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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시리즈 ④] 첫 수소차 현대, 어느덧 中-日 추월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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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510호 윤지원⁄ 2016.11.18 17:36:45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FCEV'. (사진=현대자동차)


[시리즈 순서]

① 전기자동차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 다양한 전과정평가를 통해 보는 전기차의 친환경성

② 전기차 배터리 1등 누구: “글로벌 포위” LG화학 vs “자금 대투하” 삼성SDI

③ 전기차 레이스: 선두 닛산-테슬라 경쟁에 현대는 안 보여




“수소연료전지는 극도로 어리석은 선택이다.”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가 2015년 1월 ‘오토모티브 뉴스 월드 콩그레스’에서 했던 말이다. 그는 “수소를 생산하고, 안전하게 저장하고, 저장한 수소를 차에 사용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라며 “수소는 에너지 저장 메커니즘일 뿐, 직접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의 배터리 기술로 충분히 단순하고 효율적인 ‘제로-에미션(공해물질 방출량 0)' 친환경차를 구현할 수 있는데 비해 수소연료전지는 복잡하고 위험하고 비효율적이며 비경제적이라는 뜻이다.


2013년 10월 독일의 한 행사에서도 그는 수소연료전지가 팔리는 이유는 오로지 마케팅의 힘일 뿐이라며 “수소연료전지는 헛소리”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엘론 머스크의 부정적 견해는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입장에서 경쟁 기술을 깎아내리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지적은 다른 많은 전문가들이 하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고, 지금까지 수소연료전지차를 둘러싼 현실의 여러 면을 보면 그의 진단이 맞을 수도 있다.



▲현대차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프랑스의 STEP사와 내년 말까지 60대의 투싼ix35 수소전기차를 공급키로 하는 MOU를 체결했다. 사진은 자비에 폰톤 에어리퀴드 상무(왼쪽부터), 김형정 현대차 유럽법인장, 마티외 가르디 STEP사 CEO의 체결식. (사진=현대자동차)


1. 수소차 긍정론: ‘무한동력’ 수소의 장점


2013년 2월,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 자동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인 ‘투싼ix FCEV’를 세상에 내놓았다. 그로부터 1년 9개월이 지난 2014년 11월에는 도요타가 최초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 세단인 ‘미라이(Mirai)’를 만들었다. 그리고 올해 3월 혼다가 ‘클래리티’를 내놓으며 시장에 가세했다.


투싼ix FCEV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94km까지 주행이 가능하고, 미라이와 클래리티도 수소 충전 방식에 따라 최대 700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현재 나와 있는 순수전기차(EV)들의 최대 항속거리가 200km~400km 정도에 불과한 것에 비하면 큰 차이다. 또한 전기차는 완전히 충전하는 데 5~8시간, 급속충전을 이용해도 수십 분의 충전 시간이 소요되는 데 비해 수소차의 충전시간은 5분 이내로 짧다.


전기차는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므로 주행시 아무런 물질도 배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전기를 외부에서 공급받아야하므로 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물질은 전기차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 수소차는 연료탱크에서 나온 수소(H2)와 공기 중의 산소(O2)가 만나 물(H2O)로 결합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전기를 동력으로 이용하므로 배출물질은 물뿐이고, 발전소의 환경 문제에 대한 책임과 무관하다.


수소를 무한한 미래 에너지원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는, 물을 전기분해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고갈 위험이 없는 자원이라는 데 있다. 반면 전기차는 발전소에서 사용하는 화석연료뿐 아니라 핵심 부품인 리튬 이온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 자원의 고갈 위험이라는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수소 1kg을 산소와 결합하면 3만 5000kCal의 에너지가 생긴다. 같은 질량의 화석연료인 프로판, 부탄, 가솔린 등과 비교해 3배 가까운 에너지다. 또한 수소연료전지의 에너지 효율은 이론상 85%로, 가솔린 엔진의 27%, 디젤 엔진의 35%보다 현저히 높다. 수소차의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수소 1kg으로 76.8km를 이동할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 투싼ix FCEV의 연비를 가솔린 기준으로 환산하면 유럽연비 시험기준 리터당 27.8km나 된다. 또 수소는 연료 무게가 가벼워 소형·중형 승용차 중심인 전기차에 비해 대형 버스·트럭에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다.



