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주의 미국 인재 이야기]두 딸을 프린스턴·예일에 보낸 경험
교육제도 좋은 미국에서도 부모 열성이 자녀 성공 갈라…인도·중국계, 놀라운 성취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은주 미국대입 컨설턴트) 칼리지보드(SAT 시험 주관단체)는 올해 10월부터 바뀌는 PSAT(Preliminary SAT) 시험에 대한 샘플 전체 시험을 3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2016년 봄에 영어 800점, 수학 800점, 총점 1600점으로 바뀔 새로운 SAT 개정에 앞서 올 가을 PSAT 시험에서 먼저 새 SAT 시험에 대해 가늠해보라는 의도다.
현재 칼리지보드 웹사이트에 나온 새로운 SAT 샘플 문제들은 기존 시험에 비해 쉬운 편이지만 전체 시험지가 나와봐야 정확한 난이도를 알 수 있다.
지난 10월에 본 PSAT 결과에서도 예상대로 11학년 학생들은 물론 10학년 학생들도 수학과 영어 작문(여기선 문법 테스트)에서 점수가 높게 나왔고 리딩(독해)에서 낮은 점수를 보였다. 내 학생들의 성적만 봐도 수학과 문법에 약했던 학생들도 1-2년 공부를 해보면 수학과 문법에선 만점 가까이 나오는데 리딩 점수를 올리기는 쉽지 않음을 보게 된다. 대개는 중학교 때부터 리딩에 강세를 보였던 학생들이 10학년 때 치른 PSAT나 SAT 점수에서도 전체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인다.
미국의 4대 명문대 HYPS 가려면
일반 에세이와 칼럼을 연재하던 때에 나에게 교육 칼럼 연재를 청탁한 신문사는 경험이 없던 내게서 남다른 유리한 점을 발견한 것 같았다. 당시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각각 1명씩 다니는 세 자녀의 엄마였고, 또 그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뭐든 찾아보고 알아보고 또 열심을 내던 ‘평범한 한인 이민자 엄마’였기에 오히려 실감나고 재밌는 교육 칼럼의 필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나는 교육 칼럼을 쓰는 지난 7년 동안 내 아이들 중 첫째 딸은 아이비리그 대학인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뒤 현재 직장 2년차이고, 또 둘째 딸은 예일 대학 2학년생, 그리고 막내 아들은 고등학교 학생으로 또 다시 대입 준비를 하고 있다. 두 딸들을 미국의 HYPS(Harvard-Yale-Princeton-Stanford)에 보내 본 경험, 그리고 내 과외 학생들을 HYPS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이나 명문 사립대를 보내본 경험, SAT 만점, 고득점 학생들도 배출해 낸 경험들 덕택에 교육 칼럼의 재료를 얻을 수 있었고, 또 내 아이들과 학생들에게 적용해가기 위해 더 많은 공부를 했다.
HYPS라도 조금씩 다른 학생에 대한 선호도, 그리고 공통점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파악했고, 어떤 학생 타입이 SAT에서 고득점을 얻을지 예상하는 감각도 생겼다.
보통 수학, 과학 과목이 강하면 학년 선행과 AP 과목을 많이 들을 수 있어 학교 성적이 좋고, SAT 고득점은 결국 독해에서 판가름 나기에 영어나 히스토리 과목이 강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아이비리그 입학에 중요한 수상이나 과외활동에서는 수학, 과학에 강한 학생이라면 USAMO, 인텔 사이언스, 지멘스 같은 대회에 출전해 세미 파이널(준결승)까지 올라가거나 영어, 히스토리에 강한 학생은 디베이트(토론), 작문 컨테스트, UIL 히스토리(역사) 과목에 도전해 보라.
초등학교 때부터 인도계, 중국계 학생들이 사이언스 페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이런 학생들이 중학교, 고등학교에 가서도 과학 분야에서 상을 휩쓸게 된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과학 경시대회인 인텔 과학 경시대회는 1998년도 이전까지는 웨스팅 하우스 과학 경시대회였는데 인텔이 스폰서가 되면서 이름도 Intel Science Talent Search로 바뀌었다.
미국의 과학경시대회들
▲(위에서부터)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스탠포드 대학.
