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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년 마케팅④] 패션뷰티업계, 토끼를 브랜드의 시각으로 재해석하다

단순한 토끼 그림에서 벗어나 토끼의 의미와 형상에서 새로운 디자인 모티브 발견… 브랜드의 시각과 독자적 패턴 조합으로 새로운 디자인 해석, 화장품 시장에선 비건의 의미도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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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741호 김예은⁄ 2023.02.09 11:00:10

계묘년을 맞아 명품업계는 토끼를 모티브로 한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며 브랜드의 감각으로 토끼를 재해석했다. 사진=구찌

패션 업계에서 '컬렉션'이란 디자이너나 의류 회사가 특정 시즌을 겨냥해 만든 스타일과 디자인을 선보이는 것을 뜻한다. 봄ㆍ여름(SS), 가을ㆍ겨울(FW) 단위로 발표하던 기존의 컬렉션과 달리, 트렌드 변화가 가속화된 현대에는 급변하는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제품 종류를 줄여 작은 단위로 자주 발표하는 '캡슐 컬렉션' 론칭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캡슐은 가루약을 담는 작은 플라스틱 용기나 우주 비행선에서 비행사가 들어갈 수 있는 밀폐 공간 등을 의미하는데, 패션에서는 기존보다 작은 컬렉션을 일컫는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MZ세대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동시에 희소성을 바탕으로 수요 증대 효과를 창출한다.


명품 업계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캡슐 컬렉션으로 론칭 주기가 점차 빨라지고 있는데, 계묘년을 맞아 토끼의 영감을 각기 다른 브랜드 컨셉과 조합해 내놓은 ‘래빗 캡슐’ 컬렉션이 대표적이다.


대표 명품 브랜드들이 론칭한 래빗 캡슐 컬렉션을 통해 브랜드가 제품 속에 토끼를 그려 넣는 전형적 패턴을 벗어나, 제품의 디테일과 새로운 디자인 컨셉 등을 통해 토끼가 주는 영감을 어떻게 형상화하고 독자적으로 활용했는지를 살펴본다.


토끼의 상징성을 표현하기 위해 다수의 브랜드는 컬러에서는 화이트, 블랙, 핑크 등의 컬러감을 강조하고, 토끼 귀가 가진 형상적 특성을 패션 소재에 녹여냈다.

 

구찌, 토끼의 희망적 감성 표현

(우측)구찌의 레이스 실크 쉬폰 셔츠는 토끼의 무늬 없이도 실크 쉬폰 소재를 활용해 흰토끼의 하얗고 보슬보슬한 털을 부드러운 감성의 소재감으로 재해석했다. 사진=구찌

구찌(Gucci)는 ‘구찌 래빗’ 캡슐 컬렉션을 출시하며 토끼해의 아침이 봄과 함께 깨어나는 컨셉을 표현했다. 구찌는 이번 컬렉션을 통해 새로운 시즌의 시작과 동시에 재치 있고 애니멀 감성이 풍부한 컬렉션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구찌는 컬렉션에서 애니멀 모티브를 자주 활용하며 시그니처 엠블럼 또는 플로라 패턴과 결합하여 아름다운 자연 세계에 대한 하우스의 열정을 표현해왔다고 설명했다. 맥스 지덴토프가 작업한 이번 캠페인 이미지는 아름다운 꽃이 있는 초원으로 친구들이 토끼를 찾으며 밝고 희망적인 감성을 선사한다.

 

구찌 래빗 여성 컬렉션에는 프린팅이 돋보이는 실크 블라우스와 스커트, 기하학적 패턴이 특징적인 아이템 및 대조적인 컬러의 구찌 시그니처 핸드백 등의 다양한 셀렉션이 담겼다. 레이스 실크 쉬폰 셔츠의 경우 실크 쉬폰 소재를 활용해 흰토끼의 하얗고 보슬보슬한 털을 부드러운 감성의 소재감으로 재해석하고, 귀를 쫑긋 세운 토끼의 이미지를 레이스를 더한 셀프 타이 보우 카라의 디테일로 담아냈다.

구찌의 미드힐 슬라이드 샌들은 토끼 귀가 연상되는 재치 있는 보우 디테일로 토끼의 디자인 영감을 활용했다. 사진=구찌

레이스 실크 자카드 셔츠는 검은 토끼를 연상시키는 블랙 롬버스 실크 자카드를 활용한 소재감과, 토끼의 귀와 같이 쫑긋 솟아있는 레이스 플래킷 카라의 대조가 엿보인다. 미드힐 슬라이드 샌들에서는 토끼 귀가 연상되는 재치 있는 보우 디테일로 위에서 바라보면 리본, 옆에서 바라보면 토끼가 연상되는 연출 효과를 만들어냈다.

