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미래다 - 인테이크푸즈(주) 한녹엽 대표]포장마차 경험이 스타트업 키웠다
서울대 학생벤처네트워크 출신, 1인 가구 위한 맞춤형 식품사업 키워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대기업과 당당히 겨루겠다!” 서울대학교 학생벤처네트워크 출신 4인방이 오직 패기 하나로 똘똘 뭉쳐 시작한 지 1년 만에 20억 원의 매출 대박을 터뜨려 식품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지난달 20일에는 ‘1~2인 가구를 위한 싱글푸드샵’ 개념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샵인테이크’ 서비스를 오픈했다. 샵인테이크는 모든 식품을 1인 1회 섭취량 기준으로 소용량화해 소비자가 필요한 만큼만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한 싱글푸드 커머스다.
인테이크푸즈(주) 한녹엽 대표(27)는 “2020년에는 1인 가구의 비율이 29.6%까지 증가하고, 소비규모도 1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싱글푸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이라며 “내년에는 샵인테이크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 및 일본과 홍콩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전 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1인 가구 소비 패러다임에 맞춰 시장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1인 가구 소비자의 수요변화 및 체감현실을 반영한 식품업계 전반의 현명하고 발 빠른 대응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군 제대 후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23세의 청년이 어느 날 노점상을 열었다. 붕어빵과 꼬치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나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하지만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장사에 대한 경험도 없이 그저 하루 이틀 익힌 기술로 도전했지만, 포장마차를 오픈한 지 며칠 동안 단 하나도 팔지 못하는 참담함을 경험한 것.
한 대표는 “왜 하나도 팔리지 않을까라는 고민을 하다가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우선 노점상의 이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옷과 외모에 신경을 썼다. 또 친구들을 불러 시식을 하게 하면서 맛을 내기 위한 연구를 거듭했다”면서 “그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작은 지역이었지만, 맛과 분위기에 대해 자연스럽게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그렇게 3개월 정도 경험한 첫 사업은 자신감을 키우기에 충분했다”고 회상했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 성공 아이템 찾아내
이후 한 대표는 방세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과외를 했지만, 이를 충당하기에 벅찼다고 한다. 그래서 돈을 벌려고 시작한 사업이 한 대표가 잘 알고 있던 외국인들과 한국 학생들을 연결시켜주는 ‘스카이프’라는 화상채팅 사업을 시작했다. 이는 일종의 중개 서비스로, 시장의 수요도 충분해서 수수료 수입이 쏠쏠했다.
그러던 와중에 24세가 됐을 때 한 대표는 벤처를 꿈꾸는 많은 학생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대 학생벤처네트워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지금의 공동창업자(식품공학과, 디자인과, 산업공학과)들을 만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던 시기에, 그는 그들과 합심해서 수많은 스타트업을 시도하게 된다.
한 대표는 “처음에 동결건조 차를 비롯해 마켓팅 플랫폼, 원예상품 개발 및 판매 등의 사업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수많은 실패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한 결과,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또 한 가지 배운 것은 처음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해 출시했을 때, 시장의 반응이 시원찮으면 아무리 애착이 남는다 하더라도 과감히 포기하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따라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인 식품 관련 스터디를 하면서, 국내 식품산업이 정체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소비자의 니즈가 분명히 존재하는데도 기존 제품의 생산자들이 그것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1~2인 가구가 늘면서 이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있지만, 관련 상품이 거의 없다보니 이러한 소비자들이 어떻게 장보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용돈을 모아 창업자금 200만 원을 마련한 한 대표와 공동창업자들은 이렇듯 정체되어있던 국내 식품산업을 혁신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회사를 설립했다. 모토로는 ‘현대인의 섭취패턴에 알맞은 가장 현대적인 식품’을 추구하며, 견과류인 닥터넛츠, 수퍼브라질넛(견과류)과 모닝죽, 커버더마운틴(초콜릿) 등의 업계를 선도하는 식품브랜드를 개발했다. 온라인 마케팅과 발로 뛰는 오프라인 영업에 집중한 결과, 온라인 유통 채널을 섭렵하며 내공을 쌓았고 백화점,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 납품하는 영업실적을 이뤄내며 지난해 2월 설립 후 1년 만에 2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싱글푸드 커머스 ‘샵인테이크’에 올인
이들은 초기에 출시한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시장에 풀어낸 이후, 이제는 ‘1인가구를 위한 싱글푸드샵’의 개념을 국내 최초로 적용한 샵인테이크 서비스에 올인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1인 가구 증가 추세는 OECD 국가 중 가장 빠르다. 또한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의 비중이 25.3%(2012,통계청)로 나타날 만큼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소비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다.