▲지난 6월 9일(현지 시각) 현대차가 독일 린데사에 ‘투싼ix FCEV’ 50대를 전달했다. 좌측 세 번째부터 차량 전달식에 참석한 토마스 슈미트 부사장(현대자동차 유럽법인 COO), 크리스찬 부르크(린 데사 본사 총괄 임원), 김용진 부장(현대자동차 FCEV 판매팀), 마커스 바흐마이어(린데사 수소 솔루션 글로벌부 문장)과 회사 관계자들. (사진 = 현대자동차)


2. 수소차 비관론: 현실적 한계


많은 전문가들은 수소차의 단점과 한계를 지적하고 있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저장’ 문제다. 대부분의 가스 연료는 압력을 높이고 온도를 낮춰 액체로 저장한다. 그러나 수소의 부피는 프로판 가스보다 22배나 크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섭씨 영하 253도 이하까지 낮춰야 하니 일상적으로 쓰기에는 비용과 에너지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수소는 대개 수백 배로 압축한 고압 기체 상태로 저장, 공급한다. 여전히 압축천연가스(CNG)보다 더 많은 비용과 에너지가 필요하며, 안전문제도 매우 중요해진다. 도요타의 미라이에 들어간 고압탱크는 수소를 안정적으로 보관하기 위해 대기압의 700배에 해당하는 높은 압력을 유지한다.


수소 생산 방법도 문제다.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든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수소로 자동차를 구동하는 에너지보다 물의 전기분해에 드는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하니, 그 효율성에 의문이 든다. 게다가 물 전기분해에 필요한 전기가 어디서 오는지 생각하면 수소가 친환경 연료라는 말은 쉽게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독일의 슈피겔 지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만들 때 가급적 태양에너지나 풍력에너지 등 환경 친화적인 기타 대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CH4)와 같은 탄화수소에서 얻는다. 수소연료전지에 쓰이는 수소의 96%는 천연가스(48%), 석유(30%), 석탄(18%)로부터 나온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부생 수소가 대부분인 것이다. 친환경 연료라는 수소가 화석연료에서 나온다는 것도 모순이다.


수소차의 핵심은 수소연료전지다. 수소와 산소가 만났을 때 이 둘을 결합하게 만드는 촉매가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이 촉매로 대부분 백금이 쓰인다. 게다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교체를 해야 하니 단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수소차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높은 비용에 대중화 가능성 물음표


전기차는 배터리와 모터라는 비교적 간단한 부품들로 이루어졌는데도 동급의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높다. 수소차는 고압 수소 탱크와 백금을 사용한 수소연료전지가 포함되어 더욱 가격이 올라간다. 현대 투싼ix FCEV의 최초 출시 가격은 1억 5000만 원이나 했고,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2015년 2월 가격을 대폭 낮춘 것이 8500만 원이다. 환경부의 보조금이 있어도 가격부담은 크다. 환경부는 2014년까지 지방자치단체가 투싼ix FCEV를 구입할 경우 6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고, 투싼ix FCEV 가격이 낮춰지면서 보조금 규모도 2750만 원 선으로 내렸다.


그 보조금조차 민간인에게는 지급되지 않는다. 어차피 충전소가 전국에 10개소만 운영되고 있어 민간인이 운행하기 어려운 현실인 만큼 국내에서 이 차를 구매한 민간인은 없다. 투싼ix FCEV는 국내에서 2015년 상반기까지 42대만이 공공기관에 공급되었을 뿐이다. 2010년 12월 발표된 ‘그린차 산업 발전전략 및 과제’에서 2015년까지 목표로 한 1만 100대와 비교하면 0.4%에 불과했다.


