라우니는 날씬한 몸매가 햇반이 되는 기준이라 생각해 매일매일 현미밥을 먹으며 식단을 관리하고, 보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뽀리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보리밥을 매일 먹어 장운동이 활발하다는 식의 설정이다. 이밖에 킹콩(검정콩)은 콩 단백질을 좋아해 힘이 가장 세고, 까미(흑미)는 동안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안토니아신을 몰래 먹는다.

CJ제일제당은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를 활용한 햇반 프리미엄 제품 ‘햇반 유기농쌀밥’도 새롭게 론칭했다. 쌀알이를 패키지에 표현했고, 제품 출시를 기념해 어린이용 수저세트와 캐릭터가 들어 있는 햇반 토이박스도 마련했다.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밥 한 끼 같이 먹을 수 있는 밥상을 콘셉트로 마련됐다. 사진 = 김금영 기자

CJ제일제당에 따르면 6월 현재 팝업스토어에서만 판매되는 햇반 토이박스 에디션은 초기 물량이 2주 만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캐릭터 출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CJ제일제당 측은 “현재 CJ더마켓 CJ제일제당센터점과 IFC몰 두 곳에서 캐릭터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기업과 브랜드 캐릭터와는 달리 캐릭터 자체에 좀 더 집중해 거부감이 덜하고, 직접 캐릭터를 체험할 수 있어 흥미롭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밝혔다.

쌀알이 패밀리 캐릭터를 통해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는 친근한 이미지 형성으로 인한 소통이다. CJ제일제당 측은 “캐릭터를 통해 햇반이 지닌 다양한 메시지들을 소비자에게 좀 더 친숙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쌀, 곡물로 구성된 쌀알이 패밀리를 통해 즉석밥으로 잡곡밥을 취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에겐 즉석밥으로도 맛있고 편리한 잡곡을 즐길 수 있음을 알리고, 즉석밥 자체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설명해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존 햇반의 이미지에 친근함을 더해 성인 뿐 아니라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에게도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이 ‘쌀알이 패밀리’ 포토존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앞으로 쌀알이 패밀리는 활동을 보다 넓혀나갈 예정이라고. CJ제일제당 측은 “햇반이 앞으로 진행하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좀 더 힘을 싣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캐릭터가 인기를 끌면 이번 팝업 스토어 이후 내부적으로 햇반 플래그십 스토어 등의 형태에 접근해볼 수 있지 않을까 고려하고 있다. 우선 햇반의 신규 캠페인과 연계해 이모티콘, 인형 등 캐릭터 관련 상품을 선보이며 브랜드 친밀도와 로열티 향상을 꾀하고, 햇반 팬덤층 확대 전략에 캐릭터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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