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더십센터 김수연 전문교수 인터뷰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인생의 리더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조직의 리더가 무능하고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그가 속한 조직 전체는 결국 방향을 잃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떤 개인이 자기 인식에 대한 확신과 존재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그의 인생 역시 방향을 잃은 채 이리저리 세파에 밀려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리더를 비롯한 조직구성원들이 각자 자기 인식을 통한 지배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면, 또한 이러한 사람들이 하나로 뭉쳐 힘을 모을 수만 있다면, 그 조직은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시너지를 낼 수 있어 좋은 성과를 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국리더십센터 김수연 전문교수는 “우리가 자기 인식을 통해 지배가치를 찾는 과정은 마치 목욕탕에서 뿌옇게 김이 서린 거울 앞에 서 있다가, 이를 마른 수건으로 깨끗이 닦아낸 뒤에 맑은 거울 속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라면서 “현재 자신의 모습을 정확하게 인식했을 때에야 비로소 자신이 원래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무엇이고, 또한 바라면서도 하고 싶었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를 깨닫게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배가치 체크리스트를 놓고 각 항목에 대해서 자기 자신에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져보고, 그 답을 체크해 보면 자신이 진정으로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를 찾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가 자기 인식과 관련한 셀프리더십에 관심을 더 갖게 된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교육을 하기 전에 교육대상 회사의 CEO와 어떤 내용의 교육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 등에 대해 사전 면담을 한 적이 있었는데, CEO의 대답이 매우 인상적이었던 것.
엘비텍(LVTek) 김정택 대표이사는 “나는 사업하기 전에는 대기업에서 근무한 바 있다. 그곳에 있을 때 직무교육을 비롯해 리더십 교육 등과 같이 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할 수 있었다”면서 “그런데 그러한 것들이 내게는 조직과 세상을 긴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으며, 지금의 내가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현재 우리 회사가 비록 큰 회사는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 직원들에게 과거 내가 배울 수 있었던 것들을 전달해 주고 싶은데 여건상 방법을 찾기가 매우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그의 말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고, 또한 젊은 후배와 같은 직원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넘친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 대표는 돈 몇 푼에 팔리듯 하며, 자기 확신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젊은 직원들에 대해 진정으로 안타까워했다. 이에 면담을 마치고 나서는 결국 그를 존경하게 됐으며, 나 자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던 만남이었다”고 회상했다.
나는 누구인가?…자기 확신과 존재의미 찾아야
김 교수는 사람들이 지배가치를 찾기 위한 과정으로 몇 가지 궁극적인 질문을 하라고 제시했다. 가장 먼저 ‘당신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서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없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어 ‘당신이 어렸을 때 존경했던 사람은 누구였는가?’라고 했을 때에도, 그 대답으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그런 사람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첫 질문에서 답을 얻지 못한 김 교수가 다음 질문으로 ‘그렇다면 누군가가 어떤 조건을 갖췄을 때 존경할 수 있는가?’라고 하게 되면, 그때서야 사람들은 자신의 평가 기준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조건에 충족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존경할 수 있을 거라고 대답한단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오늘날 사람들은 ‘존경’이라는 단어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이 있으며,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사람들에게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은 누구이며, 왜 싫어하는가?’라고 질문을 하면, 이에 대한 답은 정말 잘한다고 한다. 김 교수는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을 지적하면서 어떤 점 때문에 싫어한다고 대답한다면, 그 어떤 점의 반대말이 그 사람의 지배가치일 확률이 매우 높다.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반대되는 점 때문에 타인을 싫어하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김 교수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 어떤 점 때문에 좋아한다고 답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점 역시 그 사람의 지배가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지배가치 리스트를 보고 체크하면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삼각형을 그려 놓고, 위에서부터 피라미드처럼 써 내려오면 많게는 10개에서 적게는 6개 정도를 적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며 인식하게 되고, 지배가치를 찾아 자기 확신과 존재의미를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배가치를 찾은 후에는 영화 ‘타이타닉’의 애잔한 음악을 들으며, 마치 자신이 가라앉고 있는 배(최근의 세월호 사건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척 아프지만)에 타고 있다고 상상하면서 마지막 순간에 버려야 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를 적어보라고 김 교수는 권했다. 그리고 최후에 세 가지가 남을 때까지 이를 반복해 나간다.
