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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지금 타협의 정치를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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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123호 박형규⁄ 2009.06.23 15:25:51

날씨가 서서히 장마철로 접어들고 있다. 후덥지근해지기 마련인 이런 장마철 날씨처럼 우리의 정국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급서거의 ‘조문정국’으로 증폭되기 시작한 혼란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은 채 계속 후덥지근한 상태를 이어 가고 있다. 비구름이 모여들어 비가 내리다가 간간이 멈춘 비 사이로 햇볕이 보이다가 또다시 궂은비가 내리는 장마철은 비와 햇볕의 숨바꼭질 끝에 결국은 햇볕이라는 밝은 태양의 등장으로 후덥지근했던 긴 장마는 기세가 꺾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자연의 기상과는 달리, 우리의 정치 기상도는 이른바 ‘용산 철거민 사태’ 이후 이어진 ‘박연차 게이트’와 노 전 대통령 급서거 등으로 본격적인 장마 정국으로 접어든 이후 근 반년 넘어 후덥지근한 악천후 속에 갇혀 있다. 무엇보다도 우선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대량해고 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비정규직법 개정 문제를 비롯, 언론관련법 처리 등 70여 건의 각종 현안 안건 처리를 위한 6월 임시국회 개원을 30일 간의 법정회기가 다 된 지금까지도 개회조차도 못하고 있는 바람에 온 국민의 심경을 후덥지근한 장마철로 몰아넣고 있다. 게다가 지난 3일 서울대 일부 교수 집단의 이명박 정부 비판을 담은 시국선언을 시발로 계속된 일부 시민단체·종교인·작가·법조인·의료인·학생·전교조 등에 이르기까지의 연쇄적인 시국 선언과 아울러 ‘6월 항쟁의 날’ 기념행사 등 각종 국민적 기념행사와 일부 노동조합의 노동투쟁 행사까지 겹치는 바람에 정국 기상은 더욱 후덥지근하고 답답하다는 게 국민의 대체적인 반응들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제1 야당인 민주당을 필두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 등 야 4당이 6월 임시국회서 처리키로 했던 지난 3월 여야 합의사항의 언론관련법 처리를 무효화한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고는 국회 개원을 거부한 채 미디어국민행동·민생민주국민회의 등과 합동으로 국회 본청 앞에서 ‘언론악법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이 같은 선언을 함으로써, 가뜩이나 어둡고 답답한 정국을 더욱 후덥지근하게 끌고 가고 있다. 게다가 지난 18일에 있은 3차 남북 개성공단 회담 개최와 이에 앞선 이명박-오바마 두 대통령 간의 이른바 ‘6,16’ 한미 정상회담과 그 후속 조치 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뜨겁다. 이 중에서도 특히 북한 핵 개발 및 전쟁도발 가능성 문제가 직 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우리의 경우는 그 어느 때, 어느 것이나 또한 어느 나라들보다도 가장 심각하고도 막중한 사활문제가 달려 있는 현안 중의 현안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이다. 때문에 우선 이번 ‘6,16’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한국에 대해 특히 핵우산을 포함한 핵 확장억지력을 제공하기로 명문화한 사실은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어, 더욱 큰 의미와 안도감을 극명하게 밝혀준 셈이다. 이 같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어쩌면 계속 후덥지근해 오기만 했던 우리 정국을 일시에 ‘청명정국’으로 일신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트(계기)가될 수도 있을 것으로도 여겨 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무엇보다도 먼저 방미 전에 약속했던 국정쇄신을 어김없이 이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여야 각 정당들과도 소통하는 대담하고도 큰 정치를 펼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가운데 특히 야당과는 타협의 묘를 구사하면서, 반대자나 야당을 끌어안을 도량과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야당 등 각종 이익집단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계속한다면 그에 대한 응징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이 가차 없이 응징할 것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국민들은 지금 누가 뭐라 해도 지금처럼 후덥지근하기만 한 어둡고 답답한 정국을 풀 수 있는 타협의 정치를 갈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타협이란 한마디로 서로 주고받는(give and take) 것이라는 요체를 새삼 유념해주기 바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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