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민생 팽개친 정치권 언제쯤 제정신 차릴까

  •  

cnbnews 제122호 박형규⁄ 2009.06.16 16:50:08

6월 들어 잦은 비로 온 누리가 녹음방초 우거지는 여름철 단장을 서둘고 있다. 이런 계절의 섭리에 맞춰 ‘6월 항쟁’의 달도 지난 10일 서울광장의 ‘6.10항쟁 범국민대회’를 시발로 11일 화물연대 운송거부, 13일 쌍용차 구조조정 분쇄 결의대회, 19일 금속노조 상경투쟁, 27일 민주노총 총력투쟁 결의대회 준비 등으로 예정됐으나, 날이 갈수록 그 열기와 동력이 차차 식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지난 3일 서울대 일부 교수들을 시발로 이어졌던 전국 일부 대학 교수들과 시민단체·종교인·작가·법조인·의료인·학생들의 연쇄적인 시국선언 바람도 점차 잦아지고 있다. 아무리 6월 항쟁의 달을 맞았다지만, 민생은 날이 갈수록 고달프고 힘겨운데도 시국은 날로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바람에 민생을 더욱 도탄으로 몰아만 가고 있다는 원성들이 사방에서 점차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국이 지금처럼 어지러워진 주 원인은 우선 ‘항쟁의 달‘로 정해진 6월을 맞은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죽음까지 겹쳐져 더욱 혼란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노 전 대통령의 충격적인 사망, 국민장과 애도의 물결, 분향소 강제철거, 서울광장 ‘6,10항쟁’ 충돌, 일부 노동집단의 각종 쟁의 투쟁, 일부 교수들의 시국선언과 반 시국선언, 인터넷 게시판의 막말과 이데올로기적 적대감 등으로 나라 안이 온통 어수선해졌기 때문으로 요약된다. 게다가 북한의 그칠 줄 모르는 핵무기 실험 강행 및 개성공단 협박 등의 저돌적 공세와 이에 맞선 한국의 PSI(대량살상무기 확산금지 조약) 가입으로 한반도 불안 고조까지 겹치고 있다. 이런데도 국정의 최고기관인 청와대나 국정을 뒷받침해야 할 정치권마저도 서로 ‘네 탓 타령’ 공방만 늘어놓을 뿐, 이렇다 할 대안을 내놓지도 못한 채 우왕좌왕하고 있는 판국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만장정국이 차츰 마무리돼 가고 있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죽음의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박연차 게이트’ 의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된 12일을 고비로 금주부터는 ‘6월 경색정국’ 분위기가 차츰 해빙기류로 바꿔질 조짐이다. ‘6월항쟁’이나 각종 노동자 투쟁도 중요하지만, 당장 발등에 떨어질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대량해고 사태 타결책 강구를 비롯, 전기·교통요금 인상 등 물가고 대책 수립 등 날로 고달파져 가기만 하는 민생고 문제가 그 어떤 문제들보다도 화급하고 절실한 실정임을 정치권과 국민 모두가 다 같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 발표에 이어, 여야는 원내대표 2기 출범 후 두 번째 회동을 모색하고, 임시국회 개회조차도 안했던 6월 임시국회 개회를 포함한 운영문제를 협의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해빙의 가장 핵심 조짐이다. 하지만 앞으로의 정국은 여전히 안개와 경색 정국에서 쉽사리 벗어나거나 크게 달라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들이다. 지난 12일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들의 첫 접촉을 통해 여당인 한나라당은 화급한 민생법안 처리부터 먼저 하자는 ‘선 민생’을 주문한데 반해, 제1야당인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 사과’를 여전히 주장, 종래의 주장에서 한 치의 변함도 없음을 밝혔다. 이처럼 여야는 민생보다는 6월 임시국회의 주도권 다툼을 포함한 정권 쟁탈을 겨냥한 기싸움에만 혈안된 기세들이다. 이는 가깝게는 10월의 국회의원 재·보선과 내년의 지방선거 승리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들이다. 그렇지만 정치의 한 축인 권력 쟁탈을 위한 선거 승리도 중요하지만, 위정자가 아닌 일반 국민들의 처지에서는 정치의 또 다른 축인 국리민복 즉 민생정치에 더욱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때문에 여야는 너무 권력욕에만 치중하다 보면 주권자인 국민들로부터 오로지 이기주의적 탐욕자로 찍혀 정치무대에서 영영 추방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깊이 유념,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제정신을 차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