 

남성 셀렉션에서도 재치 있는 실루엣의 아이템들과 토끼 귀가 연상되는 보우와 털로 장식된 슈즈를 선보였다. 특히 울 트위드 포멀 재킷은 트위드 소재감에 블랙 노치드 라펠에 토끼의 디테일을 자연스럽게 담아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의 재킷을 표현했다.

 

버버리의 래빗 캡슐 컬렉션 디자인에는 토끼의 해를 기념하는 모티프 패턴 및 플레어 실루엣이 담겼다. 또한 토끼 귀가 연상되는 스카프와 모자 등의 소품으로 재치를 더했다. 사진=버버리

버버리, 자유를 향한 도약
버버리(Burberry)는 토끼의 해를 자유를 향한 도약(Take a Leap)으로 규정했다. 캡슐 컬렉션을 통해 토끼 귀와 어우러진 토마스 버버리 모노그램을 선보이고, 버버리 하우스 코드를 재치 있는 감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담아냈다. 래빗 퀼팅 레더 스몰 롤라 백은 가죽 소재의 런웨이 백에 토끼의 해를 기념하는 퀼팅 모티프를 담아 마주 보는 토끼 형상을 통해 구조적인 새로운 형태의 실루엣을 만들어냈다. 또한 토끼 귀가 연상되는 스카프를 리본과 모자 등 소품을 활용해 포인트를 살리며 재치를 더했다.

 

로에베는 토끼해 컬렉션을 통해 토끼 귀가 연상되는 다채로운 형태의 버니 백을 선보였다. 사진=로에베

로에베(LOEWE)는 토끼해 컬렉션을 통해 토끼 귀가 연상되는 다양한 형태의 버니 백을 새롭게 선보였다. 해먹 너겟 버니 백은 나파 카프스킨 소재로 제작된 백 상단에 귀가 묶여있는 형태가 포인트 디자인 요소로 작용했다. 버니 버킷 백은 카프 스킨과 라피아 소재의 하이브리드 백으로, 버킷 백에 토끼 머리와 귀, 폼폼 꼬리와 라피아 애너그램을 결합하여 재치 있는 형태의 백이 완성됐다. 이처럼 다각적 소재로 귀가 묶여 있는 형태가 시그니처 요소가 된 로에베 버니 백은 백 디자인의 통상적 틀을 깨며 동물적 영감을 활용한 디자인 형태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돌체앤가바나, 봄과 르네상스를 토끼로 상징

돌체앤가바나의 ‘2023 루나 뉴이어 스페셜 컬렉션’에는 봄과 르네상스를 토끼로 상징한 디자인이 담겼다. 사진=돌체앤가바나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가 토끼의 해인 계묘년을 기념해 공개한 ‘2023 루나 뉴이어 스페셜 컬렉션’에는 봄과 르네상스를 토끼로 상징해 표현하고, 끝없는 생명력에 대한 브랜드의 새로운 시각을 수선화로 담은 컬렉션을 선보였다. 돌체앤가바나는 “예로부터 동양 문화에서 토끼는 ‘선’과 ‘신뢰’ 그리고 ‘행운’을, 수선화는 회복력을 상징한다”며, “이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된 숏 필름 ‘플라워 비트윈 록스(Flower Between Rocks)’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스페셜 컬렉션은 아이코닉 블랙, 핑크, 블러시 핑크까지 세 가지 톤으로 표현되었다. 하얀 토끼는 섬세한 플로럴 요소들과 함께 브로케이드, 시폰, 샤르뫼즈, 트윌, 저지, 포플린 소재에 표현되었으며, 돌체앤가바나의 아이코닉 폴카 도트는 생동감 넘치는 꽃이 가득한 들판에서 토끼와 만나는 형상으로 연출됐다.

 

루이비통, 토끼 귀 연상되는 연분홍 컬러감·토리버치, 캐릭터 리바 활용

(왼쪽부터) 루이비통의 바가텔 백과 플레이트 세트는 핑크 및 크림(Cream) 색조의 대비를 래빗 컬렉션에 담았다. 사진=루이비통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프리셔스 래빗 컬렉션에 전통적 모노그램 패턴과 토끼 귀가 연상되는 연분홍 컬러감을 다각적으로 활용한 아이템을 담았다. 특히 핑크 및 크림(Cream) 색조의 대비와 오버사이즈 패턴의 모노그램의 조합이 돋보이는 바가텔 백과 플레이트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의 토리버치는 토끼의 해를 맞이해 특별 제작한 토끼 캐릭터 '리바(REVA)'를 활용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토리버치는 토끼에 대해 “12간지 중 4번째 동물로 행운과 달을 상징하는데 자비와 우아함, 아름다움을 나타낸다”며, 이러한 요소를 제품 디자인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가죽 소재의 귀가 담긴 토리버치의 플러시 토끼 굿 럭 트레이너와 당근을 형상화한 Carrot Key Fob의 모습. 사진=토리버치

