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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위기야말로 개혁의 適期

뜬구름 잡는 전망보다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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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01·102 편집팀⁄ 2009.01.20 15:38:44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미네르바’ 소동과 새해의 경제를 전망하는 언론의 보도를 보면서 느끼는 단상( 斷想 ). 우선, 혼란스럽다. 경제상황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앞일을 예측한다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라는 점은 이해하지만, 지금의 혼란은 그 정도가 지나치고 우리 인식이나 자세도 문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올해의 경기에 대한 전망은 ‘경기회복’ 또는 ‘불경기심화’ 등으로 제각각이고 낙관론과 비관론도 그 자체가 진폭이 워낙 커서,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뿐더러 마음이 착잡하기까지 하다. 현실이 어려울수록 불평하고 불안해하며 앞날을 미리 점쳐보려 하는 것은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심리적인 욕구다. 그리고 이말 저말에 귀를 기울이며 부화뇌동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방향성도 없이 중구난방으로 떠들어 대기만 하니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라거나 “경제학이란 학문은 왜 있는 거야?”라는 한탄이 나올 만하다. 자연과학과는 달리, 제각기 다른 주관을 갖고 있는 각 개인의 경제행위가 모여 이루어지는 경제분야에서 정확한 예측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학문으로 체계화된 지 200년이 넘고 현재 가장 인기를 누리는 사회과학분야로서 경제학이 지금처럼 결정적인 상황에서 제구실을 못한대서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듯싶다. 경제학의 실용성에 대해 왈가왈부하자는 것이 아니다. 경기전망을 부질없는 것이라고 매도할 수도 없다. 그러나 근거 없는 낙관에 기대거나 과도한 비관에 휩쓸려서도 안된다. 결과를 더 나쁘게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불안한 상황에서는 미래가 어떻게 될까에 마음 쓰기보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찾아 적극적으로 해 나가는 것이 심리적인 측면에서나 실제적인 측면에서 최선의 방법이다. 앞뒤나 옆을 쳐다보면서 정신을 놓을 것이 아니라, 머리를 아래로 쿡 처박고 할 일을 꾸역꾸역 해 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 결과로서만 우리의 미래를 규정하는 것이다. 특히, 국정을 책임진 사람들이 이를 잘 깨달아야 한다. 정부자신이 떠도는 말에 우왕좌왕하고, 우리 자신의 능력과 노력보다 외부 요인에 기대어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된다. 과거 IMF사태는 일시적인 외화유동성 위기였기에 그것을 해결하는 순간 위기를 넘길 수 있었지만, 이번 상황은 본격적이고 전세계적인 경제침체이므로 어느 한 가지를 해결한다고 해서 경제 전체가 해결되지 않는다. 상황과 원인이 다르면 대응하는 방식이나 자세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대증적이고 임시방편적인 해법을 적극 모색하여 신축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고, 또 현재 정부의 대응 역시 그 차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거기에 그쳐서는 안 되는 것이다. 차제에 우리 경제의 근본에서부터 시작, 구조와 체질을 송두리째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다. 거품에 끼어 방치되어 왔던 우리 경제의 불합리나 부조리를 이번 기회에 털어내야 한다. 그 동안 우리 경제가 외면적으로는 성장해 왔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후진성이나 구태는 말도 못할 정도였다. 경제만이 아니다. 정치·사회·문화·종교 등 어느 부문 하나 제대로 자리 잡힌 곳이 없었다. 앞으로 이런 것을 그대로 안고 가지는 못한다. 오히려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가 개혁의 적기일 수 있다. 개혁의 폭이 크고 파급이 널리 미치며 리스크가 크다 해도 이번에 근본적인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 명분만 맞으면 국민이 지지하고 뒷받침해줄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의 참뜻을 알아야 하고, 무엇보다 실천을 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발전은 그야말로 위기극복의 역사였다. 위기를 맞아 줄기차게 이를 극복하고 성공했다. 물론, 우리 국민의 역동성(vitality)이 그 바탕이 되었다. 소문에 휘둘리며 불안해하거나 막연한 낙관이나 희망에 기대어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우리 국민의 역동성을 한데 모아 도약을 하기 위한 토대로 이번 기회를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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