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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는 흑인 대통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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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0호 방효균⁄ 2009.01.13 13:32:36

2008년 11월 4일 미국의 제44대 대통령 오바마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바다 건너 한반도 대한민국의 오씨(吳氏) 문중은 환호작약(歡呼雀躍)하는 한편으로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었다. 족보에도 없는 문중 사람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의 대통령으로 덜컥 당선되었다니, 일단은 문중의 경사요,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오바마 종씨의 본관을 도무지 알 수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다. 해주(海州) 오씨인지, 보성(寶城) 오씨인지도 알 길이 없거니와, 수십 개가 넘는 오씨 본관의 어느 족보에도 오바마라는 이름 석 자는 찾을 수가 없었다. “이런 낭패가 있나!” 황당해진 오씨들은 대한민국의 오씨 문중이 모두 참여하는 ‘대한민국대통합오씨종친회’를 임시로 결성하여, 오바마 일가의 본관을 확인하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의 요지를 오바마 당선자에게 급히 띄웠다. “귀하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오.차제에 오씨 문중에서 귀하의 본관이 어디인지 알고싶소.” 얼마 후에 돌아온 오바마 당선자의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은 오씨 문중 사람들은 하나같이 실망을 감추지 못하더라고 유비통신(流蜚通信)은 전하였다. “오바마 씨의 본관은 케냐 오씨요.” 웃자고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실제로 오바마 당선자의 이름을 놓고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다. 마침 1월 20일은 오바마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날이다. 오바마는 이 취임식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자신의 풀 네임을 사용할까? “대통령 취임 선서 때 나의 풀 네임인 버락 후세인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를 모두 말하겠다.” 오바마 당선자는 지난해 12월 9일 미국의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취임 선서 때 풀 네임을 말하는 전통을 따르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렇다면, 오바마의 이름이 어떻길래 세인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일까? 오바마의 풀 네임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사담 후세인’과 ‘오사마 빈 라덴’을 조합해 만든 듯한 최악의 이름이다. 9·11 테러의 원흉인 오사마 빈 라덴과 미국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사담 후세인은 미국인에게는 증오의 대상이요, 철천지 원수이다. 오바마의 아버지 이름인 버락 오바마 시니어(Barack Obama Sr.)에서 알 수 있듯이, ‘오바마’는 케냐 가문의 성(姓)이다. 어머니의 이름인 앤 더넘(Ann Dunham)은 미국식 작명법상 오바마의 이름과는 상관이 없다.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이 이슈화되자, 미국의 매스컴들은 버락이라는 표기를 놓고서 갈팡질팡했다. 여기서 ‘버락(Barack)’이라는 이름은 스와힐리어로 ‘축복’이란 뜻이다. 오바마의 가운데 이름인 ‘후세인(Hussein)’은 ‘훌륭한’ ‘아름다운’이란 뜻의 무슬림 이름이다. 그의 어머니가 오바마의 생부와 이혼한 후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하여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로 건너가 붙여진 이름이다. 그렇다면, ‘버락 후세인 오바마’의 뜻은? 우리말로 해석하면 ‘축복받은 훌륭한 오바마’가 된다. 이 멋진 이름이 엉뚱한 잣대로 재단되어 구설에 올랐던 것이다. 여기에서 문제 하나.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가? 정답은 ‘아니다’이다. 오바마는 엄밀히 말하면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인종간 혼혈(Biracial)'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 최초의 혼혈 대통령’이 정답이다. 오바마의 무늬(피부)가 검기 때문에 흑인으로 착각(?)할 뿐이다.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그래서 더욱 의미가 크다. 새 시대를 꿈꾸는 미국인, 케냐인을 비롯한 아프리카인, 중남미인과 유럽인, 오바마의 어릴 적 고향인 인도네시아와 중동의 회교도, 오바마시(小浜市)가 있는 일본열도까지 오바마를 열렬하게 지지했다. 그야말로 대륙과 인종의 벽을 넘어 미국의 민주정치사에 새 장을 연 쾌거로 평가되고 있다. 오바마의 당선은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제일 막내이자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유일한 섬 하와이에서 나온 첫 대통령이라는 점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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