특히 플러시 토끼 굿 럭 트레이너는 스웨이드와 가죽 소재의 귀와 부클레 스타일의 꼬리 디자인으로 행운을 상징하는 토끼를 유쾌한 느낌으로 담았으며, 밑창에는 행운의 상징인 위시본 모양을 적용했다. 토리버치는 “운은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에게 오는 것이기에 굿 럭 트레이너는 앞으로 향하는 추진력을 더하기 위해 설계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토끼가 연상되는 당근을 형상화한 Carrot Key Fob도 단조로운 가방에 포인트를 더하며 토끼해의 독자성을 재치 있게 담아냈다.


나이키는 2023년 토끼의 해를 기념한 에어 맥스 스콜피온 ‘리프 하이’를 1월 출시한다고 밝혔다. ‘리프 하이’의 어퍼에는 하얀 토끼를 연상케 하는 화이트 컬러의 플라이 니트 소재가 사용됐으며 측면에는 붓으로 그린 듯한 디자인의 스우시 로고가 더해졌다.

토끼를 새겨넣은 첼시의 나이키 훈련복. 사진=나이키

나이키는 첼시와의 협업으로 팀 훈련복에 토끼를 새겨넣기도 했다. 첼시는 1월 20일(한국시간) “2023년은 토끼의 해다. 새해를 맞아 첼시와 나이키가 한정판 토끼 훈련복을 함께 제작했다”고 알렸다. 연도를 60간지로 나눠서 계산하는 시스템은 동양권만의 문화이지만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첼시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훈련복에 토끼를 표현하며 동양 문화에 대한 존중과 조화를 어필했다.

 

뷰티업계, 제품 패키지에 토끼 활용

설화수의 윤조에센스 리미티드 에디션은 풍요와 번영의 상징인 토끼를 디자인 모티브로 활용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화장품 업계도 토끼해를 맞은 리미티드 에디션에 토끼를 활용해 제품 디자인 속에 브랜드별 감각을 담아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2023년 토끼의 해를 맞아 출시된 윤조에센스 리미티드 에디션에 풍요와 번영의 상징인 토끼 한 쌍을 새겼다. 아모레퍼시픽은 “눈 속에서 더욱 맑게 피어나는 매화를 찾아온 한 쌍의 토끼를 통해 풍요와 희망의 새해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윤조에센스 리미티드 에디션에는 민화 ‘백납도’의 모티브가 활용되어 풍요와 번영의 상징인 토끼 한 쌍을 새겨 넣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이번 제품에는 한국적 미의 원형인 민화 ‘백납도’의 모티브가 활용됐다. 예로부터 민화 백납도는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행운의 의미를 담고 있다. 나쁜 기운으로부터 달아날 수 있는 튼튼한 뒷다리와 백옥처럼 흰 털을 가진 토끼 한 쌍이 마치 달항아리를 품은 듯 표현됐다. 아모레퍼시픽은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다른 나라에서도 윤조에센스 토끼의 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놨다.


애경산업의 화장품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20’s)도 리미티드 ‘위시풀 래빗 에디션’을 통해 팩트 패키지 디자인에 토끼 일러스트를 입힌 한정판을 내놨다. 애경은 복이나 재화를 상징하는 빨간색과 금색을 팩트 디자인에 적용해 새해 행운과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아워글래스에 인그레이빙된 토끼 심벌은 계묘년의 상징성과 함께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동물 성분을 배제하려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이 내포되었다. 사진=아워글래스

아워글래스는 2023년 첫 신제품으로 비건 립스틱, 언락드 새틴 크림 립스틱을 선보이며 골드 마그네틱 패키지에 인그레이빙한 토끼 심벌을 담았다. 이는 계묘년을 상징하는 2023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물실험을 반대하고 동물 성분을 배제하려는 브랜드의 핵심 철학을 내포하고 있다.

러쉬코리아의 ‘2023 루나 뉴 이어 에디션’은 비건 제품으로 구성된 토끼 모양이 담긴 제품 컬렉션으로 출시됐다. 사진=러쉬코리아

러쉬코리아는 설날 문화에 익숙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러쉬 직원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2023 루나 뉴 이어 에디션’ 제품을 출시했다. 토끼해를 맞이해 ‘골드 래빗(Gold Rabbit)’ 배쓰 밤과 ‘호피 뉴 이어(Hoppy New Year)’ 기프트, 재사용할 수 있는 포장재 낫랩(Knot Wrap)에 토끼 모양을 담았으며 모두 비건 제품으로 구성했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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