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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적 이미지 생산을 지적하는 이은새 작가의 개인전 '길티-이미지-콜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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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연수⁄ 2016.11.28 15:33:15

▲이은새 개인전 '길티-이미지-콜로니'가 열리고 있는 전시장 갤러리 2. (사진= 갤러리 2)


이미지 생산자로서 자신이 가진 힘의 근본을 자문하는 이은새 작가의 개인전 ‘길티-이미지-콜로니’기 신사동의 갤러리 2에서 열린다.

이은새는 미디어 매체나 자신의 주변에서 수집한 이미지를 그림의 주제로 삼아왔던 작가다. 해외뉴스나 온라인에서 떠도는 영상들을 채집해 무심코 고정시킨 것 같은 그림은 파편적이고 순간적이다. 그는 개별적인 인물의 묘사나 대상의 재현보다 장면의 분위기와 표정을 담는 데 집중했다. 인물과 배경의 과감한 생략, 클로즈업 된 화면, 거칠고 빠른 붓질은 과장되고 증폭된 감정을 토해냈고, 이미 현실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처럼 보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이은새의 작업은 대상을 바라보거나 증언하는 방식의 변화를 보여준다. 세월호 시위 참여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작가는 시위현장에서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수집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스스로 ‘눈앞에 벌어지는 현실을 전체적 맥락이 아닌 그저 한 순간을 포착하며 다뤄도 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이 질문은 단지 자신의 작업 방식뿐만 아니라 이미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미디어 매체의 작동 방식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갤러리 측은 이은새의 이런 고찰과 관련해  “이미지는 모든 이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소질이나 훈련이 없어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말보다 포섭할 수 있는 세계의 영역이 말보다 넓고 깊다”며, “이런 이유로 이미지는 미학적일 뿐 아니라 사회-정치적”이라고 설명한다. 

세월호 시위현장을 담은 ‘얇게 뜬 풍경’은 작가가 목도한 현실을 감정과 표정을 절제하고 차분하게 보여준다. ‘바이킹의 소녀들’은 여성 아이돌이 망가지는 순간을 포착하려는 방송사 카메라 앞에서 연신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굳건한 표정을 유지하는 여성 아이돌의 모습을 재현한다. 또 다른 작품 <ㅗㅗ>는 온라인과 잡지를 통해 우후죽순 등장하던 선정적인 자세와 순진한 표정의 소녀가 이제 가운뎃손가락을 치켜들고 화면 밖의 관찰자를 응시한다.

갤러리 측은 “이은새 작가의 신작들은 이전 작업에서 보이던 빠르고 자극적인 붓질이나 과장된 묘사는 정제되고 감정을 배제한 담담한 붓질로 현실을 증언한다”며, “작가는 이미지의 생산자로서 자신의 힘의 근본이 무엇인지 자문하고 자신의 손을 더 겸손한 임무에 바쳤다”고 설명한다. 

더불어 작가 이은새는 “사회적 이슈와 여성들이 이미지의 소재로 대상화되는 현실에 저항하고자 했지만, 나 역시 동일한 이미지를 재생산하고 보기 좋게 완성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라며 자기반성이 섞인 고백을 한다. 전시는 12월 22일까지.

▲이은새, '길티-이미지-콜로니'. 캔버스에 오일, 259.1 x 193.9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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