도요타 미라이의 처음 출시가는 670만 엔(약 6127만 원)이었다. 일본은 그나마 우리나라보다 충전소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미라이는 세계 최초로 민간인 대상 예약판매를 실시했다. 애초 판매 목표가 400대였는데, 이보다 많은 1500대를 예약 받았다. 유럽과 미국에서도 지난해 9-10월 판매에 돌입해 그간 총 890여 대가 팔렸다. 현재 미라이는 일본에서 친환경 감세 혜택과 보조금을 적용받아 397만 엔에 판매되고 있다.


수소차의 대중화를 막는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의 절대적 부족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수소충전소는 지난 2001년부터 지금까지 연구·실증, 보급사업, 민간구축 등을 통해 총 19개소가 구축됐으나, 현재 운영 중인 곳은 10곳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 중 3곳은 수소차를 충전하기에는 충전 압력이 부족하다.


정부 보조와 보급사업이 활발한 전기차와 달리 수소차 시장에 대한 투자는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중국, 유럽, 미국 등이 수소 사회로 가기 위한 로드맵을 일찌감치 펼치기 시작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수소 양산차를 개발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로드맵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5년 3월 청와대에서 현대차의 수소차를 처음 타고 국가 차원의 수소 경제를 선언한 게 벌써 11년 전이다. 2008년 10월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탄소 시대에는 뒤졌지만 수소 시대만큼은 원천 기술 개발로 우리가 앞서갈 수 있도록 온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대차는 수소차 개발에 매진했고, 2013년 국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양산형 수소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정작 파트너인 정부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독일 오펜바흐에 있는 현대차 유럽법인(HME)에 설치된 수 소충전소. 하루 30여대 차량에 수소를 공급할 수 있다. (사진 = 현대자동차)


3. 한계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


수소차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것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중요한 문제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수소의 여러 가지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소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얻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마냥 막막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 각국은 수소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다양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열화학 사이클법, 광화학반응, 반도체와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 전기분해, 방사선,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고 있다.


화석 자원은 발전을 위한 연료나 동력원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부생수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장 유리하다. 우리나라는 석유화학 강국에 속하기 때문에 부생수소 또한 많이 나온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수소 생산량은 210만 톤으로 이중 울산, 여천, 대산 등의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가 140만 톤이다. 수소차 1대가 연간 200kg의 수소를 사용한다고 할 때 수소차 50만 대가 보급된다면 10만 톤을 수소차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부생수소는 필요에 의해 생산하는 것이 아니므로 kg당 2천 원 정도로 저렴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수소 저장에 관한 연구도 한창이다. 수소에 직접 압력이나 냉각을 가하는 방법 외에도 금속이나 탄소 등에 흡착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에 티타늄-철 합금, 란타넘-니켈 합금, 마그네슘-니켈 합금 등 다양한 금속을 이용해 수소를 저장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각국 정부는 수소차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중국이다.



▲도요타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Mirai)’. (사진 = 도요타)


중국, 적극적인 정부 지원으로

전기차 이어 수소차 시장도 세계 최대 예약


지난 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26회 IPHE(국제수소연료전지경제파트너십) 운영위원회의 ‘연료전지와 수소시장 개발 포럼’에서 중국 대표로 참석한 광둥 국가시너지 전력기술원의 류지시앙 박사는 “광둥성 윈푸시에 내년부터 수소차에 들어가는 연료전지 스택(Stack) 2000기와 수소버스 5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수소연료전지산업단지가 가동된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수소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가정책이 쏟아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중앙 정부발 수소차 육성정책이 광둥성에는 ‘천년의 기회’라는 표현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또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7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회 국제연료전지 포럼’에서도 2020년까지 수소차 5000대를 보급하고 2030년까지 총 100만대 보급목표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라면 중국은 전기차 시장에 이어 수소 전기차 부문에서도 세계 최대의 시장을 갖추게 된다. 중국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해 수소 충전소도 2020년까지 100기, 2025년까지 300기, 2030년까지 총 1000기를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국제 포럼은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개최된 행사다. 중국이 전기차 시장만큼 수소차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어 수소차 개발에 적극적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이번 포럼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현대, 도요타, 혼다, BMW, 폭스바겐, 상하이자동차 등이 대거 참석해 중국의 발표를 예의주시했다.