싱글푸드는 ‘1인가구를 위한 맞춤형 식품’을 의미하는데, 섭취 빈도나 양이 적은 1인 혹은 2인 가구 소비자들이 항상 겪어야 했던 기존의 4인 기준화된 식품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1인 가구의 경우, 기존의 다인 가구 중심의 라이프스타일과는 달라 국내 소비시장의 판도를 재편하고 있는데,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라는 전통사회의 소비공식이 깨지면서 1인 소비의 패러다임이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혼자 사는 사람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소포장 간편 식품이 올해 식품업계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4인 가구 중심으로 구성되었던 기존의 식품들과는 달리, 1인 가구 소비자를 위해 1회분씩 포장해 판매하는 시도가 유통업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의 소포장 제품 구매패턴을 묻는 ‘Food Forward Trend Report 2014(웨버 샌드윅)’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대다수의 응답자(84%)가 ‘일주일에 1회 이상 소포장 및 간편식을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이와 동시에 ‘소포장 제품 구입에 장애가 되는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35%가 ‘제품의 다양성 부족’을 지적했다. 또한 33%가 ‘소포장 제품 판매 및 취급처의 부족’, 20%는 ‘제품 정보가 부족’, 8%가 ’소포장이라도 여전히 양이 많고 낭비발생’, 4%는 기타라고 응답해 급증하는 소포장식품의 수요와는 달리, 공급이 지나치게 부족한 상황인 것을 알 수 있다.
▲인테이크푸즈 팀원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빠르고 다양한 ‘다작(多作)’ 개발 프로세스
따라서 샵인테이크는 현재 고객 접근성을 위해 온라인 매장을 우선적으로 운영하며, 1인 가구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합리적인 식품소비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켜나갈 계획이다. 한 대표는 “내년 3월에는 국내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일본과 홍콩 온라인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1인 가구 소비패러다임의 흐름에 맞춰 싱글푸드 시장의 선두에 서서 규모를 키워나는 것이 목표”라고 역설했다.
한 대표의 경영철학은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키워왔던 온라인 분야의 내공에 힘입어 샵인테이크 서비스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많은 실패를 거듭해오면서 그는 우울증을 겪기도 했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힘든 상황에도 처해봤다고 한다. 그러면서 실패를 통해 배운 것이 있다면, 왜 실패했는지를 검증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한 대표는 “앞서 네 차례의 스타트업을 실패한 이후 우리는 일명 ‘다작’팀을 구성했다. 상품이든 서비스든 간에 아이디어만 있으면 불과 일주일내로 아이템을 만들어 시장 반응을 본 후에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함이었다”면서 “어떤 사업이 실패냐 성공이냐의 문제보다는, 결과에 따라 빠르게 변화를 시도하는 마인드가 더욱 중요한 것 같다. 우리가 개발한 브랜드의 성공이 바로 이러한 개발 프로세스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테이크푸즈 역시 처음부터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다. 조달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인프라도 구축돼 있지 않은데다 자금도 턱없이 부족해 정상적인 프로세스로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제조업체들을 찾아서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뛰어 다녔고, 돈이 없어 ‘판매 후 정산’이라는 상당히 어려운 조건으로 계약에 나서야만 했다. 또 초기에는 판매나 유통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어 많은 장벽을 맞이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일단 아이디어가 있으면 저지르는 ‘행동주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과 말은 잘하지만, 실제로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듯하다. 하지만 우리는 아이디어를 발굴하면 핵심적인 컨셉을 잡아 바로 구현해본다”며 “그리고 시장반응이 좋으면 사업화를 하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거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개 사업에 실패하면 많을 것을 잃고 후회하게 되는데, 실패 속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설령 망하고도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이진우 기자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