김 교수는 “최후에 남은 세 가지는 마지막 순간에까지 버릴 수 없는 것으로, 이는 지배가치 가운데서도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의 인생에서나 일에서나 의사결정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면서 “이것을 찾고 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고, 비로소 자신에 대해 ‘나는 이러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사람이었구나’라고 알 수 있다. 이는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하게 작용하게 되며, 이러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면 서로간의 갈등이 많이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사람들이 자신의 지배가치를 찾고 나서야 그때부터 꿈과 비전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꿈과 비전을 먼저 정하고 지배가치를 찾게 되면, 자신이 진정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배가치의 모습이 잘 나오지 않게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지배가치라고 생각했던 것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주위에서 그것이 옳다고 세뇌당했을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오늘날 젊은이들이나 아이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지배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기가 쉽지 않다. 이는 그들의 부모 세대가 거의 대부분의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경향이 많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을 시간적인 여유도, 기회조차 얻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30대까지의 세대들은 자신의 지배가치를 찾는 것에 정면으로 부딪쳐서 자신을 바라보고 직시하면서 꿈과 비전을 찾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지배가치를 구체화 하는 방법은?
김 교수는 지배가치를 찾고 나서 이를 구체화 하는 방법으로, 본인이 스스로 찾아낸 지배가치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행동방침을 정한 내용을 사례로 소개했다. 김 교수의 지배가치는 절제, 질서, 노력, 지혜, 성취, 정직, 성실, 경제적 안정의 여덟 가지다. 아울러 지배가치가 같은 것이라고 해도 사람마다 정의는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지배가치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찾았다고 해서 마냥 아는 것과, 그것을 어딘가에 써놓고 가지고 다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지배가치를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나의 경우엔 회사에서 지급한 수첩에 여덟 가지의 지배가치와 행동방침 등을 적어 놓고 매일 아침에 한 번씩 읽어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선 김 교수는 ‘절제’에 대해 ‘음식과 수면에 대한 자기 조절’이라고 정의했다. 원래는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지만,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1시간씩 꾸준히 운동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아마도 해본 사람이라면 다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운동을 수면에 대한 자기 조절이라는 지배가치와 연결시키게 되면,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는 일을 자신의 의지로 지배할 수 있다고 인식할 때 자부심이 뿌듯하게 커지게 되고 그러한 행동의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질서’는 사람이나 물건들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 놓여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물건의 경우에 열쇠고리는 늘 신발장 위에 보관한다든지, TV리모컨은 쇼파 앞 탁자의 오른 쪽에 놓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경우에도 자신이 원하는 도덕적인 거리를 둔다. 이러한 질서는 다분히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고, 만약 이러한 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으면 스스로에게는 상당한 불편으로 다가오게 된다.
김 교수는 “나는 지배가치 중에 ‘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가장 존경하는 위인 중 한 명이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다. 그가 평소에 끊임없이 노력하고, 책을 읽으며, 탁월한 연설가로 명성을 남겼던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소 유치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 세상에 노력하면 안 되는 것이 과연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나로 하여금 항상 무언가를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배가치는 조직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힘
‘지혜’는 어떤 일을 해결함에 있어 자신에게도 해가 되지 않고, 타인에게도 해가 되지 않도록 결정하는 힘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성취’는 노력해서 뭔가를 얻어내는 것이다.
‘정직’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는 것이며, 이에 따라 김 교수가 강의를 나갈 때는 항상 ‘회사에 결코 누가 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그럼으로써 그 강연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영업 직원에게 스스로 당당할 수 있도록 강의에 최선을 다하게 된다. 아울러 회사로부터 받는 보수가 정말로 일에 대한 대가로서 떳떳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자신을 채찍질하게 된다고 한다.
‘성실’은 ‘정직’과는 유사하기는 하지만, 이는 말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강의에 앞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최선을 다해서 강의를 한다. 그랬을 때 좋은 결과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경제적 안정’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밥을 사줄 수 있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바다로 달려갈 수 있으며, 따뜻한 커피와 치즈 케익을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김 교수는 “이처럼 자신의 지배가치를 찾고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이는 변화의 불씨를 불러일으키며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해 일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면서 “이는 또한 타인들의 지배가치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며, 조직을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마음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김 교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보탰다. 얼마 전에 그녀는 번지점프를 하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가 일어났다. 그리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뉴질랜드로 날아가 절벽에서 멋진 번지점프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집했다. 그런데 막상 뉴질랜드에 가서 번지점프에 실패한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고 한다. 바로 김 교수 자신이었던 것.
김 교수는 “사실 나는 차를 운전하면서도 경사가 심한 곳을 달리면 속이 울렁거리는 체질이다. 비록 번지점프를 하고 싶었던 꿈을 실천에 옮겼지만 그것은 내 자신이 원하고 할 수 있던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면서, 이 세상의 모든 리더가 자기 인식을 통해 지배가치를 찾아내고 행동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긍정적 에너지로 가득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연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
- 학력
경원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 경력
현) 극동대학교 교양학부 외래교수
현) 리더십 프런티어 교육팀 차장
시사영어사 / KDB생명 교육팀
- 자격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Facilitator
그레이트 리더십 Facilitator
결정적 순간의 대화 Facilitator
창의적 교수법(CTT) Facilitator
- 이진우 기자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