포럼에 참석한 현대차의 한 임원은 중국이 수소버스 5000대 생산시설을 내년부터 가동한다는 소식에 “충격적”이라고 소감을 밝히며 “중국이 세계 각국의 수소차 산업을 변화시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소차 대중화에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지난 2013년에 이미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4년에 도요타 미라이를 출시하면서 수소차 시장을 실증단계에서 보급단계로 전환했고,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 900기 구축, 수소차 80만 대 보급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명문화했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와 JX에너지, 이와타니산업, 도쿄가스 등 에너지 업체는 공동법인 설립을 통한 충전소 확충에 나섰다. 히노 사는 도요타의 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한 수소버스를 개발, 2020년 도쿄올림픽에 50대를 투입, 상용화 할 예정이다.


미국은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주도해 2025년까지 330만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할 예정이다. 유럽은 독일, 영국,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차량 및 충전소 보급을 늘리고 있다. 특히 수소전기버스의 경우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500~1000대)로 보급할 계획이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수소차 8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이 미 육군과 함께 개발한 수소연료전지차 ‘쉐보레 콜로라도 ZH2’. (사진 = GM)


전기차 뒤진 유럽 업체들, 수소차에 눈독


그동안 수소차 개발에 무관심하던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태도를 바꿔 본격적인 수소차 시장 경쟁을 위한 대비에 한창이다. 2014년 다임러의 디터 제체 최고경영자는 수소 연료전지 기술이 상업화되려면 10여 년은 지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미국의 포드 역시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의 시판계획은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그러나 배기가스규제가 점점 강화되고, 지난 해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로 ‘클린 디젤’ 신화가 깨어진 마당에 더 이상 친환경차를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닛산, 테슬라 및 중국 BYD 등에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빼앗긴 업체들 입장에서는 아직 시장 형성의 초기단계인 수소차에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석이다.


먼저 올초 혼다가 ‘클래리티 퓨얼셀(Clarity Fuel Cell)'을 766만 엔의 가격으로 출시하며 시장에 합류했고, GM과 수소차 공동 개발 제휴를 체결했다. 지난 6월에는 다임러벤츠가 전기차 개발에 70억 유로(약 9조 2700억 원)를 2년간 투자한다고 밝혔다. 내년 다임러 최초의 양산형 수소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GM은 미국 육군용 수소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M은 미 육군 전차 연구개발센터(TARDEC)와 함께 만든 수소연료전지 픽업트럭 ‘쉐보레 콜로라도 ZH2’를 지난달에 공개했다. 육군은 이 트럭을 리스해 내년부터 1년간 테스트할 계획이다.


세계최초 양산형 수소차를 만들었던 현대차는 5년의 침묵을 깨고 2018년 차세대 전용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의 신형 수소차는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효율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 1회 충전 주행거리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전해졌다. 도요타는 미라이보다 170만 엔가량 저렴한 500만 엔(약 5230만 원) 후반대의 양산형 수소차를 오는 2019년 시판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엔 아우디가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수소전기 콘셉트카를 공개했고, BMW는 도요타와 ‘연료전지 시스템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 모두 늦어도 2020년에는 수소차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기아차 역시 2020년 신차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그 밖에도 포드가 닛산, 다임러벤츠 등과 수소차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했으며, 폭스바겐도 캐나다의 수소전기 전문 업체인 ‘발라드파워’와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한 수소연료전지차 ‘투싼ix FCEV’가 유럽에 수출되기 위해 선적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인프라 확충, 특허 공개로 시장 확대 앞장서야


