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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창작 지원 ②]“음악이 나를 두 번 살렸다”

록밴드 해리빅버튼의 이성수 보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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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41-442호 이진우 기자⁄ 2015.07.30 09:28:26

▲왼쪽부터 해리빅버튼 리드보컬 이성수, 드럼 김태기, 베이스기타 닐 스미스. 사진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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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이진우 기자) “음악은 내 인생 그 자체다. 언제나 음악을 통해 생명의 에너지를 얻고 있다.” 록밴드 ‘해리빅버튼’의 이성수 보컬은 하드 록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묵직한 성량과 생기 넘치는 율동이 무대 전체를 휘감으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이 보컬은 “음악이 나를 두 번 살렸다. 직장에 다니며 음악을 하는 한계로 마음에 병이 생겼지만 지금의 밴드를 결성하고 나서 씻은 듯이 나았다”며 “첫 앨범을 낸 이틀 뒤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우려됐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극복했고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했다.

1990년대 말 이 보컬은 영국 방송국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취직했다. 록밴드를 하며 음악만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후 국내에 돌아와 IT 벤처 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하며 10여 년 간 회사 일을 했다.

“음악을 하려 일한 건데 전략기획 및 아트 디렉터로서 창의적인 일을 하다 보니, 음악적 영감은 계속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음악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건강이 점점 악화되기 시작해 급기야 갖가지 합병증에다가 치과에서는 페니실린 쇼크로 쓰러질 정도로 몸이 망가졌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 죽기 전에 음악이나 마음껏 해보자는 마음에 밴드를 결성했다. 그러자 극도로 악화됐던 건강이 거짓말처럼 말끔히 회복됐다.”

1집 발매 후 이어진 교통사고

이런 소동을 겪으면서 그는 “음악을 하려고 꾀병을 앓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 병명도 모른 채 정말 죽을 것처럼 아팠단다. 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마음의 병이 증후군으로 나타났을 거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정신이 무너지면서 면역체계가 약해졌다는 해석이다.

우여곡절 끝에 결성한 밴드 해리빅버튼은 리드보컬 겸 리드기타 이성수, 드럼 김태기, 베이스기타 닐 스미스로 구성됐다. 2012년 11월 1일 감격스런 첫 앨범을 냈다. 그리고 이틀 뒤 탄 택시가 불법 유턴을 하다가 치명적 교통사고를 당했다.

▲해리빅버튼의 신곡 녹음 모습들. 사진 = 해리빅버튼

“응급 수술 뒤 의사는 하반신 전신마비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경추골절로 목 뼈 일부가 튀어나왔고, 쇄골이 부러지는 등 사고 부위가 가수 강원래 씨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다행히 급소는 피해 하반신 마비는 안 왔지만 이후 뼈가 붙을 때까지 7개월간 치료, 이어 2년간의 재활을 거쳐야 했다.”

첫 앨범의 인기로 이듬해 3월까지 잡혀 있던 공연은 모두 취소됐다. 병원 입원 동안 음악을 못해 우울증이 왔다. 결국 도망치다시피 통원 치료를 한다며 병원을 나왔다. 이 보컬은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죽는 건 마찬가지라는 마음으로 무작정 기타를 매고 무대에 올랐다.

“당시 의사는 ‘뼈가 왜 이렇게 안 붙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의사에게 공연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며 “어쨌든 치료도 열심히 받고 재활에도 열심히 임하며 쉬지 않고 여기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회사에 다니며 비즈니스를 할 때도 뮤지션의 마인드로 생활했다고 한다. 또 홍대 앞에 나와 후배들의 공연 모습을 보면서 소외감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바로 저기인데…’라는 마음이었다.

사회공헌 활동하며 음악 하는 보람

“밴드를 시작하면서 빚을 내서라도 앨범을 내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때 CJ 아지트 근처에 살던 친구가 CJ문화재단이 신인 뮤지션을 지원하는 ‘튠업’에 참가해보라고 권유해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그때는 경연보다는 그저 공연을 위해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마음뿐이었고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운 좋게도 예선을 통과하고 결선에까지 나가 CJ의 창작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좋은 스튜디오에서 녹음하는 등 다양한 시도에 큰 도움이 됐다.”

이 보컬은 CJ문화재단이 실시하는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인 ‘튠업 우르르 음악여행’에도 참여한다. 제주 애월초등학교로 뮤지션들이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러 갔다가, 음악실을 짓는 막일꾼으로 동원되기도 했다. 그렇게 음악실을 짓고 공연도 하며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쳤다. 재미있어 하는 아이들을 보며 보람을 느꼈다.

그는 음악의 꿈을 꾸는 젊은이들에게 “80~90년대 음악 마니아들이 가정을 위해 음악을 포기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간직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올 수 있다고 믿는다.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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