인텔 과학 경시대회는 주니어 노벨상, 과학의 수퍼보울 등으로도 불린다. 매년 1700여 명의 12학년 과학 영재 지원자들이 과학 분야의 20페이지 분량의 리서치와 추천서, 학교 성적을 제출하는데 이들 중 준결승전에서 300명을 뽑고, 그들 중 40명이 결승전에 오른다.
40명의 결승 진출자들은 워싱턴에 초대돼 그들의 연구 성과를 공개하고 저명한 과학자들과 인터뷰할 기회를 갖는다. 인텔 사이언스 과학 경시대회에서는 매년 준결승자들과 결승자들이 120만 달러의 상금을 놓고 겨루게 된다. 최종 우승자의 상금은 무려 10만 달러다.
지원 자격은 미국에 합법적으로 거주하는 자거나 시민권자인 고교졸업반 학생에게만 주어진다. 12학년에 대회를 나가지만 이 대회를 겨냥한 지원자들은 9학년부터 리서치를 시작한다.
인텔 과학 경시대회와 쌍벽을 이루는 과학 경시대회로 지멘스 과학 경시대회가 있다. 개인 참가 자격은 12학년이지만 팀 프로젝트는 2-3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경우는 고교생이면 가능하다. 지역 예선은 MIT, 조지아텍, 버클리, 텍사스대-어스틴, 노틀담, 카네기 멜론 등에서 열린다.
1600여개의 연구 보고서 가운데 블라인드(blind) 심사를 거쳐 300개의 우수한 리서치 보고서가 예선 작품에 선정된다. 예선에 통과된 작품들은 일간지 USA Today에 실리게 된다. 이들 보고서 중 개인 30명과 30개의 팀 작품이 지역 최종 결승전에 채택돼 개인 3000달러, 팀 6000달러의 상금을 받게 되고 내셔널 최종 결승전에는 개인 6명, 팀 6팀이 오르는데 1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까지 상금을 받게 된다.
인텔이나 지멘스 과학경시대회의 출전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집 첫째 딸의 친구인 인도 학생은 초등학교 때부터 사이언스 페어에 매번 출전해 경험을 쌓고 중학교 때 이미 주에서 1, 2등을 하더니 고교에 가서도 UIL 과학 경시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팀으로 지멘스에 출전한 뒤 12학년 때 인텔과 지멘스에 나가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중학교 졸업 시상식 때 첫째는 바이올린을 하고 그 인도 친구는 피아노를 연주해 인상에 남았는데, 8학년 때 이미 수학, 과학, 작문에서 주 1등을 휩쓴 그 학생의 발표에 백인 부모들과 학생들이 기립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또 다른 첫째의 고교 친구인 인도 후배도 얼마 전 옥스퍼드 대학에 가서 유학할 수 있도록 경비 전액을 제공해주는 로즈 장학생(1년에 대학생 중 20명)에 선발된 걸 보고 인도계 학생들의 활약에 감탄했다.
자녀적성 확인하면 빠른 결정 내려야
공부든, 아이들 악기나 다른 예능이든, 부모의 열의가 결과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걸 보게 된다. 가령 악기 레슨도 아이가 연습할 때부터 옆에서 잘 모니터하고 조언해주는 부모와, 레슨이 취소되면 안 데려다줘도 되니 좋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자녀의 성과에 있어 큰 차이를 보게 될 것이다.
나도 첫째나 둘째 때는 부지런하게 아이들을 재촉하고 간섭하고 옆에서 도와주며 열심을 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매너리즘에 빠졌는지 막내를 두고는 그렇게 못하고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변명 같기도 하지만, 사실 두 딸에 대해서는 내가 힘들더라도 애쓰고 투자한 만큼 뭔가 결과가 자꾸 나오니까 더 신이 나고 피곤한 줄도 몰랐던 것 같다. 또한 그때는 결단도 빨랐다. 둘째의 경우 악기가 적성이 아닌 걸 알고는 미련을 빨리 버리고 아이가 잘하고 좋아하는 디베이트(토론)를 시작하게 했다. 책을 많이 읽고 논리적인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 맞춤형으로 대입을 준비시켰더니 결과가 좋았다. 그런데 막내를 놓고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걸 보면 나도 아직 문제다.
필자 소개 = 미국 달라스 거주. 대학진학 컨설팅 및 SAT 지도 전문가, 고려대 영어교육 졸, 미국 남침례신학교 석사. 뉴스코리아 칼럼니스트
(정리 = 최영태 기자)
이은주 미국대입 컨설턴트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