특히 주목할 만 한 것은 BMW의 행보다. BMW는 두 차례 석유 파동으로 위기를 맞이했던 1970년대부터 수소차 개발에 관심을 두었다. 1979년 최초로 액체수소를 연료로 하는 모델을 라인업에 넣기도 했던 BMW는 이후에도 꾸준히 수소차를 개발했다. 그러나 2006년 ‘BMW 하이드로겐7’에 이르기까지 BMW가 만든 수소차는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전기차가 아닌 수소를 내연기관에서 연소시키는 수소엔진차였고, 비효율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러던 BMW가 작년 7월,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Total)과 함께 자체 기술을 적용한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BMW는 수소충전 시설 개발을 수소차 보급 확대의 기본으로 보고, 유럽, 일본, 미국 캘리포니아 등에 2020년까지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BMW와 2013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및 경량화 등을 공동으로 연구해 온 도요타가 동참했다. 도요타는 “수소 사회로 나아가는 과정에서의 견인차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밝히며, 후발주자들이 적극적으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도록 단독으로 보유하고 있던 전 세계 약 5680건의 연료전지 관련 특허 실시권을 무상으로 개방했다.


현대차, 선도 메리트 잃었으나

꾸준히 수소차 보급에 매진


현대차도 후발주자들의 참여로 수소차 시장이 확대될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는 다른 모두가 전기차 개발에 나설 때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로 수소차에 전념했고,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를 공개했다. 자력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위치에 섰지만 높은 가격과 인프라 부족으로 시장 형성이 늦어져 지금까지 고전하고 있다. 투싼ix FCEV의 국내 보급은 올 상반기까지 75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수소충전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유럽에서는 적극적인 공급에 나서,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곧 600 대를 넘길 전망이다.


올해 6월 9일 현대차는 독일 가스 기업 린데의 계열사인 무공해 카셰어링 서비스 업체 ‘비제로(BeeZero)'에 투싼ix FCEV 50대를 공급했다. 이어 지난 11일에는 프랑스의 스타트업 전기택시 회사인 스텝(STEP) 사와 MOU를 체결하고 내년 말까지 60대의 투싼ix FCEV를 공급하기로 했다. 스텝은 이미 작년과 올해 공급된 12대를 포함 내년 말이면 72대의 수소연료전지 택시를 파리에서 운용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올해 말부터 울산 지역 수소차 택시 시범사업, 광주 지역 수소차 카셰어링 시범사업 등을 실시한다고 지난 9월 밝혔다.


현대차는 수소 인프라 확장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1월에는 광주광역시에 수소차와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복합에너지충전소를 완공했다. 6월에는 산업용 가스회사인 프랑스 에어리퀴드 사와 수소·전기차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BMW가 프랑스 석유회사 토탈(Total)과 함께 세계 최초로 두 가지 수소충전 방식을 적용한 충전소를 독일 뮌헨에 설치했다. (사진=BMW)


수소차, 친환경 차의 미래될까?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2020년 이후 수소차 대중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2018년부터 앞 다퉈 차량을 출시할 경우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각국의 인프라 확충이 속도를 내게 되고, 이에 따라 고객들의 수요가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프로스트 앤 설리반은 2022년 수소차 시장이 10만 6000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고, 디지털리서치는 2025년에 25만 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순수전기차 시장 전망에 비하면 적은 수치지만, 수소차 시장은 아직 형성 단계에 불과하다. 미국의 수소연료전지 전문 사이트인 ‘퓨얼셀닷컴(FuelCell.com)’은 수소차에 대한 엘론 머스크의 부정적 평가에 반론을 제기하며 “수소연료전지는 나름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 시장 규모와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해도 이미 존재하는 시장을 외면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최초의 전기자동차가 탄생한 것은 1830년대로, 내연기관 자동차보다도 앞섰다. 그러나 전기차가 누적 판매대수 200만 대를 넘긴 것은 그로부터 180년가량 지난 올해에 이르러서다. 현재 전기차 시장 규모는 엘론 머스크가 저렇게 큰소리 칠 정도는 아닌 것이다. 아직 전기자동차가 친환경 자동차와 동의어라고 볼 수 없는 단계다.


1997년에 프리우스를 내놓으며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확장시킨 도요타는 2014년 업계 두 번째로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놓았고, 그 이름을 ‘미라이’, 즉 미래(未來, Future)라고 지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대차와 도요타가 아직 미래를 현실화 시키지는 못했지만,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긴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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